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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공부하고 늦게 집으로 가는데요..
그저께 엄마랑 통화하면서 귀가 중에 어떤 남자가 제 옆에 딱 붙어서 걷더라구요..
첨엔 같은 방향으로 가나 싶어서 좀 더 빨리 걸으니 그 사람도 더 빨리 걷는거에요.
너무 무서워서 엄마한테 모르는 사람이 따라온다고 그 사람도 들리게 이야기 했죠..
그랬더니 웃으면서 계속 붙어서 ㅠㅠㅠ 걷는거에요
거의 몸이 닿지는 않는데 남들이 보면 일행이나 연인쯤 되는 거리...
너무무서워서 아파트 다와갈 때쯤 엄마한테도 들리고 그 사람한테도 들리게
어떤 또라이가 따라온다고 크게 이야기 했어요 .. 그럼 안되는데 너무 당황해서..
그랬더니 돌아서 가고 저는 빨리 집으로 들어갔어요 아파트고 밑에 경비아저씨도 계셔서
그때부턴 괜찮긴 한데 엄청 무섭고 당황한 기억이었죠..
그리고 오늘.. 저녁에 조금 일찍 한 10시 쯤 넘어서 슈퍼에 들렀다 집에 가는데
집 앞 그 이상한 사람 만났던 그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저를 부르는 겁니다.
저는 순간 너무 놀라서 으아아악!! 하면서 엄청 크게 비명을 질렀어요.
순간 앞에 가던 사람도 뒤돌아서 쳐다봤구요..
절 부른 사람도 엄청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구요..
저도 너무 놀란 나머지 무슨 일이냐고 엄청 다그치며 물어봤네요 .. 그랬더니 그 사람이
제가 넘 놀라서 자기도 놀랐다고.. 사람들이 쳐다보네요^^;;; 이러면서
아까 슈퍼 들어가면서 부터 너무 맘에 들어서 봤다고 하더라구요..
그 분도 당황하셨는지 엄청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시는데.. 저는 그 분이 말을 다 하시기도 전에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맘에ㅜ_ㅜ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면서 막 뛰어와버렸어요...
그리고 집에 오니 얼마나 놀랐는지 땀을 막 흘렸더라구요^^;;
근데 진정하고 생각하니.. 아까 그 분 당황한 표정과 막.. 그런게 생각나는 거에요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 인상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조심스러우면서 당황한모습도 나쁘진 않았...응?? ^^;;
근데 그 분은 제가 진짜 이상한 여자 같았겠죠....??
혹시 그 분을 다시 만날 순 없을까요..
여기 올린다고 그 분이 보진 않으시겠지만...
혹시 맘에 들어서 따라간 적 있으신분.. 또 만나고 싶고 막 다시 그곳에 가고 그러나요...?
왠지 길에서 연락처 묻고 이런 사람 믿음이 안가요~
다른데서도 연락처 따고 다닐 것 같아서요 ㅋ
음.. 제가 여고2학년 때, 자율학습 마치고 밤 11시 넘어 집에 도착해서
열쇠로 달그락거리며 집 현관 문을 열고 있을 때였어요.
저희집은 연립 3층이었고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는데
당연히 옥상으로 가는 계단 쪽은 컴컴해서 잘 안보였죠.
그런데 그 계단에서 누군가 번개같이 제게 달려들더니
한쪽 팔로 제 목을 두르고 계단 밑으로 끌고 가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 순간 황당하게도 그 놈이 울 오빠라고 생각했어요..
한 살 차이, 연년생, 나의 일생의 웬수 친오빠요.
우린 연년생 오누이가 그렇듯 언제나 먹을 것과 장난감 등을 두고 늘 치열하게 싸워왔거든요..
레슬링은 기본이고 , 이불 뒤집어 씌우고 누르기, 팔 꺾기, 다리 꺾기 등등..
아주 아름다운 남매지간이었죠..
그래서 저는 그 놈이 제 목에 한쪽 팔을 두르고 저를 계단 아래로 끌고 갈 때 피식 웃음이 나왔어요.
심심했던 오빠가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거덩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오빠 오늘 고생 좀 해봐라' 하면서 순간 온 몸의 힘을 쭉 빼고 몸을 추욱 늘어뜨렸어요.
참고로 그 당시 저는 70kg을 훨씬 넘는 대한민국의 비만 여고생이었죠..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고 2의 책가방도 옆에 들고 있었고요..
갑자기 제가 힘을 빼고 축 늘어지니까 그 '오빠'가 갑작스런 그 무게에 살짝 당황해 하는 것 같더니
그래도 최선을 다해 끙끙거리면서 열심히 저를 계단 한 층 더 밑까지 끌고 가더라고요.
아마 엄청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속으로 엄청 웃었죠..
키득거리면서 오빠가 낑낑대며 날 끌고 가는 것을 조용히 비웃고 있던 저는
그 때 문득 제 목 주위에 둘러진 '오빠'의 팔뚝을 보게 되었어요.
제 오빠는 키 180에 60kg이 넘을똥말똥인 호리호리한 체형에 몹시도 안쓰러운 가는 팔뚝의 소유자인데
제 목에 둘러진 팔뚝은 제 오빠의 팔뚝이 아니었던 거예요.. 훨씬 굵었죠.
음.. 그 남자가 저에게 '오빠'라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저는 저의 터무니없는 오해에 그 순간 너무너무 빡치더군요..
그래서 간단하게 그 팔뚝을 제 목둘레에서 풀러버리고 "야이씨, 뭐야!" 라는 고함과 함께
그 자식을 계단 아래로 휙 밀어 버렸어요..
그놈은 안그래도 무거운 여자애 한 층 끌고 내려가느라 기진맥진 탈진 상태였는데
곰같은 여자애가 계단 밑으로 자기를 밀어버리니까 휘청 하고는 밀려내려가서는
차라리 잘됐다 싶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치더라고요..
그 남자를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버리고 나서
저는 일단 집으로 들어와서 대뜸 오빠 방에 쳐들어가서
영문도 모른채 잘만 자고 있는 오빠를 발로 몇 번 걷어 차주면서 화풀이를 했고요,
그 후로 며칠, 아니 몇 주 동안 그 남자를 다시 보게 될까 눈에 불을 켜고 다녔지만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었던...
그런 슬픈 기억이 있죠..
그 남자는 제가 사랑고백이라도 할까봐 절 버리고 도망친 걸까요?
소설 아니고 100% 실화예요..
또또님 글 읽고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