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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버스에서 내리니 영하 25도! 햇볕는 쨍쨍 내리쬐고 바람은 한점도 없습니다.
오늘의 이슈는 슬로프 상태 입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최고의 상태라고 극찬을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긴 며칠전까지만 해도 습하고 무거웠던 눈이 수분을 쏙 뺀상태로 가벼운 건설로 변했습니다. 보드와 스키
테일에서 일어나는 눈가루가 하늘 높이 솟을 정도로 부드럽고 곱습니다. 아이스 없고 감자도 없는 올겨울
최고의 상태입니다.
먼저 레인보우 1,2,3. 이곳은 모두들 입을 모아 오늘 가장 좋은 상태의 슬로프라고 하였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상태에서 힘들이지 않는 턴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사람도 별로 없는 레인보우파라다이스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슬로프 상태입니다.
골드 역시 좋은 상태 입니다. 오후 늦게가 되어도 작은 범프하나 생기지 않을 만큼 눈이 잘퍼져 줍니다.
골드밸리에서 벽타기의 재미를 붙여 몇번이나 탔는데 역시 설질이 좋은 탓인지 상당히 재미 있네요.
오후가 되면 드러나는 상단의 아이스는 아이스가 아닌 아주 고운입자의 눈뭉치가 되어 있습니다. 엣지로
밀면 밀가루가 나오는 부드럽게 확 퍼집니다.
오늘 출발전 추위 때문에 살짝 망설였는데 가기를 정말 잘했느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습도 없고 단체도
없는 상태에서 최상의 슬로프를 겪어본 것이 끔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며칠전부터 고민하다 요 게시판에서 막 띄워주던 곤지암이나 웰팍을 갈까 하다
그래도 매년 시즌 이어져 오던 빅3 투어의 무주, 하이원에 이은 마지막 투어코스 용평을
빼놓을 수 없어 출정했지요.
영하 24도의 기록적인 최저기온 예보에 그리 개의치 않았습니다.
언제나 제가 주장하듯, 가장 낮은 최저기온인 날의 전날밤이 가장 춥고,
막상 그날은 추위가 풀리기 시작하므로 바람도 잦아들고 외려 덜 춥게 느껴진다고.
딱 그 주장 그대로인 날씨였습니다.
물론 단단히 무장을 해서 갔습니다만, 덥지도 그렇다고 전혀 춥지도 않았습니다.
(리프트 달려가는 데 장갑 벗고 휴대폰 만지면 정말 손은 시리긴 하지요 ㅎ)
설질 정말 좋더군요.
아니 정말 좋다는 그 자체보다는, 만년 주말보더로서 휴가를 내고 온 평일 보딩이
이렇게 좋은 것인가에 감격했습니다.
골드 밸리에 그렇게 사람 적은 것도 처음 봤고,
제가 항상 즐겨 찾는 블루, 여기는 오후만 되면 시퍼런 빙판이 드러나는 곳인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내방객이 적었단 거죠.
나머지는 윗분 적은 그대로입니다.
주말 두세번을 가느니 이런 좋은 날 평일 하루 달리는 게 훨씬 더 값진 게 아닌가
생각되는 정말 최고의 하루였습니다.
물론 다른 스키장들도 다 최고의 설질과 날씨에 만족들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용평만 최고란 뜻이 아니라 최고의 날에 용평을 갔을 뿐이란 뜻입니다.
와...부럽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