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타임 대명에서 타다가 받혔답니다.
일어나보니 병원 응급실이고 또 일어나보니 집입니다.
중간중간 쪼금씩만 기억나고 거의 블랙아웃입니다.
만약.....저랑 같이간 이제 보드 막 시작하는 학교 후배가 헬멧 잘 안맞는다고 저 그냥 쓰라고 해서
제가 썼었는데, 만약 헬멧을 후배에게 빌려주었었다면.....?
살아있는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후배도 많이 놀랐답니다.
제가 1시간 동안에 같은 질문을 서른번쯤 하더랍니다......그것도 기억 안나요.
...솔직히 쪽팔려 죽겠습니다.....ㅠ.ㅠ 그 후배랑 보드타러 가기 전에 후배한테 가장 강조한게
안전이고 안전 교육만 한시간 넘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ㅠ.ㅠ
제가 엉덩이쪽으로 주저 앉았고 뒤에서 무서운 속도로 쏘시던 분이 정지를 못해서 받혔고 제가 잠깐
고통스러워하다가 멀쩡하게 일어나서 다친데 없으시냐고 여쭤보고, 서로 전화번호 교환하고
재즈 중단부터 베이스까지 멀쩡하게 타고 내려와서는 횡설수설 시작....의무실....버스....병원...
이랬다는데....사고나기 전에 리프트 탄거랑 몇시쯤에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났는지, 제가 라이딩
하다가 자빠진건지, 트릭하다가 랜딩 실패로 넘어진건지, 여하간 왜 충돌이 생겼는지 전혀 모르겠고
그리고 어떻게 의무실에 갔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옷 갈아입고 짐 챙기고 셔틀을 탔으며,
어떻게 병원까지 가서 진료 받고 계산했는지
......
새까맣게 기억 안납니다.....--
저런 순서로 진행 되었다는 후배의 말을 듣고,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진짜 답답하고 화나고
공포가 엄습하네요...
CT결과 머리쪽에 출혈은 없으나 뇌진탕으로 생각되니 외래진료 한번 더 받아보라고 했다는군요....
응급의학과 의사선생님이 이병진씨랑 얼굴, 목소리가 굉장히 닮았었다는 기억밖에는 없네요....
그렇게 뇌진탕이랑 허리쪽에 약간의 타박상, 입고있던 아이스하키 져지 허리부분 조금 찢어진 것...
이만하길 천만 다행입니다.
황천 문턱 밟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니.....앞으로 조심 또 조심해서 타고, 좋은 일 많이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헬멧 스캡용 캐픽스입니다.
헬멧 멀쩡하네요.^^ 원래 헬멧은 큰 충격을 받을 때 깨지면서 충격을 분산시켜야 한다지요?^^
캐픽스 다들 안전성은 별루다라고 하시는데, 뭐..레드나 지로 쓰고 있었으면 하나도 안 다쳤을
수도 있지만...
안쓰고 있었던 것보다는 백배 천배 만배 나았네요...
캐픽스 스켑용 5만원도 안합니다. 헬멧 성능 좋은 것 들 비싸야 10만원입니다.
술한번 참으시고, 옷 한 벌 참으시면 목숨하나 건지십니다.
제게 충돌하신 그분 조금전에 통화중에 완전 긴장모드라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던데,
혹시나 다치신데 없으시냐고 여쭤보니... 별거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시던데.....
아프신데도 안아프신 척 하시는 거 아닌지 심히 걱정되네요...
피해자라고....해야되나요....참 어색하지만...제가 피해자 입장인데....그분 달래드리느라
힘들었습니다.ㅎㅎ 사실 저 그분 얼굴도 무슨 옷을 입고 있었는지도, 목소리도, 그 어느 것도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정준호 술먹고 필름 끊겼다가, 그 다음날 회사 출근했는데 여직원에게 뺨맞는 숙취해소 드링크CF
그느낌....이제 조금 알 것 같네요...ㅎㅎ
헝글 여러분, 느낌나게 잘타시는 것도 좋고, 멋진 옷 입으시는 것도 좋고, 뽀대도 좋고, 다
좋습니다.
그러나, 살아 있어야 그런것도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자기 목숨 조금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사고란 순식간에 대처할
시간도 주지 않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낼 수도 있으므로, 가해자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해 볼 때 피해자 가해자 둘다 피해를 최소화 시키려면....
꼭 보호장구 다 하시고.....헬멧!!!!! 꼭 쓰셔야된다고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니다~~~~^^
언제나 안전보딩하시고 건강하세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