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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샐러드를 해먹으려고 양상추를 씻고 있었는데요,
양상추 겉장을 떼어내는 순간, 안쪽에 약 1.5cm 남짓한 민달팽이 한 마리가 보이는 겁니다.
살아있는 녀석을 그냥 버릴 수가 없어서
투명 플라스틱박스 안에 양상추 이파리 한 장과 같이 넣어 두었습니다.
날씨가 아직 추울 때라 아파트 화단에 내다 버릴 수도 없고 당분간 그냥 키우는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 녀석이 잘 있나 박스 뚜껑을 열고 양상추를 뒤집어 봤더니 글쎄~!!!!!!!!!!!!!!!!!!!!
약 0.6cm 정도 크기의 민달팽이 두 마리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아무리 뒤져봐도 어제 봤던 그 큰 민달팽이는 없어졌고요....
저는 정말 '헉~!' 하고 놀라 자빠질 뻔 했어요.
지렁이가 몸이 잘리면 두 마리가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설마 민달팽이도 그런 건가요???
예전에 아파트 화단에서 달팽이들을 잡아다가 딸아이 방에서 키운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달팽이 두 마리가 다정하게(?) 붙어 있다가 얼마 후 달팽이 알이 무더기로 생겨난 걸 본 적이 있던 터라
달팽이는 자웅동체니까 두 마리가 만나면 각각 암컷, 수컷이 되어 짝짓기를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민달팽이는 분신술(?)을 할 수 있는 존재였나요??
그니깐, 아무도 달팽이 몸을 자르거나 해코지를 하지 않았는데
자기 혼자 저절로 몸을 둘로 나눠서 두 마리가 될 수 있는 존재냐 이거죠, 제 질문은..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민달팽이는 한 마리만 있어도 두 마리로 변신하고,
만약에 얘도 자웅동체라면 두 마리로 변신한 달팽이들이 짝짓기를 해서 어마어마하게 번식을 할 수 있는...
뭐 그런 손오공 같은 존재인가 라는 게 제 질문입니다....
그 담에 대체 어떻게 되나 살펴보고 싶었는데,
저희 엄마가 음식물 쓰레기인 줄 알고 내다 버리셨대요... - -;;;;
네이년에서 뒤져봐도 흡족한 답변이 나오지 않아서 삼가 헝글 제위들께 여쭤봅니다...
요약하자면...
민달팽이는 분신술이 가능한 자웅동체인가요???
아, 그리고 전 솔직히 달팽이가 짝짓기 하는 거 보기 전에
자웅동체라는 건 한 몸에 암수가 다 있어서 한 마리만 있어도 번식이 가능한 존재인 걸로 알았었어요... - -;;;
이분법은 대부분의 원핵생물(prokaryote)과 원생생물(protist)이 사용하는 무성생식 방법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하나의 개체이자 하나의 세포는 거의 동등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두 개의 세포로 나뉘게 된다.
원핵생물의 이분법 과정
이분법은 처음에 DNA복제(DNA replication)가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원핵생물에서는 원형 염색체의 일부가 세포막이나 메소솜(mesosome)에 부착된 후 DNA복제가 일어난다. DNA복제는 복제 원점을 기준으로 해서 시작되며 복제거품(replication bubble)이라고 하는 형태가 나타나면서 진행된다. 이렇게 하여 DNA복제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세포의 길이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복제된 두 개의 염색체가 길이가 늘어나는 각각 다른 방향에 배치된다. 이후 가운데 부분의 세포막이 세포질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식으로 자라나서 결국 세포질이 두 개로 나뉘게 된다. 이 과정을 세포질분열(cytokinesis)이라고 한다. 이분법은 근본적으로는 다세포생물에서의 세포분열과 동일한 방식이기 때문에 이분법을 통해서 만들어진 두 개의 딸세포는 어미세포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돌연변이 때문에 언제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접합을 통해서 유전자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유전적인 다양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분법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생물
이분법은 매우 효과적인 번식 방법으로써, 이분법을 통해 증식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인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가장 이상적인 조건에서 20분마다 한 번씩 분열할 수 있다. 대장균과 같은 원핵생물 이외에도 아메바(Amoeba proteus)와 같은 원생생물이 이분법으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생물이다. 유리와 비슷한 규산 재질로 된 껍데기를 가지고 있는 규조류(diatom) 역시 이렇게 이분법으로 번식한다. 또한 광합성을 하면서 편모가 있어서 운동성 역시 가지고 있는 유글레나(Euglena proxima)도 이분법으로 번식한다. 유글레나의 경우에는 편모를 중심으로 세로로 나뉘는 분열이라는 상당히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효모 중에서는 분열효모(fission yeast: Schizosaccharomyces pombe)가 이러한 이분법을 통해 번식한다. 특히 효모는 진핵생물(eukaryote)이기 때문에 인간과 같은 고등생물의 세포분열 양상을 조사하기 위해서 근래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혹시 처음 발견하셨을때 두마리가 붙어있는 상황 아니었을까요?
민달팽이는 세포처럼 두쪽의 완전체로 나누어질수 없어요...
만약 한마리가 에너지 소비없이 두마리로 변신할수 있다면 민달팽이들에겐 번식이 왜 필요할까요? 번식은 에너지/시간 소비가 커서 그냥 한마리가 두마리로 두마리가 네마리로 나뉘는게 더 빠를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