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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다 됐으니 그냥 열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오후 셔틀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열어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탈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레인저양반, 외고집이시구먼. 차시간이 없다니까요."
레인저는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타우. 난 안 열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차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킥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립을 놓고 태연스럽게 박스를 정리하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킥을 이리저리 돌아보더니 다 됐다고 깃발을 뽑는다. 사실 다 되기는 오전부터 다 돼 있던 킥이다.......
<원작 : 방망이 깎던 노인>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u-pil/bang-mang-2-kkak-deon.htm
있었으면 할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