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어릴적 미군부대 안에서 살았어요
우연찮게 군견 후보 탈락견을 선물로 받았는데요
원래는 안락사 시키는데 가정집 견으로 들어와서 운이 좋다고 해서 이름이 "럭키"였어요
독일산 셰퍼트 였는데 생후 1개월이라 이제 막 아장아장 걷는 수준이였죠.
방안에 럭키를 놔두고 가족들이 방구석으로 흩어져서 럭키가 어디로 오는지 봤어요
나한테로 냉큼 와서 엄지발가락을 마구 물어 뜯길래 ... 내 발에서 오징어 냄새가 나는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럭키는 내 동생이 되었어요
매일 씻기구 레슬링하고 , 매일 먹이구 레슬링하고 , 매일 재우고 다시 깨워서 레슬링하고 .......
애가 빡쳐서 제 엄지발가락을 야무지게 물고 으르렁 거렸어여 ...
제가 화가나서 럭키의 생식기를 꽉 잡았어여 .... 럭키가 실성을 한듯 뛰어다녀요
다시 매일 씻기고 먹이고 같이 자고 레슬링하기를 반복했어여 .....
레슬링에서 제가 지기 시작한게 럭키가 한살하고도 4개월이 지난 시기였는데
레슬링에서 지면 어김없이 럭키는 하울링을 해요 .......... 먹잇감을 죽이고 동료를 불러모으는 모습이랄까... 뭐 그랬어요
둘다 레슬링이 시시한 시기가 왔어여
제가 학교로 가기 시작한거죠 .........
럭키의 마당 생활을 시작한것도 같은 시기였네요
그러다가 제가 택시에 치여서 양발이 부러졌어요 ....... 럭키 괴롭히다가 .. .졸지에 전 물개가 되어버렸어여
상중에 상은 개근상이라는 엄마의 훈육에 따라 ... 고무 장판 같은걸 하체에 대고 두 손으로 걸어서 등교를 했어요
새벽 6시에 나가면 8시 등교에 맞출수 있었어여 .. 걸어가면 20분 거리였네요 .......
그러던 어느날 ... 럭키한테 학교 가기 싫다고 칭얼 거리면서 올라탔는데
럭키가 벌떡 일어서더니 .. 1학년 아이를 업고 성큼 성큼 대문을 나서기 시작하는거에요
"아 이게 말로만 듣던 .... 등교 시켜주는 개?" 는 개뿔 ... 이 새퀴가 대문 밖에서 바로 날 털어버리네여
개새끼...........
두 다리가 낫고 보자... 너도 물개 만들어줄게라고 다짐하고 ... 등교를 시작했어요 .....
남들이 보기에는 오체투지였을거 같기도....
제 두다리가 낫고 .... 럭키도 무럭무럭 자라서 둘다 발정 난 개처럼 ( 한놈은 진짜 개긴 했... )
뒤산을 뛰어다니고 놀았는데 ........... 줄 풀린 도사견이 산 아래쪽에서 뛰어 올라오고 있었어여
나는 겁에 질러 산 위로 달리기 시작했고 ......곧 나무 뿌리에 걸려서 넘어지고 말았어여
도사견이 거세게 짖으면서 달려드는 순간 ... 럭키가 그 앞을 가로막았어여
이거슨?!!!!!!!!!!!!!!!!! 주인을 지키는 명견!!!!!!은 개뿔 .............. 도사견이 암컷이라(럭키는 숫컷) ..... 바로 유쥬메리미 모드로 돌입하더군여
똥개새끼...... 도사견 주인 아저씨가 와서 데리고 안 갔으면 셰도사퍼트가 탄생 할뻔 했을거에요 ....
그렇게 시골에서 서로 미워하고 좋아하고 공격하고 보듬어주다 어느덧 난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고
럭키는 6살이 되었어여...........
제가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럭키를 데려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
럭키는 남아 있어야 했고 , 나는 떠나야 했어요
이삿짐을 풀고 온 집안 식구들이 짜장면을 먹으면서 대성통곡을 했어요 ..
럭키가 짜장면을 좋아했는데 하면서 .........
그해 여름 방학때 시골에 내려갔는데 ... 럭키가 절 보더니 .... 자기 하우스를 끌고 나와서 저에게 달려드네요
캠핑족이였나 봐요 .. 럭키가 .....
목에서 피가 나는데도 꼬리가 끊어질듯 흔들면서 나한테 달려드는데 전 너무 감격 했고 .. 럭키를 품에 꼭 안고 ...
다시 레슬링을 시작했어요 ....... 둘만의 레슬링을요 ........
레슬링이 끝나고 ... 엄마가 솔질로 털을 털어주는데 ... 그때 알았어여 .. 내 주머니에 있던 만나쥐포가 사라진것을....
도둑개새끼...............
그렇게 ... 우리는 짧은 만남을 하고 다시 긴 이별을 했어요
그리고 다음 해 다시 시골로 내려갔어여 .............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 있어야 할 럭키가 없어요 ............. 개집만 덩그러니 남겨둔채로 ..........
전 너무 어이 없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울고야 말았어여
그러다가 울음을 멈췄어요 ..... 누가 뒤에서 목을 조르네요 ..... 비겁한 개새끼.....럭키....
짓지도 않고 있다가 .... 기습 공격을 하다니......... 군견 태생이 맞나봐요 ...
하지만 다음 해에는 럭키를 정말로 볼수가 없었어요 .....
그리고 그 이후로 개를 키우지 않았어요 ........... 두번 이별 할 자신이 없으니깐요.........
유일한 내 강아지 럭키야 ~ 잘 지내고 있지?
횽아 헤드락이 많이 그립지? 나도 너의 바디슬램이 무쟈게 그립구나
어린이라고 많이 봐주고 많이 쳐 맞아준거 고마워 ~~~~
다음 생에는 개 말고 사람으로 태어나렴 ... 진지하게 한판 붙자 ^ ^
멋진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