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은 과거 지향적인 표현이다
그것은 시간의 역사성 속에 갇혀 더 이상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없는 사물에 대한 태도이다
반면에 믿는다는 것은 믿는 자의 현재와 관련된 표현이다
믿음의 대상은 언제나 생성, 소멸의 도정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앎과 믿음 사이에는 세계관의 차이가 존재한다
앎에 속하는 세계는 시간에 의해 굳어지는 세계이며 여기에서 한번 지나간 일은 죽어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에 믿음의 세계관은 과거와 미래를 모두 현재 속에 내포하여 믿음의 대상을 믿는 자의 존재 전체의 힘으로 감싸안을 것을
요구한다
앎을 위해서는 두뇌가 필요하지만 무엇인가를 믿기 위해선는 두뇌와 심장이 다같이 관계해야만 한다
알기 위해서는 나와 그 대상이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믿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나와 일치시켜야 한다
사랑은 믿는 자의 영역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