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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오진이라...
일전에 아주 저명한 의대교수가 은퇴식 하는날 은퇴소감을 말하는데
'본인이 봤던 환자의 절반은 오진이었던것 같았다'고 말하는데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죠...

일반인들은 "아니 저렇게 유명한 의대교수님도 오진을???"
의사들은 "아니 어떻게 그렇게 오진율이 낮을수가..."

의사도 사람인이상 실수가 있고 당연히 오진을 할수 있겠죠.
하지만 의심되는 모든 질환들에 대해 정밀검사를 한다면 진단율이 90%이상에
근접하겠지만 실상은  그렇게 할수도 없는 노릇이지 싶습니다.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서 감당이 안될테니까요...

질병의 진단이라는 과정이 쉽게 열어볼수 없는 남의 바지 주머니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맞추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좀 이해가 쉬울까요?
어떤 경우는 주머니의 모양을 보고 알수도 있을것이고
어떤 경우는 주머니근처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 알수도 있을것이고
어떤 경우는 다리가 움직일때 주머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알수도 있을것이고
때로는 분명히 뭔가 있을것 같은 주머니였지만 아무것도 없는 빈주머니일수도 있을것이고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알아내는것이 진단이라는 과정일겁니다.

그냥 얼굴보고 몇가지 증상듣고 탁보고 척하고 알아맞춘다면 돗자리 깔아야겠죠.
따라서 경험이 적은 의사는 그만큼 오진율이 높을것이고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줄어들것입니다.
응급실 인턴 이민우처럼...

주말이었다면 아마도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사에게 진료를 보셨을 가능성이 높지 싶습니다.
왜냐면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면 절대로 환자에게 100% 그건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거든요.

그것일수도 있지만 현재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그것이 아닐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겠죠.

 

또한 경험이 풍부하다고해서 모든걸 다 알지는 못할 것이구요.
적절한 시기에 나타나는 적절한 양상들을 관찰할수 없는 시기에서 환자를 접하게 되는 의사는

의대교수가 아니라 최인혁교수 할애비라도 알아 맞출수는 없는겁니다.


 

보드 처음타는데 낙엽도 안하고 카빙부터 배울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수 없듯이...
주말에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수많은 넘어짐과 수많은 까임(?)을
겪는 과정에 있는 비기너일 뿐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음도 잘 알겠고 무슨말인지도 알겠지만 너무 노여워하지는 마십시오.
그러니 의사를 찾아가서 한대 치고싶었다느니 하는 말은 좀...
진짜 나쁜건 의사가 아니라 환자와 의사들이 같이 싸워야할 병균들과 질병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나라처럼 병원가기 쉬운 나라도 없을겁니다.
해외봉사활동 같은거 가보거나 해외에 잠깐이라도 살아보신 분들은

우리나라 의료가 국가가 만들어놓은 많은 제한상황과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의사, 간호사들을 포함한 수많은 의료진들의 노력과 희생에의해

가격대비 고효율(?)로 유지되고 있는건지 깨닫게 되실겁니다.

엮인글 :

레몬쿠키

2012.09.24 20:17:41
*.226.193.55

명쾌하고 훌륭한글에 댓글이없다니..어딜가나 물흐리는 미꾸라지는 있게마련이지만.자세히보면..잠못자고 보호자들 취개들한테 욕먹고 성추행당하고 귓싸대기맞아가면서도 일하고있는사람들도있습니다..

맛스타3

2012.09.24 20:50:59
*.250.128.207

물론 학동투어가서도 느낄수 있듯이 마찬가지로 일부에서는 성의없고 나쁜 의사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걸 배제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곁에 가기도 꺼려하는 AIDS환자, 결핵환자, 활동성 간염환자와 같이 병마와 싸우다 같이 병에 걸려 죽는 의사, 간호사들도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취객에게 얻어맞으면서 일하는 의사,간호사들도 수두룩하구요. 실제로 술취한 AIDS환자 채혈을 하다가 환자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바늘에 상처를 입고 AIDS에 걸린 간호사도 있었고 간염환자 수술중 실수로 상처를 입어 간경화에 간암으로 저세상 가신 외과의사도 있었지요. 딴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얘기...ㄷㄷㄷㄷ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많은 주인공들이 멋지고 폼나게 그려지지만 실상은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이 버티는 의료진들이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돌맞을 각오하고...

CoolPeace

2012.09.24 21:46:39
*.41.54.222

아마도 제글을 읽으시고 이런글을 남기지 않으셨나 싶네요..

지금 제 첫애를 그 병원에 입원시키고 둘째때문에 다시 집에 와서 몇자 적습니다.

물론 훌륭한 의사,간호사 많은거 알고 있고 고생하시는 의사들도 수두룩한거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니는 병원은 한 병원에 소아과 전문의만 8명 있는 소아 전문병원입니다.

이지역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병원이고요... 토욜에 우리애 초진때만해도.. 그냥 인턴 같은 분이

아니라..평상시와 같은 의사선생님들이 보시되... 인원수만 줄여서 진찰하는 겁니다.


만약 평소와 달리 주말이나 공휴일에 보는 선생이 다르다면.. 여기도 치맛바람 장난아니라.

그병원 바로 문닫아야했을겁니다..


정확히 저번주 금요일저녁에 고열로 인해 해열제로 긴급처방후에 다음날 토요일에.. 그병원에

전문의(외관상 최소 45이상은 되보이시는 선생님)에게.. 애를 봐달라고 했고... 이상없다..

그래도 모르니. 약은 좀더 먹여봐라.. 해서. 약을 받았고... 토욜저녁 일욜저녁 열이 심해..

다시 그병원에... 다른 여자 선생님을 찾아가 진찰했더니... 없던병... 양쪽귀 중이염에..

장염이랍니다...



물론.. 의사도 신이 아닌이상.. 오진할수 있죠.... 이해합니다.... 그러나.. 병원다녀온지..2일만에

애상태가.. 양쪽귀 중이염이 심각하고.. 장염까지 걸렸다??

전.. 일반인이라 그런가..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일선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의사 전체를 욕보일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한 아이의 애비로

하소연할때가 없어 쓴것뿐이고... 적지만.. 오진으로 인한 다른 글들도 보면서..

더 조심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맛스타3

2012.09.24 23:22:48
*.250.128.207

네...우선 전후사정을 읽어보니 상처받은 마음이 상당히 크시겠습니다.
더군다나 내가 아픈것도 아니고 아이가 아픈 상황이었으니 그 마음이야 오죽할까요~
의사가 어떤 상태에 대해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채 100%라고 믿는건 확신이라기보다
오만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있습니다.

아침에 식사까지 무사히 마치고 배가 좀 더부룩한거 빼고는 특별히 불편한데가 없다고하면서
농담까지 하셨던 환자분이 점심때부터 속이 쓰리다고 하시다가 저녁때 갑자기 침상에서 데굴데굴
구르면서 미친듯이 통증을 호소하다가 갑자기 복막염으로 진행되어 응급수술을 들어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평소 자주 속이 쓰려서 아픈것이
반복되던 환자분의 경우 진통제를 투여하고 위염위궤양 약물을 처방하고 기다리다 실제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질환들은 천천히 신호를 주면서 서서히 경과를 밟아나가는 질환들도 있지만
간혹 어떤 질환들은 단 몇시간만에 급속히 악화되어 손쓸틈도없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질환들도 있습니다.
심근경색같은 일부질환들은 증상이 나타나고 30분만에 사망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같은 이유로 진통제를 복용하고와서 애매한 증상으로인해 놓치게 되는 충수돌기염도 상당수 있습니다.
아프면 차라리 어설프게 다른 조치를 취하기보다 아무것도 안하고 바로 병원으로 가는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경우죠.

고열이 진행된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는 해열제를 먹이고 오는 경우가
많은지라 마침 병원에 도착하게되면 그리 심각해보이지 않는 상태로 오는 경우가 상당수 됩니다.
삼출성 중이염도 중이 내강에 물이 완전히 차올라 고막이 부어오르기 전까지는 고막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밖에는 안보입니다. (염증이 생기고 바닥상태에서부터 물이 차오르기까지 2일까지 걸리지도않고 단 하루밤만에 차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경우 전날 분명 정상이던 고막이 다음날보면 금방 터질듯이 팅팅 불어있습니다)

당시 진료를 보신 의사분께서 환자에 치어 대충봤을지 아니면 그 당시 상황에서 마침 정말
고막이 정상상태로 보였을지는 저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확실한것은 보이는 것을 귀찮아서
혹은 잘 몰라서 치료하지 않는 싸이코같은 의사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으시겠고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환자의 상태라는것은
시시각각 달라지는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입니다. 더이상은 공연히 상처난 마음을 더
아프게 할듯 싶어 생략하겠습니다.

숭숭숭

2012.09.25 22:36:03
*.127.79.81

월화 워크샵 다녀오느라 헝글 못들어왔었는데... 이런 일이 있으셨군요..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열 명의 남자 환자를 보는 것보다 한 명의 여자 환자를 보는 게 어렵고, 열 명의 여자 환자보다 한 명의 소아 환자를 보는 게 어렵다.'

소아과 진료는 다른 모든 과의 가능성을 다 가늠해봐서 진단해야하기 때문에 참 어려운 진료입니다.

님의 자제분이 아파하고 괴로워해서 님도 속상하셨겠지만 소아과 진료가 참 어렵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ㅎ

ㅇㅇ

2012.09.25 00:12:06
*.15.170.37

원래 애들은 이틀만에 중이염 생긴대두 자꾸 그러시네요
중이염이라는ㄱ 딱 보면 진단나오는게 아니구요
고막이 조금 발적 생기면 중이염이라고 진단을 '붙이는' 겁니다;;;;;;;
그게 무슨 금과옥조처럼 딱 정해진게 아닙니다;;;;;;;;;;;;;;;
자기 애 아픈건 속상하지만 소아과가 원래 그럽니다.
그런것 때문에 보호자들 난리치는일이 많아서 소아과 서로 안하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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