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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중학교 1학년 딸아이가 있습니다. 가끔씩 이 아이를 보면 도대체 내가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웠지? 하는 감탄을 할 정도로 잘 자랐습니다. 운동을 빼곤, 뭘 하든 항상 탑 클래스였고, 공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생인 지금까지 전교 1등, 심지어 친구 엄마들이 울 딸아이를 보면 항상 묻는 말이 “넌 어디 학원을 다니니?” 그래서 울 딸아이가 학원이 다니는 학원으로 친구들이 따라 옮기고, 그러다 보니 학원 원장은 울 딸아이 학원 옮길까 봐 특별 대우도 좀 해 주고……
이러다 보니 부모로써, 딸 아이 원하는 건 능력이 되는 한 뭐든지 다 해주고 싶고, 또 그렇게 해 주며 살았습니다. 때문에, 딸 아이가 사는 게 참 해복하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가끔씩 던지는 “행복하니?”라는 질문에 “어떻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어?”라는 답변을 들으며 내가 딸 아이 참 잘 키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해 했었습니다.
며칠 전, 우연히 로그아웃 하지 않은 딸 아이의 불로그에서 진짜 딸 아이의 속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일단 첫 마디 시작은 인용문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로 시작했습니다. 자신은 현재 너무 외롭고, 친구들 노래방 가고 함께 어울려 다닐 때 함께 하고 싶다고….. 자신은 지금 너무 외롭다고…… 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실망 시킬 수 없고, 미래를 위해 지금 참아야 하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참는 거라고….. 아빤 늘 행복하냐?고 묻는데 자긴 행복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고…….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정말 가슴을 찢어 놓더군요. “지금 외로운 건 참을 수 있는데, 혹시나 미래에도 지금처럼 외로우면 어떻하지!”.
어제 처음으로 딸 아이에게 손 편지를 써 봤습니다. 그리고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체리핑크 운동화와 함꼐 딸 아이 책상에 놓고 출근을 했습니다. 아빠가 정말 바라는 건 우리 딸 1등하는 게 아니라, 우리 딸이 행복한 거라고.. 하루 하루 행복 하다 보면 평생이 행복하지 않겠냐고…… 그러니까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괜찮고, 네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아서 그걸 하고 살아라!고..….. 아빤 네가 뭘하든, 어떤 사람이 되든 널 믿고 사랑한다고…… 눈물이 나더군요! 늘 자신감 넘치고,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아이가, 실제 속마음은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침부터 울적한 마음에 헝그리보더에 주절 주절 해 봅니다.
좋은딸을 둔 글쓴님도 멋지고, 또 그런 아빠를 둔 딸도 부럽고!!
더 좋은일들이 있을거에요. 의지되는 부모님만 있다면, 그 나이는 흔들리는 만큼 강해지는 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