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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기어코 금메달을 땄다. 18일(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계주에서 조해리(28·고양시청), 김아랑(18·전주제일고), 박승희(22·화성시청), 심석희(17·세화여고)가 출전(공상정은 엔트리 포함)해 상대팀 중국의 반칙까지 이겨내며 막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들의 우승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한풀이’를 이야기 했다. 

4년 전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0 밴쿠버올림픽 계주에서 우리나라는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석연찮은 판정 탓에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우리의 자리를 차지한 나라는 중국. 당시 대표팀엔 이번 우승의 주역인 조해리와 박승희가 포함 돼 있었다. 

이번에 그런 중국을 꺾고(중국은 실격처리까지 됨) 금메달을 차지했으니 제대로 묵은 한을 풀 수 있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통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한을 푼 것인지에 대해선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한은 그저 당한 것을 되돌려 주는 것으로 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고한 박경리 선생은 생전에 한국의 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恨)을 한때는 퇴영적인 국민정서라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해석을 잘못한 거예요. 일본은 한을 ‘우라미’라고 하는데 우라미는 원망이에요. 원망이 뭐냐, 복수로 가는 거예요. 일본의 원망이나 복수가 일본 예술 전반에 피비린내로써 나타나는 겁니다.복수고, 그게 어디로 가냐면 일본의 군국주의로 가요. 우리의 한(恨)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지만, 내가 너무 없는 것이 한이 되어서…말하자면, 내가 뼈가 빠지게 일해서 땅을 샀다. 내가 무식한 것이, 낫 놓고 기역자 모르는 것이 너무나 한이 되어서 내 자식은 공부시켰다. ‘미래지향’이거든요. 소망이거든요. 이게 절대로 퇴영적인, 부정적인 정서가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우리 선수들이 왜 금메달을 따고도 그리 서럽게 울었는지 되짚어 보자. 4년 전 당한 것만 억울해서 였을까. 

빅토르 안(안현수)의 금메달로 촉발된 빙상계의 파벌 논란은 한국 선수단에 무거운 짐이 됐다. 여기에 금메달이 아니면 실패라는 인식은 여전히 우리 선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4년 전의 실격도 그렇다. 늘 그런 문제가 생기면 우리 스포츠 외교의 한계를 말하곤 한다. 외교력이 떨어지다보니 국제대회에서 불리한 판정을 자주 받는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쇼트트랙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가까이는 런던 올림픽 펜싱의 신아람이 있고, 매번 대회 때 마다 오심으로 더 많이 울어야 하는 ‘우생순’ 여자 핸드볼이 있다. 

우리는 과연 그 이후 달라진 것이 있는 것일까.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잇달아 터진 파문들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매번 한풀이의 짐은 선수들이 짊어져야 했다. 우리의 지도자들과 고위 인사들은 이기는 것 만이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 처럼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은 늘 등한시 돼 왔다. 한을 잘못 해석한 데서 시작된 오류였다. 

쇼트트랙의 한도 마찬가지다. 파벌 파문으로 속앓이를 크게 해야 했던 우리 선수들. 과연 우리는 4년 뒤 그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수 있을까. 몇 사람만 희생양으로 날려 버린 채 또 같은 굴레로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한은 미래 지향적 정서다. 절대 내 자식에게 가난과 무식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노력하는 것이 한풀이다. 

체육계의 어른들은 우리 선수들이 맘껏 자기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춥고 배고픈 설움 참고 운동했던 한을 풀 수 있는 길이다. 더 이상 이기고 지는 것으로 한을 들먹여서는 안된다.


출처: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B33&newsid=01348086605992160&DCD=A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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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러시아 사태에서도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한(恨)이 퇴영적인 부정적인 정서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정서가 되길 바랍니다.


단순히 러시아를 미워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욕하는 빙상연맹 윗사람들과 다를게 없어지잖아요

엮인글 :

밀짚모자루피

2014.02.22 14:45:53
*.198.89.192

멋진 기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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