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첫보딩이후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어젯밤, 남자 네명 파티로 해질무렵 대명으로 출발했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저는 '이거야!!'라고 외치며 회의적인 친구들을 설득했습니다. 비팍에 다달을수록 비와 바람은 거세졌고 친구들은 저에게 정말 탈 수 있냐고 거듭 물었습니다. 제 대답은 '후회는 없을꺼야'.
비발디파크 근처의 렌탈샾에 들려, 제 옷과 장비를 비에 젖게할 수는 없어서 렌탈하는 친구들과 함께 저도 렌탈을 했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맆트권을 발권받기위해 리조트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은 8시가 되었습니다. 슬로프에 평상시보이는 백만대군은 모두 기상악화로 사기를 잃으셨는지 일하시는 분들 포함해서 50명도 안되보였습니다. 발권! 친구들 세명 따로 놀고 있으라고 말하고 전 혼자 계속 솔보딩하러 갔습니다. (전 원래 솔로보더입니다ㅎㅎ혼자가 편하고 행복해요)
계속해서 내리는 비에 대비하려고 집에서 가져온 우비!!(ㅋㅋ) 우비를 입은 보더는 저랑 제 친구밖에 없는듯 했습니다. 리프트알바분들이 '우와!!!!'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으시 제가 최고가 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슬로프를 내려오며 느낀 설질은 비가 많이 오고 있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설질에 우비라는 아이템덕에 최소 10~20미터는 미끄럼틀타듯 내려가 신나기까지 했습니다.(사람많으면 우비입지마세요. 사고나요.) 5~6회 발라드(초심) 슬로프을 타고 레게(중급)까지 올라가서 또 5~6회정도 라이딩하니 옆에 자극적인 슬로프가 보였습니다.
'테크노!?뭐지?ㅋ'
대명리조트에 태어나 몇 번 가보지 못했고 항상 재즈만 타던 제게 처음 눈에 들어온 슬로프였습니다. 테크노 꼭대기 올라가려고 리프트로 갔는데 타는 사람은 저 혼자...
맆트알바분들의 조심히 타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니 가시거리 10~20미터더라구요. 슬로프를 통째로 제가 빌린듯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야호!,오바하지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심히 가는거야'라는 생각으로 연달아 테크노 3번을 전세내서 혼자 타고 내려왔습니다. 테크노 설면은 사람들이 별로 없어 피클차의 자국마저 남아있을정도로 매우 정갈되어 있었습니다. 설질도 무얼하든 괜찮았어요.
두시간 반동안 온 몸은 비에 쫄딱 젖어 무거웠지만, 몸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로 덥기까지 했습니다. 리조트를 나와 사리나무 떨듯이 떠며 집까지왔고, 라이딩을 마치고 친구들과 먹었던 뼈다귀해장국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