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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초급리프트 가고픈 내 마음과 달리
데크를 들고 있어 무거운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발걸음으로
중급리프트에 탐
리프트가 점점 꼭대기를 향하고 있을떄쯤
바닥에 그물망을 보며 미친척 뛰어내릴까
아님 데크를 일부러 떨어뜨릴까. 그럼 난 이 난관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지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었음
하지만 생각은 생각뿐 실현하지 못함 ㅠㅠ
아 그냥 미친척 뛰어내릴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고
정상 도착후 후회함.
분명히 중급자 코스인데
중 급 자 코 스 인 데 . . . . . . . . ... . .???
초급이랑 뭐이리 틀려.
이건 도저히 보드를 처음 타는 나로썬 감당키 어려운 경사와
거기다 진짜 아래가 보이지 않았음
동생은 신나게 뛰어가서 데크 장착하고
난 뭐랄까... 착잡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 아마도 거짓말 친것에 대한 뼈저린 후회...같은 )
자리 잡고 데크 장착
모아니면 도겠지
설마 죽기야 하겠어^^
헿
근데 죽을거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얼굴은 웃고 있는데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동생아.
나 보면서 가자! 해맑게 웃고 뭔가 그럴싸한 포즈로 동생은 가버리고
나혼자 덩그라니 남아서 나와 같은 사람은 없나
주변 둘러보다가
집에는 가야하니까 ...
집을 가고픈 욕망 하나로 조심스럽게 일어남
슬쩍 발 통통 튕기면서 앞으로 나가는데
역시나 콰당
경사가 높아서인지 다시 일어나는게 진짜 힘들었음
초급슬로프에서 하도 뒹굴다 와서인지
데크를 잡고 일어나려는데 어깨에도 힘도 안들어가고
아 진짜 이런게 산넘어 산, 첩첩산중, 해망구실, 화불단행
이런 사자성어가 이럴때 쓰이는 구나 쓰잘데기 없는 생각 하면서
나를 지나쳐 가는 보더들은 강건너 불구경 하듯 힐끔힐끔 보고 지나치고
ㅠㅠ나는 그저 눙물만
동생이 챙겨줘서 등이랑 배에 붙인 핫팩은 이와중에 왜이리도 따뜻한지
결국 여기 계속 앉아있으면 민폐일것 같고 초인적인 힘으로 일어남
일어나서 서 있있기만 했음.
그러다 생각하길
어차피 슬로프는 길고
나는 아직 젊고
여기서 딩군다 하더라도 죽진않을거니까.
아프게 넘어진다 하더라도 최대한!!!!!!!!!!
많이 가서 넘어지자 그리고 일어나자
그리고 또 많이 가서 넘어지자.
라는 무식하고 무식한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김ㅋㅋㅋㅋ
정면을 보고 있던 몸을 측면으로 틀고
최대한 몸 웅크리고 ( 다리굽히고 엉덩이 빼고 ㅋㅋㅋ )
슬쩍 움직이자마자
나는 원치 않았는데
나와 데크가 한몸이 되어
꼭 카트라이더에서 부스터 썻을때 속도처럼 직선으로 슈와아아오아앜
흐갹갹ㄱㄱ갸갸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멈춰야해 멈추어야해 안그럼 내가 죽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생각하는 동시에 무언가에 걸려서 몸이 붕 뜨는게 느껴졌음
앞구르기 말고 옆구르기 뭔지 아실거라 생각함
그 경사진 슬로프에서 살겠다는 일념하에
몸이 붕뜬 상황에서 데크랑 다리는 하늘로
내 팔은 슬로프를 짚고 멋지게 녚구르기를 하고
그대로 대자로 뻗었음
정말 멋지게 넘어져서 자랑하고싶었음.
어렸을때 태권도 다니면서 앞구르기 옆구르기 낙법 해봤던게 다행이다 헿헿
그리고
다행인게 대자로 뻗었을떄 얼굴이 눈밭에 파묻힌거 ㅎㅎㅎ
만약 내얼굴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더라면 지나가던 스키어들과 보더들의 시선이 내 얼굴로 향했었을테니까
ㅎㅎㅎㅎㅎㅎㅎ장하다 이와중에 깨알같이 내 얼굴 팔릴짓은 안했구나
내려가서 옷만벗음 그게 나였는지 아무도 모를거야 ㅎㅎㅎ
자기위로 충실히 하면서 일어날려는데 너무 아픔
아픈게 아픈게 말이 안되게 아픔
일단은 다시 몸을 뒤집어서 일어나려는데
너무 쎄게 넘어진 충격때문인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진짜 막 겁이 나기 시작함
내가 과연 여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내일 신문지 지면 한구석을 내가 채우는 건 아닐까
엄마가 보고싶고 아빠가 보고싶고 슝슝 잘타고 내려가는 사람들 마저 미워지고
......
그래 이건 거짓말쳐서 벌받는거야.
하나님 이게 벌이라면 받겠습니다. 근데 너무 가혹하잖아
그래요. 하나님은 믿는데 교회는 안가
근데 그게 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
진짜 민망하지만 다시 올라가서 리프트타고 내려가야겠다... 하고서 정상쪽을 봤는데
내가 옆으로 보드를 타고 내려와서 넘어졌을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많은 거리를 내려왔는지
정상마저 보이지않았음
진퇴양난
.......헿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하고
헿ㅎ헤헿ㅎ헿ㅎ헤헿
그래서 결국 다시 타기로 함
한번 제대로 자빠링 해서인지 자신감도 상실하고 무서워서
한발짝정도 가다가 엉덩방아
한발짝가다가 무릎꿇고 기도하고 자빠져있고
결국 데크를 벗고 슬로프 끝쪽으로 가서 앉아있었음
지나가는 멋쟁이보더, 혹은 이쁜보더언니가
날 불쌍히 여겨 내손을 잡고 같이 내려가주지않을까........는 개뿔
아무도 나같은건 신경안썼음 그래서 더 슬퍼질려는 찰나에
스키를 타고있던 요원이 옴
다쳤나요?
아니요 못내려가겠어요ㅠㅠ저좀살려주세요.엉덩이도 차갑고 죽겠어요
요원은 당황당황한 모습이더니 곧 무전을 함
"뭐 어디-어디인데 빨간색 펭귄이 있는데 못내려가고 있음 굼벵이 어쩌고저쩌고"
펭귄이 파닥파닥거린다고 했던것같기도 하고
정황상 보니까 굼벵이는 다친사람들 이송하는 그 눈밭달리는 차를 말하는것 같았고
파닥이는 빨간 펭귄은 나인것 같았음 ( 빨간색 옷 입고있었음 )
부끄럽고 민망해서 얼굴이 확 빨개짐 화끈화끈
그러다가 갑자기 다른 스키요원(멋진 언니였음)이 슉 하고 오더니
"이럴때는 굼벵이를 부르는게 아니라 내려가는 걸 도와드리는거야"
하면서 폴을 내밀면서 잡고 일어나라고 함
뭔가 박력터지는게 멋있었음
난 내몸을 그요원언니에게 맡기기로 함
그요원언니는 나를 향한채 거꾸로 내려가고 난 요원언니의 폴에 의지한채
슬슬슬 내려가고있었음
"여긴 어떻게 올라오셨어요"
"리프트 타고 왔어요^^;;;"
"^^;;;? 처음이에요?"
처...음이에요?
라는 말이 왜이리도 서럽게 느껴지던지
"네ㅠㅠㅠㅠㅠㅠ처음인데 동생이 초급에서 세번 굴리더니 절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
감정복받쳐서 막 이름 동생 나쁘다고 버리고 갔다고
버리고 내려가서 자기는 핫초코 마시고 있겠지ㅠㅠㅠㅠㅠ
이러면서 막 찡얼찡얼 함
내 거짓말은 생각도 안하고 아마 동생은 귀 좀 간지러웠을듯.
"동생분이 나빴네요 같이 내려오면 좋았을텐데 ㅎㅎ"
"그래요 제말이 계란말이ㅠㅠ김말이ㅠㅠ 흐규흐규"
신나게 동생욕하면서 ( 이때 내가 거짓말친건 생각도 못하고 동생에 대한 분노만 있었음 )
내려가면 동생 찾아서 혼내달라고, 꼭 혼내달라고 두번혼내달라고
그렇게 대화하다보니까 어느새 슬로프 막바지 초급슬로프랑 만나는 곳까지 오게 됨
"이제 갈 수 있겠어요?"
"네 ^.~ 언니 진짜 고마워요 정말 감사해요ㅠㅠ 언니아니었으면 전 아마 엉덩이에 동상걸렸을거에요"
고마움을 전하고
"네 이제 혼자 갈 수 있어요 정말로 고마워요 언니 안녕히가세요"
하고 폴놓고 옆으로 슬슬 가자마자 또 자빠링
끝이 저 앞인데 결국 데크 들고 터벅터벅 내려옴.
의자에 앉아서 동생한테 분노의 카톡질
[어디야ㅠㅠ]
[ 응? 언니 하도 안오길래 나 중급리프트타고 정상에 있던 롯데리아]
[ㅠㅠ빨리와]
[응 먹고 내려갈게 기달]
나쁜아이같으니.....나도 배고픈데.....
그래도 경사진곳이 아니고 평지에 있으니 뭔가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기 시작함
동생오면 꼬드겨서 초급슬로프에 가자고 해야지
중급에서 시달렸으니 초급가면 우스울꺼야
그래 처음치고 이만하면 잘탄거야
아까 도와준 요원언니도 잘한다고 칭찬해줬잖아?
헿.....중급슬로프에서의 악몽은 저멀리.
데크에 한쪽발만 장착한 상태로 움직이는거 연습함
근데 자꾸 다리가 찢어짐
아팠음. 평소에 다리찢기나 스트레칭 연습 좀 할걸
골반이 뒤틀리는 고통을 즐기며 한쪽발로 움직이는 거 연습하는데
동생 내려옴 동생이 무척이나 반가웠음
동생이 날 보면서 다가오는데 주머니에서 뭔갈 꺼내줌
보니까 먹다남은 햄버거임
오다가 좀 굴렀는지 눈도 범벅이었음
눈에 젖은 햄버거를 먹고 동생이랑 초급리프트를 타러 다시 갔음
정상에 도착해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까
우스워보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고 참낰ㅋㅋㅋㅋㅋㅋㅋㅋ니까짓 슬로프가 날 이리도 뒹굴게 하였느냐
가소롭기짝이없구나
데크장착하고 일어나서 탐
중급에서 언니요원님의 도움으로 다리굽히고 뒤꿈치에 힘주고 천천히 내려왔던 걸 기억하면서
최대한 안넘어지려고 다리에 힘을 주고 정면을 보고 탐
처음두번세번째보다 데크바닥이 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넘어질뻔하다가도 중심잡고 일어서는
일곱번 넘어져도 일어나는 개구리 왕눈이 빙의된 기분이었음
뭐랄까...먼지보더에서 티끌보더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ㅋㅋㅋ
......헿 기분좋다 보드 재밌다
동생이랑 깨알지게 속도 맞춰서 내려가는 걸 목표로
넘어져도 바로바로 일어나서 맞춰감 동생도 어느정도 타는 내모습에 뭔가
마치 새끼새에게 먹이를 주는 어미새의 눈빛으로 날 쳐다봄
뿌듯했음. 이미 거짓말이고 뭐고 보드가 재밌어짐
아 더 타고싶다, 빨리 내려가서 또 타야지.
처음치고 이정도면 잘타는거지 헿헤헤헤헤
후기보면 일어나지도 못하고 정상에서 아래까지 하루종일 걸린 사람도 있다는데
난 이정도면 대단한거야
보더의 피가 흐르나? 크~~ 멋져멋져
나 막 이대로 타다가, 선수되는거 아냐?
그렇게 혼자 자신감 업, 기분좋아진 상태로
아래도착하고서 내가 더 신나서
" 한번 더 가자!!!!!! 꼬잉꼬꼬꼬꼬! "
를 외치는데 동생이
"언니 우리 이제 가야해 아까가 마지막이었어"
............ㅠㅠ
므야
이제야 재밌어졌는데ㅠㅠ
정말정말 더 타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스키장을 나옴...
그래서 잡아둔 숙소에서 몸을 녹임
월풀에 물받아서 들어가있는데 천국임 ㅠㅠ
근데 내몸은 만싱창이
무릎부터 허벅지 안쪽 ( 도대체 허벅지 안쪽은 왜 멍이 들었는지 ;;; )
골반뼈있는곳 옆구리 팔꿈치 팔목 날개뼈
살색반 멍색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짐풀고 물받고 욕조에 들어가있는동안
나가서 파스랑 근육이완제 사온 동생이 날 보더니
"언닌 굴르러 온 사람 같더라ㅋㅋㅋㅋㅋㅋ"
"헿^.^"
"진짜 잘 굴르더라"
"헿ㅎ헿^.^;;"
"멍봐 ㅋㅋ언니 내일 보드 못타겠다"
흥 퍽이나, 난 건강하고 남는건 체력뿐이니 내일도 탈수잇셔 뿍
하고 고기먹고 술한잔씩 하고 잤는데
정말 다음날 못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몸이 내몸이 아닌듯 동생한테 매달려서 집까지 겨우오고
아껴놨던 월차까지 내서 2일동안 집에서 요양했음.
근데 마무리 어떻게 하죠
첫째글도 그렇고 둘째글도 그렇고 마무리가 뭐 이래.
29,30일 웰팍 가면 먼지보더-> 티끌보더-> 모래알보더 정도로 진화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아 보드 진짜 잘타고싶고 재밌고
넘어지고 굴른 기억밖에 없는데 정말정말 행복했던거같아요
다음 후기는 웰팍에서
멋지게 뒹굴고 넘어지는 동영상과 함께 올려보도록 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헿
모두들 안전보딩♥
그리고 부족한 글실력에 웃고가시고, 추천해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그리고 신나고 재밌게 즐길게요!!!!!
행쇼~~
사회도, 보드도, 그리고......풉;;;;
글이 너무 길어서 안읽고 제목만 봤어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