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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내야구보다는 NPB와 MLB경기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케이블TV를 초창기부터 봤던 이유가 스포츠와 영화때문이기도 하고, 보통의 야구팬들이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의 게임만 즐겨봅니다. 그래서 웬만한 야구모자는 모두 가지고 있을 정도였고, 구하기 힘든 NPB모자도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요.
학생시절 군대 다녀온 첫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전날 술을 마시고 해가 뜰 때 귀가했으므로, 아주 본능적인 모습으로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아침7시부터 집 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름이라서 창문을 열고 있었기에 옆집 소리까지 잔잔하게 들리는 그런 아침이었어요.
잠결에 너무 피곤했는데, 친한 친구녀석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들립니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대화하는 소리도 들리고,,
이녀석....
MLB야구를 라이브로 보고싶어서 학원으로 가야 할 시간에 저희집에 예고도 없이 들렸네요.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 배고프다며 밥을 얻어먹고 제 방으로 들어와서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볼륨을 높게 하며 아주 행복한 자세로 TV를 시청합니다.
소년남 - ....... 미친거야? 아침 7시에 왜 우리집에 와서 밥을 먹어??
야구남 - 우리엄마가 학원 늦었다고 그냥 밥도 안주고 쫒아냈어.. 역시 너희집 밥은 맛있어..
소년남 - ... 나 어제 애들이랑 늦게까지 술마시고 2시간 전에 들어왔어...
야구남 - 그래? 재미있었겠네. 어서 자~.
소년남 - ..... ......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이녀석 은근히 얄밉더라구요. 아나운서 목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살금살금 볼륨을 높입니다. 야구가 10분만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녀석을 쫒아내고 싶었습니다.
소년남 - 친구야.... 너 예전에 교회 다닐 때 교회녀 기억나??
야구남 - (TV에빠져있지만 성실하게 대답하며) 으...응? 아~~ 아~ 알지 . 알아~ . 너 군대 갔을 때 편지보내고 선물 보냈던 교회녀??
우리보다 한 살 어린? 맞지??
소년남 - 그래.... 맞아. 나 이상하게 요즘 그 교회녀가 보고프네... 우리 옆의 옆집인 거 알지? 네 여동생이랑도 친했잖아...~
야구남 - 알지~ 알아. 나랑도 인사는 잘하고 지냈어... 근데 왜 보고 싶어??
소년남 - 몰라... 어제 술마실 때 .. 괜히,, 아무튼 보고프더라.. 친구야!! 부탁하나 하자..
야구남 - 응? 뭔데 말해봐.,~
소년남 - 그 교회녀 집 전화 번호는 메모를 해서 아직 알고 있으니까.....네가 대신 전화해줄래??
야구남 - 내가? 네가 하는게 더 좋지 않아??
소년남 - 에이... 난 예전부터 쌩~ 했는데 갑자기 전화하면 웃기고,, 네가, 어제 술자리에서 내가 교회녀를 찾더라 .. 의 핑게로. 해줘~
야구남 - 그래?? 음.... 알았어. 그럼 내가 전화해서 아직 네게 마음이 있는지 한번 떠 볼께..!
소년남 - 그래 고마워.... 친구야.. 넌 역시 내 칭구야~
저는 제 방 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야구남에게 전화기를 줬습니다.
야구남 - (뚜르르르르릉~) 아~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예전에 같이 교회를 다니던 교회녀 선배 야구남인데요.
아침부터 죄송합니다만, 교회녀와 잠시 통화할 수 있을까요??
야구남은 아주 밝은 표정으로 저 대신 통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30초후.....
밝았던 얼굴 표정이 점점 어둡게 바뀌며 전화를 끊고... 저희 집을 후다닥 뛰어 나갔습니다.
" 소년남!! 너 둑여버릴꺼야!!! " 라고 소리치면서....
이유는.....
저는 교회녀의 집이 아닌 야구남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고, 그것을 몰랐던 야구남은 자신의 어머니와 기쁘게(?)통화했답니다.
야구남은 그 해 여름이 끝나도 저희 집에 야구를 보러 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았던 내용은...
야구남은 그의 어머니 입장에서 학원을 도망치고 아침부터 여자에게 빠져서 땡땡이 치는 아들로 찍혔고, 군대도 다녀 온 녀석이
영어학원에 도착후 선생님이 어머니께 전화를 걸도록 하는 수모를 당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