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저번시즌 처음 보드를 접하고
올시즌 처음 시즌권을 구입해 흠뻑 빠진
초보입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올시즌 정말
많이 늘었고 그만큼 더 보드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습니다.
라이딩은 물론이고, 킥을 이번 시즌 처음
접하면서 너무 재밌었습니다.
처음 접했던 대명 임시킥부터.. 대명 파크..
그리고 2월부터는 용평으로 베이스를 옮겨
용평 파크에서 노는게 제 낙 중 하나였우니까요~
물론 전 아직 베이직점프만 시즌 내내 연습해온 초보입니다. 베이직만.. 베이직만 이번시즌 어느정도 자세를 잡고 시즌을 마친다면 만족이였죠.
그리고 드디어 시즌 막판되니까 ㅋㅋ
양 무릎도 접히고~ 팝도 자연스러워지고~ 팔도 안올라가고 무릎에 살포시 대면서..
제법 만족스러운 점프가 되더군요.
문제는 저번주 주말에 발생..
최근 몇주동안 이른 봄기운으로 기온이 제법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눈도 습했고, 데크도 잘 미끄러지지 않았죠.
사고 전날인 토요일만해도 평상시처럼..
용평4번킥의 경우 어프로치에서 출발하면..
중간에 슬러쉬된 구간 때문에 속도가 죽어서
갭에 떨어지기 일수였습니다 ㅠ
그래서 3번 메인킥 랜딩존에서 부터 어느정도 속도를 내야될 정도로 눈이 많이 녹았었죠..
그리고 사고 당일..
처음으로 파크 첫개시도 해보고..
전날의 기억 때문에 자신감도 붙고 좀 들뜬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오가 넘지 않은 시각이라..
파크 상태는 단단하게 얼어있었고..
전날 오후와는 전혀 다른 컨디션이였죠.
결국 파크 뺑뺑이 3번째만에..
구 것도 마지막 5번 킥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 무렵에..
1,2,4번킥을 뛰고 약간 체킹하면서 5번 킥으로 진입하는데 전날처럼 속도가 줄지 않았습니다. 꽤 속도가 붙은 상태로 립에 진입했고-
베이스로 깔고 들어가 팝을 주는 순간..
힐쪽으로 쏠렸나봅니다.
미끄러져 에어에서 다리가 붕 떴고..
그대로 엉덩이로 랜딩존에 쳐박혔습니다.
그 고통은 진짜 차에 치였을 때보다 강했고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된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보려고 했는데, 꼼짝도 안하더군요.
불안한 마음에 발가락을 꼼지락거려보니
다행이 움직이긴 했습니다.
결국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안되겠다 싶어..
충격 때문에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 쥐어짜면서 까마귀 비명을 질렀습니다 ㅋㅋ
혹시라도 누가 제 뒤를 이어 킥을 뛰면..
그대로 제 위를 덮치게 될까봐요 ㅠㅠ
다행히 누군가 저를 발견하고 패트롤을 불러주셨고.. 같이 타는 형들도 나중에 와주셔서..
의무실로 실려갔습니다.
처음 타봤어요. 그 주황색 들것 썰매 ㅋㅋ
시간이 좀 지나고 다행이 뼈는 안아프더군요
강릉병원으로 이송한다는거...
거부하고 진통제 먹고 소염제 뿌리고..
3~4시간 누워있다 셔틀타고 서울와서-
집으로 왔습니다.
같이 간 형님이 짐 다 들어주시고-
또 셔틀 타기전에 만난 아는 형님이 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셔서- 무사귀환했습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 월요일 집앞 병원가니까..
"3번 척추 압박 골절.. 큰병원으로 고고고-"
엠블런스 타고 큰병원가서 입원..
정밀검사 결과..
2,3번 척추 압박골절..
무조건 누워서 꼼짝하지 말 것..
3~4주 정도 입원 예상..
수술하는 방법도 있으나 필수적인 것은 아님..
수술 시엔 척추에 철심 박아야 된다고..
그리고 병원 생활 4일째..
진짜 그냥 누워만 있습니다.
몇번 대변보러 보조기 끌고 화장실 갔다가-
대변도 못보고 수간호사 아줌마한테 걸려서
혼나고 ㅋㅋ
등에 욕창 생기겄습니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일까요..
제발 완쾌해서 다음 시즌 보드 타는데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용평엔 눈꽃이 피었다죠..
내일은 금요일이네요.
제가 항상 기다리던 금요일-
퇴근 후 집에와서 짐을 싸고 어느때보다
일찍 잠들던 그 날-
다들 시즌 마무리 잘하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부상당했을 때 수고해주신 형님들과.. 얼굴은 모르지만 절 처음 발견하시고 패트롤 불러주신검은색 후드티 입으신분과 그외 분들..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폐 끼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ㅜ
불 꺼진 병실이 마치 꿈속 같네요.
2주전 하이원에서 6,7번 갈비뼈 두대 금갔는데 저는 아무것도 아니군요...
누워 계신 마음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해요
지금도 아프긴 한데 내일 용평을 가야하는지 아직도 갈팡질팡 미치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