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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금요일 밤은 불 태워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은 마치 한 단어의 고유명사 처럼 자리잡아버린
희대의 줄임말,
그것은 바로!!!
불 금! -0-)!;;
한 때,
나 역시도 그말에 굉장한 동의를 하며
매 주 다가오는 금요일을 신나게 불 태워버렸던 때가 있었다.
지금에서야,
'훗. 정말 하얗게 불태웠군_ _); 손이 움직이질 않아... '
라는 말과 함께
결국 타는것은 금요일이 아니라
내 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_-;;
그땐 왜 그렇게 금요일만 되면 피가 끓고...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그렇게도 마셔 댔는지...
이제야 드는 생각이고,
다른분들도 대부분 동의(?) 하시겠지만...
나는 그때 무려!!!
피 끓는 스무살!!!!!!! - -)!!!!
때라서 그랬드랬었던 듯 하다.
사실 그렇게 고삐뿔린 망아지처럼 내가
매 주 금요일을 불 태울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은 금요일만 불태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ㅠㅠ;)
그 때 나는 혼자 살았다.
...;;
음;;
그래.
혼. 자. 살. 았. 다 *-_-*
그것도 20살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0-);;
갓 대학 새내기로 입학했던 나는 처음엔 기숙사 진입을 노렸지만 실패 ㅠㅠ)...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을 하나 얻어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치열했던 수능세대의 한 일원으로써
획일화된 입시교육과 잘못된 정부 교육방침에 항거하여 -_-+
그 표출 수단으로 술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나...... 는 개뿔;;
그냥 그동안 고생했던거 한번에 다 푼다는 심정으로 그런거지 뭐 - -;;;
암튼 정말
신나게 놀았고,
자연스레 우리집은 갈곳없는 자들의 아지트가 되었었다; -_-;;
얼마나 신나게 놀았냐면,
1학년 1학기 성적부터 요즘 잘나가는 류현진의 전성기 방어율 정도를 찍었으니;;
방학때 걸려온 조교누님의
'너 이대로 가면 2학년도 진급 못하니까 정신차려 -_-ㅛ'
라는 말을 궂이 귀로 확인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사실.
핑계는 아니지만,
뭔가 이상하긴 했다.
난 대학만 가면 세상이 다 편해질 줄 알았다.
자유.
의식.
주관.
생활력.
그리고...
< 어른 >
그것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에게
스스로 짠 - !
하고 찾아올 것만 같은 환타지를 꿈꾸고 있었나보다.
또,
조금만 더 오버해 보자면 마치 강의과목중에
'적어법!'
(적당한 어른이 되는 법-_-)
정도의 전필수업이 있을 줄 알았으나.
그것은 지금 다시 생각해보자면 천만의 콩떡이요 만만의 팥떡이었으니.
스스로 초래한 혼돈속에 빠져버린 나는
참으로 미래가 없는 철부지의 삶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가지 낙이 있었다면,
고딩시절 운좋게 배웠던 악기하나에 취미를 붙여서 (무슨 악기인지는 비밀 -.-;)
나름 학생밴드에 들어가 공연도 하고 청소년문화제와 같은 대회도 참여하고 했었는데,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음악동아리에 들어가 활동을 하게 되었다.
다행스러운건 -_-; 옆 동방 건물의
밤이면 밤마다 롹앤롤피스크래쉬샤우팅고성방가;-0-;; 를 지르는;;;
(실제로 그 동아리방은 입구에 해골이 그려져 있었음 >_<;;;)
무서운 데스락, 헤비메탈 음악을 하는 사람들처럼 과격한 동아리는 아니었고;;
나름 대중적인 카피곡들과 자작곡들로
모던락을 하는 동아리 였으니.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공연 초청을 많이 해줘서
(사실 보컬선배가 여자였는데, 미모가 아주 출중했다 =_=;)
여기저기 공연을 다니고,
끝난 후,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기쁨과 술에 젖어드는 재미 또한 소소하게 느낄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그렇게 나의 스무살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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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일카야 일카야!!"
"네? 선배? 저녁도 사주시게요 >_<?"
"그지색키-_-ㅛ 암튼, 이번주 금요일 오후부터 풀로 시간 비워놔라"
"네?? @_@ 왜요???"
"그날 저녁에 공연잡혔다. 저번 축제때 했던걸로 3곡 이어서 돌릴거니깐 내일부터 맞춰보자."
"아...... -_-;; 선배 저 그날 애들이랑 술한잔 하기로 했는데..."
"캭!!! -_-^ 그동안 내가 사준 술 한번 여기서 게워내 볼려??"
"_ _); 아;; 아닙니다;; 대기하겠습니다;;;"
하여서 -_-;;;
나는 금요일 밤 공연에 참여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이번엔 지금까지 많이 해왔던 다른 학교축제나,
학교측을 통해 들어온 홍보공연, 또는 타지역문화제가 아니라
시내 한복판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곳은 바로.
대한민국 쇼핑의 메카!!!
동대문의 기운을 이어받아 매일매일 의류상인들의 새벽을 깨우는 곳! -0-);;;!
여친남친과의 알콩달콩 첫 데이트를 앞둔 사람들이
주말에 꼭 옷을 사러 방문 한다는 잇 플레이스!! -0-);;; (그당시엔 진짜 그랬음;)
바로바로 그 동대문 쇼핑의 중심지에 설치된 무대에서
금요일 밤 공연을 하는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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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났다.
난 지금 음악에 빠져있다.
누구도 두렵지 않아, 왜냐구?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 -_-;; 쿨럭쿨럭;;
(중2병 패러디 죄송;;)
아무튼.
금요일밤의 열기에 맞춰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무대에 서는 사람들 입장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관객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 줄 때인데,
사실 거기엔 동대문 만한 장소가 없었다.
일단 젊은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게 많았고,
관광 온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고.
또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한번은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바라봐 주었다.
그 시선에 우리의 에너지는 업이 되어서
더 신나는 공연들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슨 대단한 전국투어 공연이라도 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냥 대학 동아리의 자잘한;;
그것도 메인이 아니라 게스트 공연이었음에도,
우리는 엄청 신나게 놀 수 있었고.
만족감과 함께 의례히 그랬던 것 처럼,
짐 정리와 함께(소정의 공연비를 들고;) 빨리 동방으로 가서
소주를 짝으로 들고 뒷풀이를 할 생각에 모두들 들 떠 있었다.
열심히 무대 뒷편에서 짐을 싸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톡톡 - 치며 인기척을 내었다.
"저기...요...... 혹시 일카? 아니세요? XX고등학교 나온... 아니니???"
"어?
......
어라, 누나?"
그곳엔
내 조금 더 어린 학창 시절.
슬픈 첫사랑의 그녀가
약간은 수줍은 눈빛과 함께
거짓말 처럼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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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네요 (_ _)
(사실 대표 눈팅족 답게 폰으로 눈팅은 가끔 하고 있었지만;;)
사실 이 이야기 서두는 진작에 써놨었는데,
시간이 없어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자유게시판 글 올리기를 눌렀더니
+_+ 아니;; 시간이 그리 지났음에도 자동복구가 되는 훌륭한 기능이???!!
그리하야 퇴근도 포기하고 삘받아서 올리는 것이니 돌만 던지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리며 ㅠㅠ
그리고 제 글이 늘 그렇지만, 재미없으시면 후속 이야기는 마음속에 묻는걸로... ㅠㅠ
아무튼,
뜨거운 여름을 보니 이제 정말 비시즌이 온 것 같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여름에 더 겨울이 기대되더라구요... ^^
뭔가 찜질방 불가마 앞에서 시원한 식혜한사발을 캬 - 하고 마시는걸 상상하는 느낌이랄까..
헝글분들 모두 건강한 비시즌 보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늘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곧 또 돌아오겠습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