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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9000여명

조회 수 1595 추천 수 0 2012.08.13 00:04:14
의료현실 까발린 골든 타임 ‘이성민의 직설화법’
허미경의 TV남녀
한겨레 허미경 기자 메일보내기
드라마 <골든 타임>

허미경의 TV남녀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두 번쯤인가 그 배우를 맞닥뜨린 적이 있다. 한 번은 문화방송 가족극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또 한 번은 한국방송 의학드라마 <브레인> 촬영장이었다. 두 번 다 외면하듯 지나쳤다. 주인공을 보러 간 길이었기에, 그 배우는 관심 밖이었다. 두 드라마에서 그는 ‘마누라에 쥐여사는 치킨집 남자’로, ‘병원 내 권모술수에 능한 뇌의학과 과장’으로 맛깔나는 감초 연기를 선뵈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멋쩍고 후회스럽다. 몇 마디 질문이라도 던져 볼 것을.

 

그 배우가 요즘 뜨고 있다. 의학드라마 <골든 타임>(문화방송)에서다. 이런저런 조연을 맡아, 이름보다는 극중 배역으로만 기억되던 그 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낸다. 배우 이성민(44·사진)씨!

‘골든 타임’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놓칠 수 없는 시간을 뜻한다. 교통사고 같은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중증 외상 환자에게는 1시간, 뇌졸중 발병 환자에게는 3시간이라고 한다. 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의료처치를 하지 않으면 환자는 죽는다.

 

한 의사가 있다. 그는 지방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일한다. 환자의 눈으로 보면, 그는 진정한 의사다. 생명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그는 외과니 정형외과니 신경외과니로 ‘분리’되어, 절체절명의 응급 환자가 와도 ‘우리 과 소관이 아니다’라며 내 미룩 네 미룩 책임을 미루는 의사들 틈바구니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려 병원의 지휘계통 위반을 무릅쓰고 메스를 든다. 일신의 안위랄지 사생활을 위한 여분의 시간은 던져버렸다.

 

그의 모토는 이 한 문장에 축약된다. “오늘 살아야 내일도 있습니다.”

그의 요구는 이렇다. “중증 외상센터 설립!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이 의사의 이름은 최인혁. 종합병원 응급실을 무대로 한 의학드라마 <골든 타임>의 인기를 떠받치는 주역이다. 이 드라마에서 이성민씨가 연기하는 응급실 외과의사 최인혁은 젊은 남녀 주인공(이선균·황정음)을 제치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응급 외상 환자를 외면하는 걸 의사들 개인이나 일개 병원에 책임을 돌려선 안 돼요. 의대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사명감에 불타는 친구들 많아요. 그걸 못 갖춘 우리나라의 시스템의 문제예요.” <골든 타임>의 최인혁이 위급 환자를 수술하고도 징계를 받기에 이르자 사표를 낸 뒤 동료에게 하는 말이다.

<골든 타임>은 한국 의학드라마의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 의학드라마 하면 의사들의 병원 내 권력투쟁의 이야기였다. 김명민의 냉정한 연기가 빛을 발했던 <하얀 거탑>(2007)과 신하균의 캐릭터 연기가 강렬했던 <브레인>(2011)이 그렇듯이, 권력과 욕망의 드라마였다. 김명민과 신하균은 모두 ‘출세’를 욕망하는 의사 캐릭터였다.

 

반면 <골든 타임>은 지금 이 사회를 향해 직접 발언하는 드라마다. 한국에서 응급실에서 살아나갈 수 있었는데 ‘골든 타임’을 지키지 못해 숨지는 환자는 한해에 9000여명으로 추산(2007년 기준)된다고 한다
. <골든 타임>은 ‘중증 외상센터’라는 응급진료시스템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드라마의 메시지는 노골적이고 직접적이지만, 이야기 방식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인물들의 대사는 ‘현실’에서 브라운관 속으로 들어간 듯 구체적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중증외상센터 구축에 예산을 투입하라고 했는데, 왜 안 되는 걸까요?” <골든 타임>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청자 사랑을 받는 이유다.

 

허미경 대중문화팀장 carme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기사등록 : 2012-08-10 오후 07:43:26
한겨레 (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엮인글 :

마이

2012.08.13 15:47:11
*.246.73.214

드라마를 안좋아해서 드라마 안 본 지 13년 정도 됐는데
우연히 이 드라마 본 후 1회 부터 다 봤을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junchoone

2012.08.15 10:17:16
*.40.233.114

그냥 병원에 가면 좀 사무적 그리고 기계적인 병원 의료진들에게 불만이 많았죠...,

뭐 이드라마를 보면서 참 어렵구나 라는걸 느끼네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진들 그리고 선택을 해야하는 그들 환자 입장에서는 좀더 친절하고

다정한 의료 서비스를 원하지만 실제 그들의 노동강도에 과연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게 쉽지 않다는걸

느기네요...,

영리를 위한 병원 그게 잘못 됐디고 생각햇지만 역시 사람사는 곳이기에 어절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네요...,

재미있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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