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에 팔이 부러져 수원 아X대학교 병원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아
금속판을 팔뼈(요골,척골)에 대놓았는데
얼마 전 보드 타다 넘어지면서 팔을 땅에 짚어 집 근처 병원에 갔습니다.
요골측 금속판이 아주 약간 휘고 뼈(요골)가 부러진 상태인데 재수술은 필요 없고
뼈진이 나오면 다시 붙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소형 정형외과에 몇개월씩 다니다가 뼈가 붙지 않아 나중에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수술을 받았다는 사례들이 생각나
작년에 수술을 받았던 수원 아X대학교 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았습니다.
거기서는 휘어진 금속판을 빼내고 금속판을 다시 박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뼈진이 잘 나오지 않을 경우 골반뼈에서 뼈를 이식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요.
저는 대학병원을 신뢰하고 있었고 작년 수술 결과도 만족스러워
수원 아X대학교 병원에 대해 거의 맹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그 뒤 집 근처 정형외과에 가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얘기하니까
의사가 의아해 하더군요.
금속판이 약간 휘긴 했지만 손상되지 않고 뼈를 잘 잡고 있어서
뼈진만 나오면 붙을 텐데 굳이 수술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요.
하지만 당시 전 대학병원을 훨씬 신뢰했고 휘어진 금속판이 나중에 문제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수술을 그냥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일 뒤 아X대학교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수술 전에 수술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도 분명 휘어진 금속판을 제거하고
새로 금속판을 박는 걸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
수술대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는데 담당 교수가 그제서야 다른 소리를 하더군요
'열어 보고 휜 금속판의 고정이 불안하면 휜 금속판을 제거하여 다시 금속판을 박고
금속판 고정이 잘 되어 있으면 휘어진 금속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위에 XX(뼈와 비슷한 성분이라 들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음)만 뿌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수술량을 최소로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 얘기를 수술 전에 들었더라면 전 당연히 수술을 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겠지요.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 들은 얘기도 있었고
부러진 쪽에 통증도 전혀 없어서 고정이 제대로 되어 있는 건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수술 직전 긴장된 상태라 "이제 와서 이게 무슨 소리?" 하고 당황하기만 하고
수술을 그만 두겠단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마취를 당했습니다.
(한시간 내의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면서도 전신마취를 하더군요)
마취 전까지의 시간이 좀 더 길었다면 좀 더 생각해서 수술 중단을 결정할 수도 있었겠지만
의사가 수술 내용을 번복하고 나서 마취까지는 채 30초의 시간도 되지 않았습니다.
30초 수술 직전에 긴장한 제가 수술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리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술이 끝나고 의사가 말하길 '다행히' 금속판 고정이 잘 되어 있어
(당연하겠죠. 금속판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아주 조금 휘었을 뿐이었으니까요)
금속판을 그냥 두고 XX만 뿌렸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의사에 대해 거의 맹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짓 정보(혹은 사실의 절반만을 환자에게 알려 줌으로써)로 환자를 수술로 유도하고
수술 직전에, 환자가 수술을 포기하지 못할 상황에서 실제 수술 내용을 알려준 것이더군요.
대학병원 의사에 대한 배신감과 동네 정형외과 의사를 믿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몰려왔습니다.
의사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수술을 결정한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거짓 정보(혹은 사실의 절반만을 환자에게 알려 줌으로써)로 환자를 기만하여
환자를 수술로 유도한 건 불법에 가까운 행위 아닌가요?
수술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마취 30초 전에 수술 내용을 번복하여 알려준 것도 정말 이해가 안 가구요.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의사의 농간에 빠져서 했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니 신경쓰지 마시고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해서 알려준 것 같은데요..전 병원 다녀보면 동네병원 의사쌤들이 짬밥이 장난 아니라 더 신뢰가 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