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게 군대라는 기억은 20년전 추억이 되어갑니다.
몇일전 한 방송에서 애완동물 관련 방송이나와서 이렇게 주절거려봅니다.
http://m.ppomppu.co.kr/new/bbs_view.php?id=humor&no=208041
전 전방에 근무했었습니다. 전방에는 북한의 침입을 막기위한 여러가지 장치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군견입니다. 따로 군견병이 있는 건 아니고 전방에 들어오는 군인중 아무나(?)뽑아서 물려주게 되죠.
덕분에 그냥 똥개가 되기 쉽상이죠.
어쩌다보니 군견병이 됐고 제대하는 그날까지 함께했었습니다. 그 녀석 아니 그녀 이름은 vold(이하 볼드)라고 합니다.
볼드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면
"오늘 신기한 넘이 밥주러왔다. 보아하니 연배가 제대하고 저 놈이 새로운 군견병으로 올 듯한데 이상하네 짬밥이 좀 먹은 넘이 왔네"
토끼삼촌 "안녕, 내가 잠시 밥주러 왔어. 연배 병장님은 담달 제대해 그래서 내 쫄따구 두 놈중에 한 놈이 군견병이 되야 할텐데 걔네들이 19박20일 휴가거든, 그래서 내가 한달남짓 밥주고 놀아줄께."
볼드: "이상한 놈일쎄,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데 말도 걸어주고, 하여간 견사료나 제대로 말아줘, 청소도 제때 좀 하고~~"
일주일 경과 후~
볼드: 얼라 이 놈 뭐지, 예사롭지 않네, 근 일주일동안 과자 사오더니만 먹어보라고 권하네, 뭘 먹나 알아보는데 마! 난 꽤 고급이라고, 그런 싸구려 안먹는다.
토끼삼촌 : "흠 신기하네, 국민간식 새우깡도 안먹고 보통 바삭한 스낵 종류면 잘먹던데, 볼드, 너 입맛 참 까다롭구나, 기다려봐 그래도 이모집에서 반년간 개농장 일하면서 개 잘다룬다고 다 때려치우고 개 키워라~~칭찬 듣던 난데 말야."
볼드 : "이 녀석 근 한달동안 매번 과자 사오네, 짜식 목욕도 잘시켜주고 하기싫은 칫솔질도 시키고(-ㅅ-"), 제법일쎄. 올은 뭐사왔냐? 다이제스티브, 초코다이제스티브. 그래, 냄새좀 맡아보자."
토끼삼촌 :"올은 다이제스티브 2종이다. 얼라, 넌 초코다이제스티브에 관심있냐? 잘먹네. 근데 초콜릿이 개한테 안좋다는데 어쩌나, 마! 그냥 다이제스티브 먹어!
볼드 : " 흥 뭐여, 초코 안발린거 아님 안먹어, 나 나이들어서 단게 좋단 말이다. 흠 퉤퉤~~ 안 줄거먼 말어~~
토끼삼촌 :" 알았어, 대신 아침 저녁으로 칫솟질 한다, 알았지?
볼드: (도리도리) 안해, 안먹어.
이렇게 시작한 인연은 어짜다보니 1여년 넘게 이어졌고 부대이동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나 함께 지내온 동기들과 부대를 떠나버리며 전방에 잔류를 결정하게 됩니다.
동물과의 인연은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볼드의 마지막길을 함께하기로 결정했으니까요.
잼있으시면 개와 함께한 군생활 이야기 몇편 더 써볼께요.*^^*
이제는 천국에서 공놀이 하자고 절 기다릴 볼드를 그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