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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것 같따

나는 우울하게 사무실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하염없이 세상으로 내려오는 눈송이들을 지켜봤다

눈은 구름의 죽음이라고 했었던가

내리는 눈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세상이 하늘로 오르는 것인지

눈이 땅으로 내리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영하 10도의 겨울 날씨보다 더 혹독한 내 마음 속 겨울을 그 눈송이가 담요처럼 따스하게 덮어주리라

그렇게 생각했기에 나는 온 몸에 하얗게 눈이 덮이도록 사무실을 나와 눈 길을 걸었다

동료 직원들이 네모지고 작은 창문 속에 잔뜩 모여서 나를 향해 무어라 무어라 소리쳤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작은 사각형 안에 꼭꼭 갇혀있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 우스웠기 때문이다

벽돌조차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살인적인 눈웃음을 살며시 머금고 세상을 두려워 말라 가벼이 손짓하니

어느덧 사무실 창문이 사람들의 두개골로부터 쏟아져 내려온 코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 길로 우울했던 사무실을 영영 뒤로 한 채

봄이 오는 그날까지, 눈길이 꽃길이 되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허나 내 마음만큼이나 추운 겨울은 한 걸음 물러나는가 싶으면 아침 저녁으로 다시 찾아와

유령처럼 나를 괴롭혔고 나는 끝나지 않는 겨울 속에서 외롭고 외롭고 또 외로웠다

그렇게 고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어느 날 저녁,

혹독한 추위에 안팎으로 갈라지고 찢어지고 터져 피투성이가 된 나의 눈 앞에 한 무더기 노오란 개나리 꽃이 피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보자 갑자기 마음속으로부터 설움이 복받쳐 나는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100만번을 울고 나니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걸었다. 한 줌 개나리 꽃 너머로 신록의 봄이 펼쳐져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닌게 아니라 멀리서 연둣빛 들판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또 다시 눈 덮인 가로수길이 아닌가!!!

아아 괴로운 이 맘이어

허나 끝나지 않는 눈길 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아가는 것 뿐이었기에 나는 또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끝 없는 눈길 위에서 나를 걷게 하는 것은 심심산천을 향한 희망이 아닌 끝 없는 눈길을 향한 절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눈 쌓인 나무를 유심히 바라보니, 통재라!

나무 위에 그것이 눈이 아니라 사꾸라꽃이었더냐!

마음속 추위가 벚나무조차 눈 쌓인 나무로 보이게 하였구나!

아으 동동다리

잼없네
엮인글 :

林보더

2013.03.09 15:04:20
*.255.179.201

그러네요...재미 없네요...
자신 있으면 정식 가입하셔서 하시던가요...
격하게 반겨 드리겠습니다~*^^*

정자

2013.03.09 15:21:05
*.70.59.184

정식 가입은 되어 있는데 글 좀 쓰다가 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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