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드에 입문한지 5~6년째 되던 해에 범상치 않아보이는 보더 한 분을 만났습니다. 몇 번 아이스를 가르는 카빙을 지켜만 보다가 우연히 같은 리프트를 타게 되어 용기를 내 말을 걸었죠? "잘 타시던데요. 어떻게 아이스에서 카빙이 되지요?" "잘 해봐야 겨울이 석달인데 아이스, 슬러시 빼고 나면 즐길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되나요? 제가 보니가 잘 타시던데 아이스에 주눅들지 않고 시도해보세요" "아, 네.... 그런데 잘 못 타는데요." 그래서 용기를 갖고 시도해봤죠. 어~어~~~어, 하는 사이 두,세번째인가 턴에 저리 날아가고 발목 부상으로 남은 한 달을 낑낑대야 했지요. 그런데 다음 시즌 유난히 일찍 찾아온 아이스에 어쩔수 없이 아이스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어, 그런데 의외로 쉽게 아이스에서도 몸이 자유로운 겁니다. 득도를 한 셈이지요. 생각보다 아이스에서의 카빙도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2월이 되면 차라리 슬러시보다 아이스가 되길 기대합니다. 다들 포기하고 내려갈 때 넉넉한 슬롭에서 즐길 수 있거든요. 물론 오래 타서 가능하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워낙 몸치입니다. 열 명 순위 매기면 8~9위 정도. 운동신경 좋으신 분들은 금방 마스터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같이 타는 동생 하나는 제 이야기를 듣더니 3시즌만에 마스터하여 저랑 아이스에서 카빙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카빙이란 슬롭 좋을 때의 상급자의 완벽한 자세는 아니구요.(눈이 좋아도 저 그런 거 못합니다.) 아이스에 겁먹지 않고 자신의 턴을 해낼 수 있을 정도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