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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무뚝뚝한 파크레인저였다. 오픈시간을 당겨보지도  못하고 킥이라도 잘 다듬어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열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오후 셔틀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열어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탈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레인저양반, 외고집이시구먼. 차시간이 없다니까요."

 레인저는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타우. 난 안 열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차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킥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립을 놓고 태연스럽게 박스를 정리하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킥을 이리저리 돌아보더니 다 됐다고 깃발을 뽑는다. 사실 다 되기는 오전부터 다 돼 있던  킥이다.......


<원작 : 방망이 깎던 노인>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u-pil/bang-mang-2-kkak-deon.htm

엮인글 :

세르게이♡

2014.02.01 11:00:38
*.137.22.168

가끔은.. 레인져 옆에 리조트 정직원이
있었으면 할때도...

해일로

2014.02.01 11:32:51
*.132.122.238

아무리 이용자가 보기에도 탈 정도 였어도 파크 레인져 말 따르는게 맞습니다.

룽룽룽

2014.02.01 12:34:33
*.226.208.96

아무리 이용자가 보기에 탈 정도 였어도 레인져 말 따르는게 맞습니다. 2

백만년초보

2014.02.01 12:41:29
*.124.55.208

항상 안전을 위해 고생하는 레인져분들 화이팅하세요!

**션**

2014.02.01 13:11:52
*.108.121.96

그냥 명작 수필 패러디인데..
진지하게들 봐주셔서 한편으로 감사합니다.

실화가 아니라 제가 학교다닐땐 중학교인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수필 약간 패러디 한 것 이었습니다.

오렌지칸타타

2014.02.01 14:05:01
*.226.212.36

ㅋㅋㅋㅋㅋ방망이 깎던?깎는? 노인이군요ㅋㅋ 은전 한닢과 함께 잊을수 없는수필ㅋㅋㅋ

clous

2014.02.01 15:02:50
*.140.59.12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_filter=search&mid=Free&search_keyword=%EC%9D%80%EC%A0%84&search_target=title&page=1&division=-17523512&document_srl=16691336

은전한닢은 요기요~ ㅋㅋㅋ

오렌지칸타타

2014.02.01 18:15:55
*.226.212.73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있었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 쓰신분이...읭?ㅎㅎㅎ

달리고돌리고

2014.02.01 14:43:55
*.173.9.76

ㅎ 잘 읽었습니다 ㅎ 장인이시네요 ㅎ

Optimus Prime

2014.02.01 15:14:05
*.96.132.195

문학적인 보더시군요...

"시즌방게스트와 방주인"도 부탁드립니다..ㅋㅋ;;

clous

2014.02.01 18:21:48
*.140.59.12

눈꽃필무렵은 어떨까요? ㅋㅋㅋ

플라이Bee

2014.02.01 21:27:11
*.164.189.83

원에리 삼룡이~ ㅎㅎ

clous

2014.02.01 21:51:29
*.36.145.185

아놬ㅋㅋㅋ 이거 좋다!

**션**

2014.02.02 15:40:07
*.108.121.96

ㅋㅋㅋㅋㅋ 클라우스님 은전한닢도 잘봤습니다. ^^

덜 잊혀진

2014.02.03 15:38:59
*.32.66.222

헉.. 내가 아는 그 션 님?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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