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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 재미있는 글은 아닙니다.
방금 전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습니다.
물건을 이것저것 사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짐을 싣고 있는데
열 살 가량의 여자아이가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아저씨 저 집까지 태워다 주실 수 있어요?"
응? 잘못 들었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 다시 물었습니다.
"신도림까지 태워주실 수 있나요?"
제가 사는 동네는 경기도 부천시 중동입니다.
중동에 있는 마트 지하주차장에 신도림 사는 여자아이라...
잠시 후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나타나서
방향이 같으면 좀 태워달라고 하네요.
모습을 보니...
약간 이상합니다. 얼굴 모양이나 옷차림이나....
여자애를 보니...
은성이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은성이는 제 아들입니다. 이제 열살이 되었지요.
(제가 쓴 헝글 대부분의 글이 은성이 사진과 동영상이죠. )
여자아이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게 생겼습니다.
엄마는 이상하긴 한것 같은데...
순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제 차는 우선 하드코어 튜닝이 되어있어서
시끄럽고, 서스펜션 딱딱하고...
그래서 거의 혼자만 타고 다니는데다가...
옆자리와 뒷자리에 잡동사니가 가득하고..
사실 이건 핑계죠.
세상 무서움을 많이 봐서인지...
그 여자를 보니 겁도 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필요하시면 경찰을 불러드릴게요. 그들이 도와드릴 수 있을겁니다"
"여기는 부천인데 신도림으로 가는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버렸네요.
아이 엄마로 보이는 여자는
돈은 있으나 방향이 같으면 절약하는 차원에서 같이 가자고 했다며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더라구요.
사라지는 두 사람을 보면서
그냥 서울까지 갔다올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요.
집으로 오면서도 계속 그 여자아이의 얼굴이 떠오르고..
하아....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가 않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소주 한잔하고 자야겠네요.
요샌 소주가 없으면 잠이 잘 안와요.
하도 걱정거리가 많아서...
아까 비로긴으로 쓰신 분 상황도 남의 일 같지 않고....
모든이가 행복한 세상은 정녕 없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