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안녕하세요.

 

지난주 토요일에 학동던전을 다녀와서

 

원래 잃어버렸던 카빙과 함께 월급도 잃어버린

 

헝글대표 눈팅족 일카 입니다. (ㅠㅠ)

 

 

 

찬 바람이 싸늘하게

 

두뺨을 적시면,

 

따스했던 3립호빵 -0-;

 

과 함께 옛기억도 함께 새록새록 떠올라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아마 재미는 없을지도 몰라요 ㅠㅠ 그래도 출발!

 

.

 

.

 

.

 

.

 

.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온 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진짜다.

 

정말 전기가 흐르는 기분이었다. =_=;

 

하필 그녀 뒤로 떠 있는 태양이 빛을 비춰주는 후광의 각도에 있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모자를 벗은 그녀의 긴 생머리를 흐트려서 그랬을까.

 

분명히 한 겨울의 콘도 입구에서 마주친 그녀였지만,

 

그 순간만큼 나는 봄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

 

.

 

.

 

.

 

.

 

멍... 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을때.

 

 

친구 : 야, 뭐하냐 빙삼아 니 짐 안드냐? 십딱구야 - -ㅛ 우리 1202호란다.

 

 

라고 부드럽게 나를 토닥여주는 친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뭔가. 이대로 놓치면 정말 평생 후회할거 같은데...'

 

라고 마음은 생각했지만,

 

몸은 이미 특유의 소심함 + 두려움에 반대쪽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저 쪽 일행도 지금 체크인 하는거 같으니 또 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발을 쉽게 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

 

.

 

.

 

.

 

겨울 스키장에 놀러왔으니 당연히 보드지!! -0-! 이야이야오~~!

 

하고 친구 두놈과 큰맘 먹고 콘도를 예약하고 스키장에 왔으나

 

1년에 서너번 스키장 가던 때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친목도모가 우선인 우리는-_-;

 

보드는 안타고 대낮부터 술만 들이붓고 있었다.

 

 

친구A : 야! 얌마! (@ 0 @)! 야야야! 내 얘기좀 들어봐! 그러니깐 말야 내가! 얌마! 야야야!! 들어보라니깐?!!

 

친구B : 듣고 있다고 임마!!! (# 0 #)! 그래서 임마, 걔랑 왜 헤어졌는데? 야! 정신차려봐~! 말하라니깐?!

 

일카 : (ㅠ0ㅠ) 야이찌질이싯키들아 너네가 그러니깐 나도 헤어진 말숙이 생각나잖아 흐엉엉엉;;

 

 

아직 밤이 되기에는 이른시간에

 

우리들의 술자리는 흔한 루져남자들의 이야기로 점점 더 무르익어갔고

 

친구 A의 (=ㅠ=)꾸엑 꾸에에에엑;;;

 

하며 빛의 속도로 화장실을 향해 달려가는 퍼포먼스에 힘입어

 

친구 B는 침대로, 그리고 나는 찬바람을 맞으러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

 

.

 

.

 

.

 

.

 

술기운에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콘도 로비를 지나 슬로프 구경이나 하려고 회전문을 열고 나왔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문을 열고 누군가가 나온다.

 

 

그리고는 다시 시간이 멈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시간만 멈췄다.

 

그녀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며 내 옆을 지나가는 그녀에게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은 따뜻한 봄 향기가 났다.

 

보드복으로 옷을 바꿔 입었지만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

 

술을 정말 너무 많이 마셨나보다 점점 멀어져 가는데도 향기는 계속 나고.

 

하여튼 나는 정말 술이 문제인거 같다.

 

.

 

.

 

.

 

.

 

.

 

일카 : 저, 저기요.

 

그녀 : 네??

 

일카 : 저... 이야기좀 하고 싶은데요...

 

그녀 : 네?????????

 

 

참고로 난 -_-; 술을 그리 잘하지 못해 소주반병만 마셔도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

 

내 친구 누구는 그러더라. 나랑 술마시면 내 얼굴에 불난다고 119 불러준다고 -_-;;

 

만약,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 상황을 누가 지켜보았다면

 

얼굴이 시뻐어어얼겋게 해서 눈도 반쯤풀려 헤롱헤롱거리는 거무쥑쥑한 한 남자가

 

아리따운 쳐자 둘에게 혀는 반쯤 꼬여서 껄떡대는 꼴로 보였겠지. ㅠㅠ

 

술이 웬수라고.

 

그 웬수 덕에 용기만 얻어서 말을 걸었던거 같다.

 

 

일카 :   저...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_-;; 저... 너무 아름다우시구요... 저 음... 어... 그러니깐...

          

            저기 낮에도 봤구요.... 저 아... 아니, 계속 봤다는건 아니구요,,,, 저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닌데요... 음...

 

            아... 저기 아름다우신데요 향기가... 아... 음... 저기 봄이... 아니 햇빛이 막 저한테 막 후광처럼 -0-;; 아;; 아니 그게 음... ㅠㅠ 아우

 

 

횡설수설.

 

머리는 어질어질, 세상은 돌고 돌고.

 

내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 갑자기 옆에 서 있던 그녀의 친구가

 

 

그녀친구 : 저기요. 나중에 술 깨면 다시 오세요! - -^ 야 가자!

 

 

하며.

 

이런 상황이 익숙한듯 그녀의 손을 잡고 그자리를 빠르게 벗어났다.

 

아.

 

젠장 ㅠㅠ 내가 대체 무슨소릴 한거야.

 

아직 술이 덜 깬건지, 아니면 이게 다 꿈인데 꿈이 안깬건지 모호 했다.

 

창피하고 화가나서 다시 방으로 달려갔다.

 

아니, 숨었다.

 

남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그대로 누웠다.

 

천장은 빙빙 돌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빙빙 돌고 있었다.

 

.

 

.

 

.

 

.

 

.

 

다음날 아침

 

 

친구 A : 야이 그지같은색퀴들아 -_-ㅛ 너네땜에 어제 보드못탔잖아!

 

친구 B : 닥쳐랏 이 구토유발자 쉑키얏! 네놈땜에 드러워서 화장실을 갈수가 없어! 근데 쟤는 왤케 히마리가 없냐?

 

일카 : =_=(하루사이에 10년은 늙은기분) 그냥 보드나 타자. 오늘은 좀 타보자 그냥.

 

 

9시도 덜된 이른아침에 우리는 콘도문을 열고 슬로프로 향했다.

 

어제 일은 꿈이었을까?

 

차라리 꿈이면 좋겠는데 -_-;;

 

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진심은

 

혹시나 그녀를 슬로프에서 만날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그렇게 나는 아침부터 이곳저곳 슬로프를 누비며 하루종일 그녀를 찾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은 숙달된 '한눈에 꽃보더 스캔하기 기술' 을

 

그때 습득했던것 일지도 모른다 -_-;

 

.

 

.

 

.

 

.

 

.

 

오전 내내 우연을 기대하며 그녀를 찾아 헤메었지만,

 

요즘 유행하는 어느 웹툰의 명대사처럼

 

역시는 역시 역시군 -_-;; 일까.

 

당연히 그 넓은 땅덩어리에서 그녀를 찾을수 있을리가 없지.

 

배가 고파서 다시 콘도로 복귀하는 우리일행.

 

그런데.

 

저기 멀리서.

 

또 후광이 나기 시작했다.

 

-_-;; 이쯤되면 거짓말이라고 돌던지시는 분들도 있을거 같은데,

 

진짜 후*-_-* 광이다. 아니면 다른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녀다! -0-! 헉!

 

조그마한 빨강색 캐리어와 함께 서울행 셔틀을 타려하고 있었다.

 

오잉? 셔틀? -_-; 서울?? 그럼 지금 집에 가는건가?

 

나는 본능적으로.

 

데크를 집어던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셔틀에 오를려고 하는 그녀에게 무작정 다가갔다.

 

이미 그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쓰이지도 않았다.

 

 

일카 : 저기요. 핸드폰좀요.

 

그녀 : 네???

 

일카 : 저 어제 기억하시죠?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심입니다. 이쪽으로 전화주세요.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거의 낚아채다시피해서

 

내 번호를 찍기 시작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무슨깡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카 :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을 놓치면 안될거 같아서 그랬어요.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습니다.

 

           서울 올라가시면 꼭 연락주세요.

 

           저 정말 이상한 사람아닙니다.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실까봐 통화버튼은 안눌렀습니다.

 

           꼭 이 번호로 연락 한번만 주십시오. 그럼 이만...

 

 

뭐라뭐라 할려고 하는 그녀의 표정도 확인하지 못한채

 

나는 반대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그리고

 

뭐냐? 어?? 뭐냐?? 아는사람이냐??!

 

하고 물어보는 친구들을 뒤로한채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방으로 복귀 후

 

 

일카 : 야... 그냥 술이나 마시자. 나 보드 그만탈란다...

 

친구A, 친구B : @_@? #_#? 으응;;? 응... 그래...

 

 

하고 술로 하루를 더 보내고 우리도 다시 서울로 복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을 하는둥 마는둥...

 

시간이 일주일정도 흘렀지만 당연히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아... 그녀가 날 미친놈으로 생각했나보다ㅠㅠ)

 

나 미친놈은 아닌데 ㅠㅠ)아... 그때 말 좀 더 잘할걸...

 

ㅠㅠ) 와 진짜 내가 근데 왜그랬지??

 

 

라고 300번은 스스로 되뇌이며 보내던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한통 왔다.

 

-띠롱-

 

"저기요. 혹시 이거 그때 스키장에서 뵜던 분 번호 맞나요?"

 

-_-;; 헉

 

그녀다.

 

이상하다.

 

핸드폰은 분명 향기가 나지 않을텐데, 문자에서 봄향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

 

.

 

.

 

.

 

====================================================================================

 

쓰고보니 이야기가 너무 기네요 -_-;; 어디서 끊어야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끊었습니다;;

 

가볍게 퇴근전에 쓰려고 시작했는데 글이 길어져 이제 퇴근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역시 재미 없으시면 그냥 마음속에 묻으려합니다. ㅠㅠ)b

 

그럼 헝글분들 모두 남은 하루 잘 보내시고 야근하시는 분들도 화이팅입니다!!

 

 

엮인글 :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5:17
*.198.51.50

음;; 떨리시는건 겨울이 오기때문이 아닐까요;; - -);감사합니다;

clous

2013.10.30 22:16:14
*.140.59.12

도라이바로 상처난 마음을 치유해 주세요~! ㅋㅋㅋ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5:42
*.198.51.50

ㅠㅠ) 으왁 클님 그정도까진 아닌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BnN

2013.10.30 22:42:49
*.97.111.38

위에께 사기글이구나 ㅋㅋ 다행이다 ^^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6:01
*.198.51.50

음;;; 감사합니다 영광이에요!! ^^

피타입

2013.10.30 23:11:42
*.7.11.16

글 넘 잘쓰시네요 ㅎㅎ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6:14
*.198.51.50

아니에요 정말 미천합니다. ^^ 감사해요~~!

강턱

2013.10.30 23:27:55
*.224.111.215

일카님글은 늘; 아우 장난없네요 넘잼나요 ㅋ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6:32
*.198.51.50

으억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인생은파도

2013.10.31 00:10:35
*.241.101.215

아~ 쌀쌀한 밤공기에 가슴 속 소녀감성을 깨워주시네요. 일카님 안자고 기다릴겁니다~^^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6:50
*.198.51.50

오늘도 늦게 주무셨네요 파도님 ㅋㅋ 좋은밤되세요~! ^^

홍이죠

2013.10.31 01:23:55
*.177.66.185

아....잠들려 했는데.. 헝글 괜시리 들어왔네 @.,@

잃어버린카빙

2013.10.31 04:27:16
*.198.51.50

@_@;; 남은밤 안녕히 주무세요;;

샤랑~★

2013.10.31 07:52:15
*.105.96.218

아니...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어서 로그인을...=_=;;;;;;
이거 실화 맞아요?? 왜케 소설같죠?ㅡㅡ;;;;

잃어버린카빙

2013.11.01 20:31:20
*.47.204.42

궁금하시다니!! 잼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앗츠

2013.10.31 11:02:24
*.106.78.34

작가님..............

잃어버린카빙

2013.11.01 20:31:50
*.47.204.42

- -);; 헉 작가;;님;;; 헉;; 과찬;;헉;;

널판지Border

2013.10.31 11:27:57
*.212.0.29

리턴해서 1편 읽으러 왔습니다 ㅋㅋ 저! 저기요~ 3편 올려주세요 ^^

잃어버린카빙

2013.11.01 20:32:10
*.47.204.42

앗 리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강마을

2013.10.31 12:20:45
*.156.72.202

아 난 왜 이걸 지금 발견하고 지금 읽는걸까 ㅜㅜ 벌써 하루가 지났어 ㅜㅜ

잃어버린카빙

2013.11.01 20:32:25
*.47.204.42

ㅠㅠ 관심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영광이에요~!!

총알아들

2013.11.07 10:38:59
*.219.217.150

지금에서야 읽어요 ~ 왠지 모두의 로망이 시작되는것 같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61] Rider 2017-03-14 43 223025
79383 문득,, 피씨 음악보관함을 보다가_ [1] 재벌ㄱㅏ망... 2013-10-31   169
79382 이 여자가 왜 이러는걸 까요...? [44] BUGATTI 2013-10-31   314
79381 음... 있자나요. 장비말이에요...(이거 질문방 가야하나..?;;;) [23] 샤랑~★ 2013-10-31   107
79380 10월 마지막날!! 31일(목) 출석부엽니다 [77] 夢[몽냥] 2013-10-31   193
79379 스키장에서 만난 그녀(2) [104] 잃어버린카빙 2013-10-31 25 457
79378 [나눔] 창고에서 썩어가는 불용 장비 무료 나눔합니다. [18] 허벅지터진보더 2013-10-31 13 191
79377 ㅇ ㅏ 젠장 [5] 세르게이♡ 2013-10-31   293
79376 시즌준비로 한창인 헝글분들 혹시 그거아시나요? [48] 신대방불쇼 2013-10-31   196
79375 카빙까지의 순서가 개인마다 다르다면서요 ? [19] 잉여존 2013-10-30   212
79374 오늘 웅플가서 플랫스핀 처음 타보고 왔는데 [4] KINGCO 2013-10-30   199
79373 역시나 씹혔네요 유니온 바인딩 토스트랩 ㅜㅜ [12] 초보™ 2013-10-30   194
79372 오늘 원X데이에 [4] K2Rider 2013-10-30   207
79371 스키장에서 만난 그녀(2) [63] 잃어버린카빙 2013-10-30 2 235
79370 양말의 중요성... file [15] 보드탄남자 2013-10-30   291
» 스키장에서 만난 그녀(1) [72] 잃어버린카빙 2013-10-30 12 362
79368 오늘 장비지름이 마무리 됐네요.. [11] 곰돌v 2013-10-30   189
79367 후~~~~ 이제 숨돌립니다.. file [15] *맹군* 2013-10-30   467
79366 보드복 스트레스 [14] 강마을 2013-10-30   140
79365 동네에서 가끔 축구나 풋살을 가끔씩 하는데 [10] 봉봉주 2013-10-30   177
79364 드뎌 ~ 일본에서 메일이 똬악!! [18] 수아지 2013-10-30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