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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 오는 날 우산을 훔치는 것이 취미
왜냐하면 일단 성공률이 백프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디든지 들어갔다 하면 우산을 모아두는 곳이 있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훔쳐가도 크게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다시말해 우산을 방치하는 것은 일종의 절도 유발에 해당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함정을 파 놓고 인간이 빠져들기를 은연
중 기다리는 교활한 투사 -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무의식적 피학적 집단적 유희적 관습인 동시에, 이러한 경향성의 본질적 토대
를 파고들어 본다면, 야훼가 아담하와에게 '늬들 이거 먹으면 뒤진다' 겁을 줬지만 실상 그 금기명령의 속뜻은 닥치고 빨리 따
처먹으라는 그러한 원죄적 불가피적 인간적 역설적 본원적 반어적 모순적 진리의 비유적 은유적 우화적 설화적 표현인 바,
이는 또한 구약 신약의 대구적 수미쌍관적 상보적 균형의 이치에 의해 예수 주관의 최후 만찬에서 예수가 유다에게 '니가 그
새끼이니라' 해서 멀쩡한 유다에게 암시를 걸어서 아담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을 수 없었던 그러한 예언적 운명적 결정적
인 인간의 존재조건적 필연적 태생적 원죄를 반복적으로 강요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불행한 생래적 처지를 되새김질 하는 데
에서도 명백히 강조되고 있는 실정인 바, 그러므로 우산을 훔치는 행위는 한 개 인간으로서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 있
는 것이다
그리고 우산을 훔치는 짓은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
어떤 우산이 고급진 좋은 놈일지 삼초만에 스캔을 해서 훔쳐내고 나니 실상 살이 부러진 병신우산이었다거나 할 경우 이것은
마치 포레스트 검프에서 '인생은 초콜릿 상자에 든 초콜릿을 골라 먹는 것과도 같다' 라고 하는 그러한 장애인적 철학에 일치
되는 우연적 불행의 블랙 유머적 여유와 인생을 아둥바둥 살아 보았자 결국 개뿔 좃도 없다고 하는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예쁜 여자를 삼초만에 스캔을 해서 정욕적 탐욕적 피상적 동물적 일차원적 소유욕에 끄달리는 꼬라지를 다시한번 철학적 사
변적 윤리적 반성적 자기성찰적 태도로 돌아 볼 수도 있는 그러한 어떠한 말하자면 일상의 틈새에 숨어있는 매우 신선한 그러
한 기분전환적 청량제로서의 이를테면 가벼운 일탈적 위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우산은 원래 잘 잃어버리는 물건이기 때문에 내가 안 훔쳐도 어차피 그새끼가 잃어버릴 확률이 크므로 사실상 죄같지도
않은 죄이며 일종의 애교로 보아야 한다
그런 전차로 나는 비 오는 날 우산을 훔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