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키장에서 뜻하지 않은 큰 사고를 당해서
헝글보더님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보드 2년째로 잘타는 보드님들 실력과는 비교안되겠지만
그래도 제 몸 하나 건사할 만큼은 탑니다..
올 시즌에는 회사업부상 대관령쪽 일이 있어서
용평에서 많이 탔구여...
사고는 이번 1월 21일 토요일 오후 3시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를 타려고 마지막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포근해서
설질은 정말 최악이였습니다...
아마 그날 레인보우 타신분들중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특히 레인보우 파라다이스 슬로프의 정상부근은
좁다란 슬로프가 가운데는 완전 빙판이였고
양쪽가에는 보드로 파인 눈들이 쌓여
굉장히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사고가 많아서 곳곳에 부상자들 패트롤에 실려가고
그때까지도 정말 남 얘긴줄만 알았습니다...
곤돌라 기다리는데도
먼저 타고 내려온 사람들이 슬로프 너무 위험하다며 말리더라구여...
그말을 듣지 않고 보드 한번 타겠다는 욕심에 곤돌라를 탔고
저는 정상에서 한 50미터 되는 지점에서
빙판에 미끄러져 일자로 꽈당 넘어졌고
넘어지는 순간 허리는 빙판에 부딪혔고
그후로 한 30분동안 슬로프 가장자리로 이동해
누워있는데 정말 손가락 하나 꼼짝할수 없었고
거의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
다행히 친구와 주위사람의 도움으로 패트롤 구조대에 실려갔고,
저는 침대에 한참 누워서 의무담당자를 기다렸습니다.
의무담당자는 저보고 가벼운 염좌라며 괜찮다고 나가도 된다고 했고
전 도저히 걸을수가 없다고 했더니
염좌일경우 처음에 통증이 좀 있을수도 있지만 괜찮다고 하더군여..
의무실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저는 너무 아파서
그 길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날이 토요일이라 마땅히 병원에 가기도 그랬고
가벼운 염좌니깐 파스만 붙이면 되다는 말에
주말은 집에서 누워있다가
점점 온몸에 열까지 나고 허리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자
월요일 아침일찍 정형외과에 갔는데
의사가 엑스레이를 찍어보더니 허리가 부러졌다고
당장 MRI찍어보자고 하더군여
MRI결과 12번 척추가 20% 파열되서 전치 8주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의사말에 어떻게 이지경이 될때까지 방치했냐고 황당해 합니다...
그날로 입원해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회사도 병가를 내고 못나가고 있는 상태구여...
처음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수습할 생각 전혀 못했구여
지금도 입원해서 침대생활이지만
조금씩 몸을 추스리고 정신을 차리다 보니
주위에서나 제 생각으로도 이건 명백히 스키장의 슬로프관리 책임소홀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길가다 빙판길에 넘어진것도 아니고
엄연히 눈위에서 보드를 타겠다고 스키장에 간것인데
스키나 보드타는 슬로프를 눈도 없이 빙판을 만들었다는것은
보드나 스키어들에게 살인행위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제가 실력이 되서 속도를 냈거나 트릭이라도 부리며 탔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습니다..
안그래도 레인보우 정상이 폭이 좁은데다가
반짝반짝하게 빙판이길래
완전 낙엽으로 조심해서 타다가 얼음에 미끄러진것입니다.
1월 21에 레인보우 타신분들은 아마 기억하실겁니다.
속도는 낼래야 낼수도 없었고
정말 잘타는 사람들도 거의 줄서서 기어가는 분위기여
물론 남들 다 잘 내려갔는데
저만 넘어졌으니 제가 운이 나쁜탓도 있겠지여..
하지만 아무리 능숙한 보더라도 보드타면서 한두번 넘어지는 일은 허다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스키장에 눈이 약간이라도 깔려있었다면
그렇게 뒤로 한번 넘어졌다고
척추가 파열될지경까지 갔겠습니까?
넘어지는 순간에 얼음에 허리가 부딪힐때
뚜둑하며 뭔가 부러지는 소리도 분명 제 귀로 들었구여..
그렇게 스키장 설질이 최악이면서
스키장은 그냥 앉아서 사람만 받으면 다입니까?
당연히 슬로프 관리를 해서 최악의 사고에 대비 하는게
스키장 측의 의무 아닙니까?
지금 제가 말하는 설질은 눈의 퀄러티를 말하는게 아니구여
빤짝 빛나는 빙판을 만들어놓고도 방치한 스키장의 관리부실에 대해 지적하는것입니다.
특히 스키나 보드는 자칫 한번의 실수로 치명적인 정형외과적부상을 당할수 있는 위험한 운동이기에
스키장측에서 푹푹 쿠션있는 슬로프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넘어지면 그대로 황천길인 살벌한 빙판슬로프를 방치한다는것은
고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살인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두번째 의무실에서도
허리가 부러진 사람한테 괜찮다고 돌려보내고
정 아프면 파스붙이라는 말 밖에 안하고
의사말에 조금만 늦거나 많이 움직여 하반신 신경을 건드렸으면
하반신 마비 됐을거라는 말에
정말 온 집안 식구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보더님들께 도움을 구하고자합니다..
저 같은 경우 용평 스키장측에
슬로프 관리 부실의 문제와
의무실의 대처방안에 문제가 있으며
이번 부상에 대해 보상을 받고자 합니다...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보더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여 헝글 보더님들도 절대 안전보딩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