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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바로 며칠 전 실연의 아픔을 겪은 나는 지금까지도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이다
 
 
그런데 그 고통은 매우 유쾌한 고통이다
 
 
나는 이렇게나 유쾌한 고통을 이때껏 느껴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늘 필연적 고독과 운명적 고뇌에 빠져 사는 나에게 정말 허락된 마음의 사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유쾌하고 고통스러운 이 마음의 사치가 나에게 찾아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파티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온갖 병신들을 향해 벌쭉벌쭉 웃어제끼던 광대 가면을 벗어 던지고 마음껏 실연의 고통을 만끽하기로 했다는 말씀
 
 
알콜 중독자가 술로 현실을 망각하듯이,
 
 
사랑 사랑 입버릇처럼 떠들어대며 필연적 고독과 운명적 고뇌를 외면하는 저 무수한 양아치 새끼들의 정신적 사치를 나는 증
 
오하지만,
 
 
절벽 위 눈 덮인 소나무처럼 외롭고 고고한 나에게도 일생에 한번쯤은 신파극의 주인공이 되어 볼 여유는 있을 터이다
 
 
자전거를 데리고 한강으로 미친듯이 뛰쳐나갔다
 
 
전혀 춥지 않았다
 
 
오히려 더웠다, 동시에 얼어붙었던 나의 나의 마음 또한 녹아 내리면서 왼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왜 왼쪽 눈에서만 눈물이 흘렀을까
 
 
죄반신은 감성의 우뇌와 연결되어 있다는데 얼어 붙었던 나의 감성에도 잠시나마 해빙기가 찾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뼛속까지 고통스러웠으나, 뼛속까지 유쾌했다
 
 
외눈으로 흐느끼며 흐린 시야를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하다가 전봇대를 들이받고 도랑에 처박히고 차에도 이리저리 치였지만,
 
나는 계속 일어나서 달렸다
 
 
그리고 미치도록 흐느꼈다
 
 
동시에 끝간 데 없이 즐거웠던 것을 떠올리면,
 
 
그것은 아마 슬픔의 눈물을 초월한 기쁨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김포대교 방면으로 가면 갈수록 세상은 더욱 추워지고 나는 더욱 뜨거워졌다
 
 
하아... 하아...
 
 
지친 숨결을 타고 청량한 가슴 속 열기가 순백의 입김으로 마구 뿜어져 나왔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입김이 아니고 연기였다
 
 
정열로 들끓는 내 몸은 너무나 뜨거워져서 급기야 자연 발화를 하기 시작하더니,
 
 
나는 자전거와 함께 한덩이 커다란 불꽃이 되어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무인지경의 한강변을 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온 몸에 화상을 입은 나는 그 불길의 뜨거움 또한 유쾌한 사랑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수는 물론 없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화상을 입은 나는 지금 병원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
 
 
물론 화상전문 한강성심병원이 아니라 정신병원이다
엮인글 :

밀짚모자루피

2013.02.09 19:26:04
*.198.89.192

김간호사~~~

이분 스마트폰 드리지 말라니까!!!!

aAgata

2013.02.09 19:31:27
*.195.172.17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화상을 입은신분이 여기서 이러면 안되죠...ㅋ

달다구리

2013.02.09 19:50:16
*.223.24.104

손가락은 멀쩡하신듯

칠칠2

2013.02.09 20:19:12
*.70.22.10

정자님 호오~

심즈

2013.02.10 00:51:51
*.189.72.132

글이 아직 살아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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