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고정술 시행 1시간 뒤.. 아직 척추마취가 덜풀렸네요 ^^;


안녕하세요
1월 1일에 왼쪽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글을 올렸었습니다.


여러분의 따스한 댓글과 애정어린 조언에 정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일단 현재까지의 경과를 올리겠습니다.
1월 1일(금) 사고 후 집으로 귀가, 1월 2일(토) 경희 의료원에 ER로 들어가 임시 조치를 받고
1월 4일 (월)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와 MRI, X-Ray를 찍었습니다.
진단 결과는 왼쪽무릎의 오른쪽 측부인대를 물고있는 뼈가 깨진 상태였구요, 그 외 여러 잔 금이 발견되었습니다.
무릎이 너무 부어있어 인대는 잘 보이지 않으나 전방십자인대와 측부인대의 파열이 의심되는 상태였습니다.

움직이면 위험하기에 일단 입원을 하여 금속고정술을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1월 4일 (월) 22시에 입원하여 1월 6일 (수)에 수술로 금속고정술을 시행하고 일주일만인 오늘 1월 13일 (화) 퇴원하였네요..^^
병원에서는 체온이 계속 37.0 ~ 38.5도로 미열이 있었습니다.

향후 일정은 뼈가 붙는것을 보고, 부기가 빠진 후 인대 재건술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운동은 굽혀진 무릎을 쭉 뻗는 운동, 누워서 다리를 드는 운동을  하루 500개 이상 하면서
허벅지의 힘줄을 키우고 무릎 관절을 굳지 않게 만들려 노력중입니다.



이번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께요.
불과 2주전만 해도 붕붕 날라다니며 원에리니 쓰리니 신나게 돌리던 제가
하루아침에 누워만 있게되었습니다.

진짜 일주일은 딱 버틸만해요.
힘들어도 이 악물고 고통참고 누워있을만한데,
일주일이 지나면서 이제 누워있으면 엉덩이가 아프고
수술한 부위가 욱신욱신거리고 진통제 맞으면서 잠만 자고 밥먹고 또 자고 하게 됩니다.
붓기를 빼야 하기 때문에 앉지도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다니고 24시간중 22시간 이상은 누워만 있는데요
머리맡에 토플책과 물리학책을 놓고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누워만 있어야 하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바늘로 찌르는 고통때문에 책 한글자 보는것도 쉽지 않더군요.

이때가 정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듭니다.
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되었냐는 생각도 막 들고
밖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건강한게 굉장한 축복' 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건강했을때는 무시하던 '하나님의 구원'같은 것이라도 너무 기대고 싶구요
고통에 쓰라리면서 병원 침대에 누워 이불보를 뒤집어쓰고 눈물도 찔끔찔끔 흘립니다.

앞으로 6개월이라니..
겨우 2주도 못채웠는데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럽고 서러운데
6개월을 어떻게 버틴다는건가..
대학 신입생의 꼴이 이게 뭔가..
너무 나약해집니다. 약해져요.
공부도 운동도 그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래요.

이제 퇴원도 했고, 고통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대학 신입학가지 2개월 여가 남아있는데, 부서져버린 다리를 부여안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서 힘든 나날이 될 수도 있고, 부족한 영어를 채우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죠.

앞으로 재건술이라는 큰 수술도 앞두고 있고
또 입원도 하고 고통에 쓰라리겠지만
겨우 무릎인걸요.
저는 겨우 왼쪽 무릎을 다쳤을 뿐입니다.

병원을 다니다 보면 굉장히 아프신 분들이 많습니다.
수술만 수십번을 하신 분, 척추를 다치신분, 오른손을 잃으신 분, 영구적으로 하체를 잃으신 분....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어리광이겠죠.
겨우 일주일 입원하고 이렇게 앵앵거리는데 어떻게 병원에 300일, 600일씩 계시나 싶더라구요..

아무튼, 이번 부상으로 많은걸 잃기도 했지만
반대로 매우 큰 걸 얻었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가족을 돌아보고, 주위를 돌아보며, 어려운 분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요..
앞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봉사도 꾸준히 하면서 살겠습니다.

여러분 건강이 최고입니다.
잃은뒤에 후회하지 마시고, 작은 안전수칙을 꼭 지켜주세요...
이만 저는 물러갈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s 297만원 나왔습니다..  안전보딩 -_-;;

2010.01.13 08:23:20
*.38.92.69

힘 내세요!
화이팅!!!!!

2010.01.13 18:40:13
*.157.32.58

저도 작년에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끊어먹고, 재건술 받았습니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병원에서 창밖으로 평범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저렇게 멀쩡하게 걷는것조차 큰 축복이구나 싶더라구요.

재건술 하시기 전에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아는 부분에 한해서는 답변해드리겠습니다.

2010.01.13 20:14:31
*.71.81.79

네, 감사드립니다!
저도 힘내서 치료받고 재활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혹시 궁금한거 생기면 이 게시판으로 질문드릴께요.
감사합니다 ^^

2010.01.19 10:08:11
*.104.250.36

이런글은 많은 분들이 보셔야 하는데 ㅠㅠ

재건술 원활히 진행되길 빌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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