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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시간동안 헝글 주변을 오고가다 보니, 우스운 일도 있고
웃지 못할 일도 있고.. 소중한 인연도 생겼습니다.
계속 비로거로 활동하시던 코드네임 J2 라는 분(닉네임 아닙니다)은
연락처(e-mail)를 알게 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었지요. 실제로
마주 앉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구요.
지금은 다른 분(코드네임 B1 님)과 함께 대략 한달에 한번쯤 만나서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십니다. ^^
또 다른 어떤 분. 비로거로만 활동을 하셔서 제 마음대로 [쩜여러개]
라고 건방지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겨울이 돌아 오면
적어 놓았던 I.P.를 통해 확인하고 다시 게시판에서 뵙기만 할 뿐,
다른 연락처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한번 뵙고자 제 전번을 남겨 드렸고, 올해 3월 말 '레인보우4에 있다.
용평에 있으면 만나자'는 문자를 주셨다는데.. 전번 끝자리 오타로
결국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폐장일 오후에, '얼굴이나 보게, 웹캠 앞에서 손 흔들어 줄수 있느냐'
고 하셔서 잠시 공연(?)을 펼쳤습니다. 처음으로 통화도 했고.
어느 봄날 저녁, 통화 가능하냐는 문자를 주시기에 전화를 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에 차를 가지고 건강 검진차 왔다가, 갑작스레 입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루하루 주차비가 올라가고 있으니, 차를 집으로
옮겨 줄수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보험 풀면 익일부터 효력 발생이니,
다음날 가져다 드리기로하고 연락을 기다렸는데.. 조카분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하시더군요. 누군가에게 차를 맡기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병상의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하시기에 문병은 가지 않았습니다.
이따금 문자나 전화로 안부인사나 전하기를 몇개월..
8월 어느 날,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 통화를 했는데..
암으로 투병중이며 3차 항암치료 진행중이라고 하시더군요. 더불어,
"떠나는 자가 남는 자에게 남기는 말" 이라며 당부하시는 어떤 말씀.
느낌이 이상해서 찾아 뵈려고 했으나, '현재는 걷기도 불편한 상태니,
거동이나 되면 좋은 시간 가지자'고 하셔서.. 만남은 또 미뤘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무심코 문자를 드렸는데, 여동샘 분이 답신을 하시네요.
"오라버니는 하늘 나라로 영원히 여행을 떠나셨어요..."
세상을 달리 하신지 겨우 며칠. 차마 전화를 해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가 처음으로 연락한 사람이라고 하시더군요.
본적은 없어도 얘기 많이 들었노라고, 거의 모든 통화때 병상 곁에서
듣고 계셨다고 하시며...
영면을 취하고 계신 곳에 다녀왔습니다.
종교가 있으셨나 봅니다. 세레명 가브리엘.
미소 머금은 사진.. 이제서야 이렇게나 뵙다니..
현대 의학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인 연세이신데...
용평 개장 소식을 들으면 마냥 기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가슴 한켠이 아려 옵니다...
떠나가는 자는 모른다,
남겨지는 자의 슬픔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