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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차다.
오늘도 나는 밤바람을 맞으며 고독히 리프트에 몸을 올려 본다.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어주는 저 알바생은 못보던 얼굴이다. 새로왔나?
고글을 까고 시즌권 확인을 하는걸로 봐서 내 옷을 모르는 알바생인걸 보니 새로온 것이 확실해 보인다.
리프트 안전바에 몸을 쭈그리고 기대 슬로프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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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옷들이 몇 보인다.
'어? 삼식이 많이 늘었네. 널파 돌리네? 그래도 아직은 랜딩이 슬립이네... 이따보면 원포 해줘야하나...'
'저기 저분은 골반이 다 안돌아가네... 저렇게 타면 나중에 무릎아픈데...'
이런저런 잡생각과 함께 리프트에 몸을 깊게 기대본다.
머리아프고 복잡했던 업무에서 벗어나 세상과 단절된듯한 이 공간이 나는 참 좋다.
이어폰을 빼어 귀에 꽂고 뉴에라를 고정하려는 순간 어느새 리프트 하차지점에 다다랐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조심하시구요~ 하나, 둘, 셋 에 내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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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카빙형 오셨어요? 형 어제 빽플립 하시던데... 언제 연습하셨어요? 완전 대박..."
"앗! 카빙오빵!! 같이타용~~ 이따 끝나고 울 시즌방서 치맥한잔 할건데 같이가시면 안되용~~?
"어 미안 오늘은 혼자 연습할게 좀 있어서... 이따 다 타고 연락할게~"
아... 나란보더-_-.
정말 어딜가나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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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는 역시나 이시간엔 문을 닫았다.
첫번 째 런이다.
가볍게 널쓰리 부터 해본다.
왼발에 제대로 묵직하게 눈이 밟힌다.
역시나 몸이 붕 떠오르며 자연스레 상체가 감긴다.
공중에서 맞는 이 칼바람 느낌이 좋다.
이제 몸이 좀 풀린거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널리 빽파를 시도해본다.
작년에 이기술 완성시킬라고 얼마나 피를 토해냈는가...
아끼던 헬멧하나를 뒷쩍에 날려먹는 아픔을 동반한 기술이 아니던가...
제대로 오른발에 걸렸다.
몸이 붕 날랐다.
이상하다. 평소보다 하이가 더 나오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리프트위에 야간반 보더들의
"우와아아아아악 우아콰콰아아ㅗ아아아악 -0- 봤냐 봤어?"
"꺄아아아아악 저사람 장난 아니다 뭐야뭐야 +_+?"
하는 함성이 터져나온다.
느낌이 이상하다.
오늘은 왠지 슬립나던 세븐도 잘 될거 같다.
오늘이 그날인가? 드디어 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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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다.
세븐? 나인??
내가?? 세븐? 나인?????
이질적인 공포감이 내 몸을 휘감는다.
지난 시즌 베어스에서 속주머니에 손을 넣었을때 이미 빠져버려 없어진 신상고글을 확인했을때,
예의 그 느낌과 비슷한 공포감이다.
황급히 부츠를 풀어 바인딩을 확인해 본다.
내 주머니속에 드라이버.
무엇에라도 홀린듯 바인딩 나사를 풀었다.
그리고 이얏!!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나사를 바닥에 던져 본다.
역시나.
나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신기하게도 눈 바닥위를 돌고 있다.
멈추지 않고.
마치 팽이처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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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안녕하세요 헝글대표 눈팅족 일카 입니다.
시즌이 다가오는 설렘에 실제로 꿨던 꿈에 조금의 각색을 더하여 올려보아요.
젠장 ㅠㅠ 역시 아 신발 꿈... 이네요. 현실은 역시 슬로프위의 오징어 한마리가...
*한줄요약 : 꿈은 꿈일 뿐 오해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