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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링크 입니다.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7461445&mid=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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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땐 그랬다.
사랑이라고 이야기 하기엔
풋사과 처럼 풋내가 폴폴 나는 만남.
하지만 그 어떤 때 보다 설레었던 시간들.
하교길, 나를 기다리는 그녀와
교문 앞에서 마주치기만 해도 심장이 뛰고
집에 가는길, 손이라도 살짝 잡으면 온몸에 찌릿찌릿 전기가 왔던
그런 시간들 말이다.
그땐
그 시간들이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늘 그렇듯.
나의 첫 사랑은 이루어 지지 못했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 상황에 헤어진 것이라 스스로 위로 하면서.
그녀도 나를 그리워하고 기억해 줄 것이라 억지로 납득해보면서.
1년 후 다시 만날 날을 정해 두었었다.
하지만
물론.
1년 후 그녀는 약속 된 그 장소에
나오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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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카 : 와! 누나 정말 오랜만이다... 아니;;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누나 : 나야 잘 지냈지^^ 넌 변한게 하나도 없네...
일카 : 그런데, 그날 저 어떻게 알아봤어요?
누나 : 아니, 친구랑 옷사러 왔는데 누가 공연하는거야.
그래서 혹시 너 있나? 하고 봤는데, 진짜 너 있더라??
일카 : ......(이걸 믿어야 되나) -_-;; 정말요?
누나 : 응응 ^-^)
그날 동대문에서 우연히 만난 후 전화번호를 교환 한 우리는
그 다음주 쯤 서울의 흔한 어딘가에서 다시 만났는데,
예전에도 이런 패턴이었다.
이 누나에게는 무언가 묘한 구석이 있었다.
백치미? 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맹... 하다고 해야할지.
뭔가 신기하고 놀라운 상황이 일어났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예를 들면,
그 때 유명했던 새치(?), Ceci -_- 라는 이름이었나...
아무튼 그런 잡지가 있다.
10대나 20대의 패션잡지여서 주로 여자애들이 많이 보던 그런 잡지였다.
그런데 그 잡지에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중에
스타일 좋은 사람들을 찍어서 간단히 소개하는 그런 코너가 있었는데,
(주로 명동에서 많이 찍어갔음)
거기에 우리학교 사람이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놀라운 소식을 접한 나는 친구들과 함께
"우오오오오~ 이쁜가보다 +0+!!
동지들 어서 달려가서 구경합시다!!!"
하고 우르르 몰려가서
관심도 없던 패션잡지를 빌려서 봤는데,
그 누나였다 -_-;; (이거 진짜 정말 레알이다)
약간의 벙찐 공황상태가 찾아온 나는 정신을 수습해서
누나를 찾아갔다.
일카 : 아니 -_-;; 저기 누나;; 누나 잡지 나왔던데??
누나 : 응? 무슨 잡지?
일카 : 아니 -_-;; 아니;; 저기 새치... 새치 잡지 말야;; 길거리 피플;;;
누나 : 아...? 앗, 그거 맞다! 저번에 명동갔을때 누가 사진 찍었는데,
잡지에 써도 되냐 그래서 그냥 그러라 했지!
일카 : 아니;;-_-;;; 저기요 누나님아;;;
보통 그런거 찍으면 주변에 다 알리고 그러지 않나??
누나 : 거기서 보내준 책 저번에 받긴 받았는데
잊어먹고 있었나봐 *>_<*
이런 정도의 무덤덤?! 하다 해야하나...
암튼 설명하기 힘든 성격의 사람 이었는데,
또 의외의 곳에서는 잘 놀라고 감정변화가 심한 누나였었다.
함께 길을 가던 도중,
누나 : 꺄아악!!!
일카 : 아니 왯! 누나!! 무슨일이약!! - -)+
누나 : 저기 저기 닭장에 닭... ㅠㅠ...
일카 : 닭?
저 멀리서는 생닭 두마리에 5,000원 을 외치는
양계장 트럭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기는 치킨집 간판에 그려진 닭만 봐도 화들짝 놀랄 정도로
닭이 그렇게 무섭다고 했다.
물론 치킨도 못먹었다 -_-;;
대신 강아지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자주 분식집에서 데이트를 했던 우리는
우리 몫의 김밥, 떡볶이, 어묵 등등을 먹는 날이면,
1인분의 순대는 꼭 따로 포장해서 왔다.
누나의 앞 집 사는 강아지가 한마리 있었는데,
그 누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분식집 데이트를 한 날이면,
그 강아지에게 꼭 순대를 주었었다.
혹시 강아지에게 순대를 먹여보신 분 계신가? -_-;;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반응을 보게 될 것이다.
나를 본 첫 날,
그렇게 날 향해 샤우팅을 뿜어대며 짖어대던 녀석이었는데
순대 한조각에 그녀석은 나의 충실한 심복이 될 정도로
32비트에 맞춰 꼬리까지 흔들며 -_-;
순대, 특히 간 부분을 엄청 맛있게 잘 먹었고,
그렇게 강아지가 맛있게 먹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누나는 함께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거워 했었다.
(언제 한번은 집에서 삼겹살 구워서 강아지 갔다주다가 엄마한테 맞았다고도 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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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렇게
조금은 묘...- -)? 한 성격의 누나였는데.
3년여만에 다시 만났어도
그런 분위기는 여전 했다.
아무렇지 않게 계산없이 무심히 하는 행동들.
그 속에 나에게 없는 순수함들이 들어있었고,
나는 그런것에 더 매력을 느꼈는지
어린 마음이었지만
그녀를 참 사랑했었다.
그래도 그때랑은 좀 달라진게 있었다.
시간이 지나 만나기로 약속 했던
그 날 그 장소에서,
혹시라도 시간을 착각하진 않았을까
해가 어둑어둑해 질때까지 그녀를 기다렸고
끝내 나오지 않았던 그녀를 향한 나의 서운 함.
그런 서운함이 무기가 되었었는지...
난 어린마음에 그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보란듯 성공해서 나중에 멋지게 나타나야지 하는 유치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에서야 시간이 흘러 다 지난 일 인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다시 그녀가 눈 앞에 있으니
그때의 서운함이 '울컥' 하고 올라왔다.
그때와는 또 다른게
오늘은 술이 있었다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갈수록
우리 옛날에 참 좋았었지, 이런일도 있었지...
하는 말들 속에 숨겨진
"누나, 그런데 그날 왜 안나왔어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왔다.
그녀도 조금씩 취기가 올라오는 듯 했다.
술의 힘이었을까?
시간이 다시 좋았던 때로 되돌아 간듯 한 착각이 들어서 였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순간만큼은
그녀가 미웠던 시간들을 뒤로 두고.
이미 이곳에 우리가 들어온지도 3시간여가 지나고 있을 즈음에...
... 다시 그녀가 좋아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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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와서 그날 왜 안나왔냐고 물어보면 유치하게 생각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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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무 궁금하고 서운한데... 물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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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물어보면 괜히 앞으로 관계만 더 안좋아 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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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그거 땜에 힘들었던 시간이 얼만데...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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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아씨 모르겠다 마시자, 걍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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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생각과 고민이 내 속에서 충돌하고 있었던 때,
그녀가 조금은 취해보이는 채로 나를 불렀다.
누나 : 근데 일카야...
일카 : 어?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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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그런데 너 왜 그 날 안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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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을 안한다는 걸 눈치챈 누군가의 습격이 시작되려 하기에
전 이만 후퇴해야 될 것 같습니다-_-;;
(그래도 폰으로 눈팅은 계속되지만요!!)
모두 맛점 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