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17) 무주에 있는 웨스턴에 있는 평지에서 베이스로 활강하다가 스키어의 뒤를 받고 안면, 왼쪽 어깨로 착지를 했습니다.
착지하는 순간에 얼굴에 몇번 번쩍 번쩍 불꽃이 튀고 피까지 보이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아! 이런 이빨 나간거 아닌가?? 정신차리자마자 확인한게 이빨부터 였고 안면에 조금 긁혔고-나중에 보니 콧등부터 턱까지 주~욱 일자로 찰과상을 입었더군요.
제가 들이받은 스키어는 그냥 '괜찮죠?' '자기가 가는데 귀찮게 왜 뒤에서 받고 ㅈㄹ이냐' 표정으로 한번 묻더만 휭하니 가버리더군요. 어이없었지만 뒤에서 받은것도 있고 그 당시에는 왼팔이 잘못됐다는걸 깨닫기 전이었죠-,-
부딪치고 나서 이빨이랑 얼굴 상처를 확인하고 바인딩 풀려고 하니 왼팔을 못움직이겠더군요.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팔은 전혀... 겨우 오른손으로만 바인딩을 풀고 걸어서 평지의 끝단까지 걸어가서 힘도 못쓰는 왼팔은 제껴두고 오른팔로만 바인딩을 겨우, 대충 채우고 힐/토우 낙엽만 겨우 베이스까지 내려와서 의무실에 갔습니다.
의무실에 있는 아저씨가
"어깨 빠지셨네요".
"처음인가요?"
"네"
"사는 곳은 어디신가요?"
"어디어디입니다"
"아! 여기서 머네요. 그럼 여기서 응급으로 어깨맞춰드릴테니 돌아가셔서 꼭 정밀검사 받으세요"
"네-.-"
"처음 빠졌을때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평생 어깨 못 씁니다."
"네 (__)"
그러더니 왼팔 겨드랑이에 솜을 끼우고 다른 의무원이 왼팔 어깨죽지에 붕대로 잡아올리고 팔을 쭈욱 빼는듯 하더니 곧이어 "우두둑" 소리가 나더니 팔이 편안해 지더군요. 어깨 맞추기 바로 전에는 팔에 조그마한 경련도 일어나고 피가 안통하는지 왼손이 검게 변하면서 붓기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맞추고 나니 피가 통하는 느낌이 들더니 편안해지더군요. 맞추고나서 거의 미라수준으로 왼팔을 붕대로 묶어버리더군요. 손만 움직일수 있게 하고..
사고나고 나니 많은 생각이 나더군요. 왜 사고가 났을까?
첫번째는 무리한 라이딩 이었죠. 오전내내 설천,만선을 오가며 좀 많이 탄 상황에서 점심먹을 시간을 넘겨서 좀 급하게 내려온다는게 사고 직전의 대박 미끄러짐에도 불구하고 바로 일어나서 활강을 했는데.. 그만..
두번째는 방심이죠. 마침 사람도 별로 없고 평지여서 평지에서 멈추면 바인딩 풀어야하니까 그냥 바로 활강으로 가자. 근데 거기서 그리 빨리 스키어가 숏턴을 그리면서 올줄이야..
세번째는 데크 베이스로 활강입니다. 아무리 평지여도 에지걸고 가면 순간 대응이 되었을텐데 데큰 베이스로 온몸에 힘도 뺀 채 달린게 대응이 힘든 이유였습니다.
에고 지금은 팔고정대 하나만 하고 있습니다. 의사는 6주는 해야 한다고 하네요. 시골동네라 그런지 MRI 찍으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네요.
다들 안전 보딩하시고 아이스반 조심하세요. 사고전에도 아이스반에서 대박 미끄러진적이 많아서..
저는 1월까지는 쉬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