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정자의 일기

조회 수 246 추천 수 0 2013.03.12 13:35:49

나는 오늘 세상을 등지고 방에만 처박혀 지낸지 아좌주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을 느낀다

세상 밖에 있을땐 비밀처럼 지나가던 시간들이 나의 작은 방에서는

천근만근의 가공할 무게로 날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음을 고백한다

벌레 한 마리 조차 괴물처럼 느껴졌던 나날들...

때때로 거울 속 거대한 짐승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 몇날 몇일을 구석에서 시름하기도 했었지


그러나 스쳐지나가는 모든 말들이 가슴을 후비던 바깥세상의 고통에 비하랴

매일 똑같이 움직이는 기계처럼 동어 반복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문득 깨달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창틈으로 흘러들어온 꽃잎들에 서서히 제정신이 돌아왔다


굳어 있던 두 다리로 힘겹게 땅을 딛고 일어서자 창문 밖으로 사쿠라 꽃들이 춤추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세상은 다시 내게 다가왔고 어두운 방에서 보낸 시간들은 무색해지며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웠던 봄날의 아침노을이 내 작은 방의 어둠을 물리치는 것이 아닌가

꽤 긴 시간을 어두운 방에서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바깥 세상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길게만 느껴졌던 공포의 시간들이 아주 잠깐의 악몽처럼 빠르게 잊혀졌다

냄새나는 옷들을 벗어던지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가벼운 옷들로 단장을 하자 짐승처럼만 느껴졌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막 온천에서 나온 생기 넘치는 소년이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갈아입은 옷에서도 아직 갓 마른 빨래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채였다

천천히 바깥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떨리는 손으로 방 문을 열자 눈부시게 하얀 빛이 방으로 쏟아져들어왔다

나는 어디론가 떠났구

아무도 없는 작은 방 안으로

녹슨 자전거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음편에계속

엮인글 :

백만송이장미를

2013.03.12 13:55:15
*.184.130.178

" 스쳐지나가는 모든 말들이 가슴을 후비던 바깥세상의 고통에 "

음,,,

곽진호

2013.03.12 14:22:15
*.7.49.185

보드는 탑니까????

안타면 딴곳으로 가심이....

쿨럭~

2013.03.12 14:48:23
*.6.1.21

작년의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오는 것 처럼
또 오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62] Rider 2017-03-14 43 313610
71020 우왕ㅋ굳 그분이 생각나서 하하 file [6] 자빠진팬더 2013-03-13   256
71019 기문답, 자게 테러 쩌네요.. [1] 똥덩어리다 2013-03-13   247
71018 확실히 시즌이 끝나긴 했네요 ㅠㅠㅠ [3] 비풍초똥팔삼ㅋ 2013-03-13   343
71017 예년3월을 기억하며.... [1] 카이한센 2013-03-13   250
71016 으항항항항항 [21] 윤쟈 2013-03-13   254
71015 동영상 게시판이 공격당하고 있어요. [2] clous 2013-03-13   322
71014 아틀란티스 소녀..... file [10] Gatsby 2013-03-13   247
71013 비오고나니 [1] 볼매명수 2013-03-13   261
71012 헝그리보더가 재미없어진다.... [6] 양보다질 2013-03-13   279
71011 아주 오랜만에 보드 동영상..태교..ㅋㅋ [4] amekim 2013-03-13   206
71010 오늘 점심밥은..... [8] 탁탁탁탁 2013-03-13   239
71009 기대를 접어야 겠네요.. 올해 3월은 정말 실망입니다. ㅜㅜ file [5] 과체중보더 2013-03-13   245
71008 [빡침주의] 회사 직원이 된장 아줌마에게 당한 썰 [14] Gatsby 2013-03-13   4334
71007 아...용평..모 이래.... [17] 플라이Bee 2013-03-13 1 179
71006 보관왁싱했어요 file [13] 빨뚜 2013-03-13   259
71005 어제 본 가장 황당한 글(결혼한 남자 개호구 인증글) [20] 張君™ 2013-03-13 1 302
71004 화이트 데이날 자기~~~~자아앙 놀이...^^ file [11] Gatsby 2013-03-13   251
71003 어제 TV 180 도에 나타난 스노보더 [7] Gatsby 2013-03-13   263
71002 알프스 스키장 소식 아시는거 있나요? [7] 스키보드G 2013-03-13   328
71001 날씨가 꾸물꾸물 하니 기분도 영~ [6] 안습곰ㅜ.ㅠ 2013-03-13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