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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핀란드의 라플란드 지방이요.
당당히 북극권에 들어가는 지방이죠.. 제작년에 신혼여행으로 잠시 다녀온 뒤에..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져 있는 오울루까지 가야, 맥도날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외진 곳이기도 하고요.(저 맥도날드에는 세상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맥도날드라고 가게 간판에 붙어 있습니다.)
7월, 8월 두 달간 여름이며, 여름동안에도 평균 기온이 20도 이하입니다. 수목한계선 바깥쪽에 가깝기 떄문에 침엽수가 듬성듬성 자랄 뿐, 한 여름에도 짧은 여름을 통해 자라나는 풀들이 가득한 초원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라플란드의 여름은 정말로 아름답다고 합니다. 빙하가 쓸고 지나간 자리에 만들어진 수 많은 호수들, 짧은 여름을 만끽하는 야생동물들, 곳곳에 피어나는 들꽃까지...
라플란드의 겨울은 혹독하고 깁니다.
9월의 첫눈부터 시작되는 겨울은, 이듬해 5월까지 계속되며, 최저기온 영하 40도까지 떨어지죠.
1년 적설량은 평균 18미터에 육박하며, 이 눈은 6월까지 남아있습니다.
핀란드의 명물(핀란드만의 명물은 아니지만요)인 오로라는 12월 부터 4월까지 관찰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빈도수가 높은 떄가 바로 2월.
운이 좋은 사람은 1주일 내내 보기도 한다는군요.
제작년 12월에 라플란드에 갔을 때는, 운이 나빠서 일주일 내내 흐린 날씨 덕에 보질 못했었던게 아직도 한으로 남아있네요.
길고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날씨는
곧, 겨의 1년 내내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튼튼한 두 다리만 있다면, 위험하지 않게 백컨트리를 즐길 수 있는 곳도 무지하게 많아요..
하지만 영하 30도쯤 되면 굳이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체온 조절에 정말 신경 써야 합니다.
신혼여행으로 갔을 때는, 아침에 보드 타고 나면, 숙소에 딸려있는 사우나를 하지 않으면 체온 회복이 되지 않을 정도로.. 춥다는 말로는 모자라는 날씨였거든요.
그래도.. 아침나절 타고, 사우나 하고, 점심 해먹고, 다시 오후에 보드타고, 다시 사우나하고, 오후 6시쯤 되면 취침하는 생활이 너무 그립습니다.
아직까지 잊을 수 없는 것은, 저희가 라플란드를 떠나는 날 아침에, 일주일간 흐리던 하늘이 개었었는데, 떠오르려고 하던 태양이 떠오르지 못한 채 그냥 가라앉는, 북극의 겨울의 풍경이었습니다.
아침 10시쯤 밝아지기 시작해서, 오후 1시에 해가 지는, 일출과 일몰이 공존하는 세계...
이 짧은 낮시간 동안에도, 하늘의 반은 아직도 별이 떠 있는.. 낮과 밤이 공존하는 세계...
정말 잊혀지지 않는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