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티셔츠 입는 국내 청소년들 "그냥 멋있어서"
해외 온라인 쇼핑몰서 손쉽게 구입… 의미 모른채 일부 아이돌까지 착용
"이게 일본 욱일기 티셔츠라고요? 그건 모른 채 그냥 멋 부리고 싶어서 입고 다녔죠."
국내에서는 일부 청소년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버젓이 사 입고 있다. 또 일부 아이돌 가수는 아무 생각 없이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모자나 옷을 입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이는 행동들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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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욱일기 티셔츠. 오른쪽 상단에 '만발한 벚꽃'이란 뜻의 한자가 쓰여 있다. 벚꽃은 '주저 없이 죽음을 택한다'는 무사도의 상징으로 여겨져 군 티셔츠에 많이 사용돼 왔다. 라쿠텐 홈페이지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는 고교 3년 김모 군(18)은 6일 "빨간색이 사방으로 퍼지는 문양이 멋져 보여 사 입은 친구가 많다. 지난해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 티셔츠를 사 입고 이곳저곳 놀러 다녔다"며 "이 문양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 군은 "연예인들이나 홍익대 앞에서 공연하는 밴드 멤버가 입은 욱일기 옷을 보고 따라 입은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아이돌 가수는 욱일기 의상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아이돌 가수 빅스는 지난해 유튜브에 욱일기가 연상되는 모자를 쓴 홍보 동영상을 게시한 것이 최근 뒤늦게 알려져 누리꾼의 분노를 샀다. 빅스는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지난달 22일 사과했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는 지난해 5월 욱일기 문양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무대 리허설에 나섰다가 누리꾼의 질타를 받고 공식 사과했다.
이처럼 일부 연예인의 의상이 논란이 되면서 이태원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의상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일본 '라쿠텐(樂天)'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구매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기자가 직접 이 쇼핑몰에 접속해 본 결과 '大日本帝國海軍'(대일본제국해군)이란 한자와 함께 욱일기가 그려진 흰 티셔츠를 1000엔(약 1만1300원)에 팔고 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이원우 박사는 "고등학교 국사 시간에도 욱일기의 의미를 가르치지 않는다"라며 "청소년들만 탓할 게 아니라 욱일기에 대한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욱일기 착용 논란이 본질을 벗어나 과열됐다는 시각도 있다. 디자인 관련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A 씨는 "중앙 원에서 여러 방향으로 직선이 뻗어나가는 단순한 모양을 모두 욱일기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개인이 일부러 욱일기 모양의 의류를 입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욱일기와 비슷한 모양의 디자인까지 비난받는 것은 디자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종의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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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만든 디자인이다;;;;
티셔츠든 바지든 가방이든 어디에 써도 참 잘 어울리는 디자인....
원숭이들이 선점하는 바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