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에서 12월 16일 일요일 주간보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배고픔도 참아가며 안흥찐빵 몇개로 때우고,
열심히 보딩중이었죠. (아! 헝그리 보더의 배고픔이여.)
오늘따라 자세가 이상한건지 발도 아프고, 턴도 잘 안되고.... 설질도 맘에 안들고..
아무튼 좀 이상했습니다.
그리곤, 오후 2시쯤
지금 부터는 같이간 일행의 증언에 의해 알게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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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려간 제가 슬로프 중간에 대짜로 누워 있더랍니다.
제 옆으로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더랍니다.
그리곤 잠시후에 일어나서는 슬로프 가장자리로 가서 40분 가량을 쉬었답니다.
'나 심하게 넘어졌어?' 이소리를 무한 반복하면서.....
그리곤 이내 일어나서 다시 보드를 타고 밸리 베이스 까지 내려왔답니다.
그리고 의무실을 들러 병원에 가서 CT를 찍었더랬죠.
의사 말이 필름을 봐선 이상이 없으나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답니다.
다시 스키장으로 돌아와서는 렌탈한 보드를 반납하고,
여행사 셔틀을 타고 서울로 돌아오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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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부터 기억이 있습니다.
버스에서 자다가 깨어났는데.
내가 지금 스키장을 가는건지,
집으로 돌아가는건지 가물가물 한겁니다.
시계를 보니 저녁 7시를 넘겼더군요.
그리곤 밀려드는 허무함 도대체 오늘 하루를 무엇을 하면서 보냈단 말인가?
술먹고 필름 한번 끈겨 본적없는 나인데.
이건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겁니다..
그다음날 큰병원에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의사 쌤 말씀이 " 그럴수도 있어요. 걍 돌아가세요. "
진료비로 15,000원 이나 냈다구 좀더 성의 있게 봐줘!!!
머 이상 없다니 다행이긴 한데..
내 6시간은 도대체 어디 간거야?
한줄요약 : 하이원에서 넘어졌는데 6시간동안 기억이 없다.
결 론 : 헬멧을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