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겨울이 주는 눈을 좋아하고, 보드도 좋아하는 휘팍의 한 시즌권자 입니다.
이렇게 까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제가 겪은 패트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난 2월 28일 야간에 호크슬로프 보딩을 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상대편이 다른 보더나 스키어가 아닌 다름 아닌 패트롤 이였습니다.
제가 슬로프에 사고난 당시에 충격으로 슬로프에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그때 정신을 차리니 눈앞에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남자패트롤 대원이 있었습니다.
머리를 슬로프에 부딪힌터라 너무 어지러워 고개도 못 들고 그렇게 계속 누워있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도대체 누구랑 사고가 난거냐고.
그랬더니 남자패트롤께선 여자패트롤대원과 사고가 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자패트롤과 저랑 사고가 났던 여자패트롤의 부축으로 슬로프에 간신히 앉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 때 남자패트롤분께서 '일어서서 내려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보드타고 내려가실 수 있겠어요?'라고 물으시더군요.
근데 사고 당시 충격 때문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못 갈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의무실로 갈거냐고 묻길래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더니,
저랑 사고가 난 여자패트롤분께서 "어떡해~"이런 표정으로 남자패트롤을 쳐다보시더군요.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들것이 왔고 들것에 실려 스노모빌로 의무실 앞까지 간 다음 패트롤분의 부축을 받아 의무실에 들어갔습니다.
무릎에 힘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아팠기 때문에 종아리와 허벅지 중간부분까지 반깁스를하고
허리가 아파서 파스 좀 붙여줄 수 없냐고 물어봤는데 붙이는건 없고 뿌리는것만 있다고 해서 허리에 파스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사고 경위서를 쓰는데
그 남자패트롤께서 그러시더군요. 패트롤 대원이 호크슬로프를 내려가는데 제가 스키플레이트 테일을 타고 올라갔다고.그래서 사고가 난거라고 하더군요.
근데 전 사고가 났을 당시에 누구와 부딪혔는지도 모르고 사고가 난 터라서 기억이 없다고 말했더니 패트롤께선 슬로프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면 순간적인 기억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런줄로만 알고 사고 경위서를 작성했습니다. 슬로프에서 봤던 패트롤 두분은 가시고
유용현이라는 다른 패트롤께서 오셔서 명함을 주시고 무슨일 있으면 연락달라고 하시고 몇일 있다가 바로 연락을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장비를 들고 방에 들어와서 보니, 상황은 그게 아니였더군요.
장비를 보는데 오른쪽 바인딩 뒷부분 스테인레스 부분이 깊게 패였고, 그 옆으로 쭉 데크 탑이 50cm가량 긁혀져 너덜너덜 하게됐더군요.
제가 패트롤분의 테일에 올라갓다면 데크 베이스에 있어야 할 사고 흔적이 왜 탑이 있냐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패트롤분의 테일
에 올라가서 사고가 난거라면 저는 패트롤을 분명히 봤겠죠. 근데 저는 어느 누구도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트 테일에 올라간게 아니라 패트롤의 스키 노즈가 제 바인딩에 부딪히고 나머지 한쪽 플레이트는 데크를 긁어버린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명함을 주셨던 유용현이라는 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고경위서를 다시 써야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알겠다고 하시고 다음날 다시 연락 달라고 하시길래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보니 몸상태는 더 심각해져서 타인의 부축없이는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남자친구가 다음날인 29일에 그 분께 연락을 하고 장비를 들고
패트롤 사무실에 가서 사고 경위서 다시 작성해야할것 같다고 했더니
걱정말라고.그런거 상황번복하지 않는다는 말만 했지 사고 경위서는 다시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정형외과를 찾아가 X-ray를 찍고 진료를 받고, 지금까지도 물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병원 진단결과는 요추와 무릎관절 근육타박과 근육염좌이고
갈비뼈엔 실금 2개가 간 상태입니다. 몸은 치료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휘팍패트롤에 대한 이미지는 어떻게 해야 되는걸까요?
지금까지 상태가 어떤지.괜찮냐는 전화 한통이 없는 패트롤분의 안일함에 쓴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저도 누군가가 치고 가면서 머리부터 떨어진 적이 있는데, 헬멧을 쓰고 있어서 기절은 안한 덕분에
쫓아가서 잡은 적 있습니다. 웃긴건 지가 치고 간것도 모른다더군요(완전 구라). 다친데가 없어서
억지로 사과만 받고 보내줬드랬죠. 저도 혼자 타기 때문에 내 안전은 내가 챙긴다라는 생각으로
보호장비 확실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