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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딸아이와 딸아이 친구를 데리고 스키장에 갔습니다. 딸아이는 비기너턴 정도는 할 줄 알고, 딸아이 친구 물어보니 전에 강습을 받은 적이 있어서 턴까지는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때문에 강습할 목적이 아니라(강습할 실력도 안됩니다마^^!!) 그냥 놀러 간 건데.....
막상 보딩을 시작하니 딸아이 친구 간신히 낙엽정도 합니다. 별수 없이 딸아이 혼자 타라고 하고 딸아이 친구 강습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내내 죽어라 턴을 가르치는 데..... 뭔가가 이상합니다. 강습하는 동안 내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구피로 타고 있는 것입니다. 렌탈 장비라 셋팅이 레귤러인데.... 지금까지 노즈와 테일이 바뀐체로 바인딩 각도 역시 거꾸로 타고 있었습니다. 헐!
왜 구피로 타냐고 물어봤더니, 전에 강습 받을 때 강사가 구피라 처음부터 구피로 배웠답니다. 본인은 이게 편하다고..... 급하게 셋팅을 구피로 바꿔주고 다시 타 봐라고 했더니, 리프트로 가는데, 스케이팅은 또 레귤러로 합니다. 구피로 타는데 스케이팅은 레귤러라니ㅠㅠ. 역시 처음부터 그렇게 배워서 본인은 그게 편하답니다.
어이가 없어서, 도대체 어떤 넘한테 보드를 배웠냐고 했더니, 스키장 상주 강사라고 하네요. 스키장 상주 강사면 실력도 되고 자격증도 있고 그럴텐데, 어떻게 이따위로 애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 1대 1 강습이 아니라 1대 7 강습이었다고 하지만, 최소한 아이가 레귤러인지 구피인지 정도는 확인하고 강습을 해야 하는게 기본일텐데요.
그 외에도 강습하면서 보이 어이 없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낙엽을 가르쳤으면서, 트래버스는 아예 건너 뛰어 버렸습니다. 사할강이 안되니 아이가 턴을 이어 가는데 너무 힘들어 하고.......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넘어지는 법도 안 가르쳤습니다. 때문에 가볍게 넘어져도 너무 쉽게(?) 머리를 맨땅에 꽝! 헬맷을 안 썼다면 아마 병원에 실려 갔을 겁니다. 헬맷을 썼는데도 나중에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3시쯤 보딩을 접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제 딸이 아빠 말고, 전문강사에게 강습을 한번 시켜달라고 졸라서, 한번 시켜줄까 고민했는데...... 그냥 제가 시킬려구요. 아마 어제 딸아이도 느낀 게 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끔 보면 가족이나 애인에게 보드를 배우는 건 아니라는 말들을 하는데..... 어제 느낀 건 실력이 부족하고, 잔소리가 심해도 가족이나 애인이 강사로선 최고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