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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어느 날 1호선 타고 구로에서 수원으로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마침 퇴근시간이라 자리가 없어 서서 가던 중 가산 디지털 단지를 지나고 마침 자리가 나길래 잽싸게 않았는데…… 대각선 맞은편 쪽에 서 있던 사내녀석 행동이 어째 좀 이상합니다(중딩 정도로 보이더군요).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이 녀석, 핸드폰으로 앞에 여차 치마 속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저 넘 잡으러 일어서면 자리 뺏기는데……. 그냥 못 본 척 해!! (그날 좀 많이 피곤했습니다^^!!). 잠깐 갈등이 생겼지만, 그래도 본 걸 못 본 척 할 수도 없고, 그 녀석 뒤로 가서 도망치지 못하게 목을 확 졸라 버렸습니다. 그리고 “너 뭐하냐? 핸드폰 내봐 봐라!”라고 했더니 녀석 몹시 당황하더군요. 왜요”라고 하며 잽싸게 사진들을 지우는데, 워낙 급하니 사지만 지우는 게 아니라 아예 핸드폰 포맷을……… 순간 갈등이 생겼습니다. “이 녀석을 경찰에 넘겨 말아!”. 하지만 녀석이 넘 어리고, 한창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나이라는 생각이 드니 맘이 약해지더군요. 결국 담에 또 걸리면 죽는다!라는 엄포와 함께 녀석을 놔 주고 말았습니다(솔직히 나중엔 좀 후회 됐습니다. 지울 때 보니 사진이 한 두장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경찰서에 넘겨 혼이 좀 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어쨌든 녀석은 잽싸게 앞 칸 쪽으로 도망가고 전 오늘 착한 일 했다는 뿌듯한 맘으로 사건이 일단락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찍히셨던 여자분께서……..
녀석을 잡고 놓아줄 때까지 앞에 여자분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여자분이신데 소란스러우면 장피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런데 뒤쪽이 약간 소란스러워 그러는지 자꾸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네요. 괜히 오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귓속말로 최대한 작게 “방금 전에 저 녀석이 아가씨 치마 속을 촬영했습니다. 조심하세요!”라고 상황을 말씀 드렸는데…… 갑자기 저를 무슨 변태 쳐다 보는 듯한 눈빛으로 째려 보네요. 괜히 무안한 맘에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왜 쓸데없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 자리도 뺏기고, 변태 취급을 당하나!하는 후회가 밀려 오더군요.
여자 맘을 잘 몰라서….. 그런 상황에서는 끝까지 여자분께 아무 말도 안하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