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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적었던게 벌써 작년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년되니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폭풍 눈물 좀 닦고............
그래도 올해는 딸래미 데리고 스키장 갈 생각하니 뭔가 좀 두근두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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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5살이 되었다. 카카오톡에다는 올해 35이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서 33으로 말하고 있습니다.라는 자학개그를 적어두었다.
내가 어릴 적 생각하기에는 30살이면 엄청난 아저씨가 아닌가!라는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40도 그다지 멀지 않은 나이가 되어버리고나니 35살인면 아직 어린거 아닌가하는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들 때도 있다.
여튼 어느새 딸래미 키우다보니, 회사일로 바쁘다보니 한해 한해 시간지나가는게 무척이나 빨리 지나가버리고 말았고 어느새 딸래미는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어쨌거나 내 나이 35가 되었다.
사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는 그냥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외모적으로는 거울을 볼 때도 대학생때보단 그냥 좀 살짝 늙긴했네 뭐 이런 느낌이고 종종 총각 소리를 듣는 얼굴인지라(오늘도! 으하하하하하) 그렇게 내가 늙는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요즘 들어서 내가 늙는다는걸 절실히 느끼는 부분은다른게 아니라 '감수성'에 있다.
예전 대학생 때는 머리 뒤쪽이 쭈뼛할 정도의 느낌(이른바 뽕맞은 느낌. 안맞아 봤지만 -_-)도 많이 느꼈고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 가슴 깊이 울리는 뭔가가 있었던 느낌이다.
당시 스무살의 내 조그만 마음은 흔들리기도 어찌나 잘 흔들리는지 조금만 감동적이어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맘이었고 조금만 기쁜 일이 있어도 마음 한가득이 기쁜 감정이 차오르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느낌이 엄청나게 줄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재밌는 영화를 봐도 오... 재밌다. 슬픈 노래를 들어도 웅... 슬프네. 이정도의 감정폭 밖에는 없다.
감정의 진폭이 작아진 느낌이다.
그렇다. 다른데서가 아니라 내 맘이 늙어가는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 일부러 내가 그렇게 기쁘지도 않은데 기쁘다고 내 맘을 속일 수도 없는 노릇이니 크게 과장하여 기뻐할 수도 없다.
어떻게 보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전 스무살때의 나는 어른이기는 커녕 아직도 덜 컸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최근 한 일이년 사이에 나도 많이 변했구나라는 느낌도 들면서 내가 성숙했구나라는 느낌으로 스스로 대견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성숙을 얻으며 스무살의 설레임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갖게된다.
그때의 설레임.을 표현하는 말 중에 이 표현을 좋아한다.
세상이 온통 반짝이는 것으로 가득찬 느낌.\
그런 느낌을 가지는 빈도가 점점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다.
내가 다시 가질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하지만 뭐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단 좀 더 여유있고 좀 더 자신감 있고 그러하다고 생각되니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때의 온 세상이 반짝이던 그 느낌만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요즘 노는 것에 몰두하나 싶기도 하다.
후배 데리고 노래방에가서 목청터져라 노래부른다거나,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신다거나, 재밌는 거 없나하며 인터넷 유머사이트를 본다거나,
갑자기 스노우보드 장비를 사서 시즌을 준비한다거나.
모두 다 그 짜릿한 경험을 느끼기 위해서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