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541900&code=61181111&sid1=ent&cp=nv2
국민일보
아래 원문
[친절한 쿡기자] 장미인애씨, 허위 기사라니 유감입니다
장미인애(31)씨가 쇼핑몰 제품의 가격 논란으로 마음이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허위 기사라고 주장하면서 기자의 이름을 지목할 정도면 얼마나 복잡한 마음이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최근 국민일보로 입사한 엄지영
인턴기자의 기사였습니다. 지목을 받았으니 대답이 있어야겠죠. 우선 처음 보도한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려 상황을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엄 기자는 지난 9일 장씨가 대표로 있는 쇼핑몰 ‘로즈 인 러브’의 제품 가격을
놓고 인터넷에서 벌어진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엄 기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패션 정보공유 카페에서 논란을 접했습니다. 의류나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모여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니 어느 쇼핑몰이든 입방아에 오를 수 있습니다. 장씨의 쇼핑몰도 예외는 아니었죠. 엄
기자는 게시판으로 쏟아진 의견을 종합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의견 중에는
“탈세를 위한 쇼핑몰이 아니냐”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도 많았습니다. 장씨의 과거와 관련한 오명을 앞세운 험담도 있었죠. 당연히 기사 내용에서
모두 배제했습니다. “가격이 비싸다”는 보편적인 수준의 의견만 실었습니다. 비록 한 줄이었지만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틈틈이 나왔던 반론도
담았습니다. 아래는 당일 오전 10시40분쯤 처음 보도한 기사의 제목과 원문입니다. 왜곡하지 않기 위해 처음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원피스 한
장에 130만원!… 장미인애 쇼핑몰 가격 논란
배우
장미인애(31)의 쇼핑몰이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다는 것이다.
장미인애의 쇼핑몰에서는 9일 오전 현재 핑크셔츠
원피스를 13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른 여성 옷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비슷한 원피스의 가격은 5만3000원이다. 장미인애의 원피스가 무려
26배 비싸다.
장미인애 쇼핑몰에서는 그 외에도 꽃무늬 원피스는 102만원, 호피 셔츠 원피스는 130만원에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터무니없니 비싸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인터넷에는 “세상물정 몰라서 저러는 듯” “뒤에 0을 하나 빼야 되지 않을까” “저걸 누가
사지”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개인 쇼핑몰이 비싸게 팔든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도 있다. 장미인애는 지난 7일 자신의 이름을 딴 로즈 인 러브라는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전문 끝)
의류는 고부가가치 상품입니다. 하지만 100만원대면 고가입니다. 작은
금액이 아니죠. 가격 논란이 벌어진 이유입니다. 더욱이 장씨의 쇼핑몰에는 제품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주문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은커녕 보통의 쇼핑몰처럼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는 시스템만 있었죠. 기성복인지 맞춤복인지 알 길이 없는 소비자에게 100만원대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는 가격대입니다. 가격을 꼼꼼히 따져 구입하는 똑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물여섯 배나 저렴하지만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까지
발견됐습니다.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쇼핑몰 관계자는 다음
날인 지난 10일 국민일보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해명하기 위해서였죠. 엄 기자의 멘토 역할을 맡은 제가 전화를 대신 받았습니다.
“쇼핑몰의 모든 제품은 고급 원단을 사용해 주문을 받고 제작하는 맞춤복으로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으며 100만원대 제품도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사 삭제 요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청을 받아들이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논란을 묵살한
꼴이 되니 삭제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신생 업체로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비난 여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제목에서 금액을, 본문에서
업체 이름을 뺐습니다. 관계자의 해명도 실었습니다. 아래는 같은 날 오전 11시37분 수정해 보도한 기사의 제목과
원문입니다.
“이거 너무 비싸지 않아요?”… 장미인애 쇼핑몰, 가격
논란
배우 장미인애(31)의 쇼핑몰이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나왔다.
장미인애가 론칭한 쇼핑몰은 9일 오전 핑크셔츠 원피스를 13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꽃무늬 원피스는 102만원, 호피 셔츠 원피스는 130만원이다. 의류 제작 및 판매 방식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100만원대의 가격은 과하게
비싸다는 것이다.
핑크셔츠 원피스와 비슷한 디자인을 5만3000원에
구입했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뒤에 0을 하나 빼야 되지 않을까”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미인애는 이 쇼핑몰의 대표다.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영문으로 바꾼 패션 브랜드다.
이 쇼핑몰은 기성복이 아닌 주문제작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다른 의류보다 가격이 비싼 이유다. 업체 관계자는 “아직 판매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 방법이 알려지지 않아 오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 끝)
하지만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장씨가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서 기자의 이름까지 언급해 “전혀 확인된 사실이 없는 기사”라며 허위를 주장한 겁니다. 아래는
장씨가 인스타그램에 작성한 글의 전문입니다. 지금은 삭제됐습니다.
저희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올리지 않습니다.
아직 공장을 거치지 않은 오더메이드 제품들과의 가격 차이는 물론 있습니다. 저희는 전혀 확인된 사실 없이 국민일보 엄지영 기자님의 기사를 보고
글을 남깁니다.
저희와 비슷한 옷의 원가 말씀하셨는데 저희 원단의 가격은 그 이상인 걸 말씀드립니다. 전 절대 장난으로 일을 하지
않습니다. 공장을 거쳐 나온 옷은 당연히 단가가 내려갑니다. 오더메이드는 맞춤제작을 하기 때문에 저희 쇼룸에 분명 방문해 주셔야
하고요.
저흰 사입 쇼핑몰도 아니고 순수 제가 직접 원단시장을 돌아다니며
모든 원단을 고르고 부자재를 제작하고 직접 고르고 모든 걸 제작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힘을 빌려 일하지 않았습니다. 믿기 어려우시다면 제가 잘
되길 바라시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만 저의 옷을 사랑하고 함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하는 순수한 제 마음을 짓밟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문 끝)
장씨는 엄 기자의 기사를
허위라고 주장한 근거로 대량생산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주문 수제작 방식과 원단의 가격을 속이지 않은 자신의 순수함을 들었습니다. 마치 엄 기자가
‘기성복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았다’거나 ‘원단의 재질이나 가격을 속였다’고 보도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엄 기자가 다룬 내용은 소비자의
의견입니다. 처음부터 허위를 주장할 대상조차 아니었죠.
소비자가 어느
제품을 놓고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진실과 거짓의 문제가 아닙니다. 원단이 고급이든 디자이너의 솜씨가 좋든 제품에 매기는 부가가치는 판매자의
몫입니다. 10만원대로 팔든 100만원대로 팔든 모두 판매자의 마음이죠. 하지만 그 가격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소비자는 지불할
가치가 충분한 제품에 지갑을 엽니다. 아니면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대개 이런 과정에서 시장가격이 형성됩니다. 가격 논란을 제기한 기자의
이름까지 앞세워 허위 기사라고 주장한 장씨에게 심히 유감스러운 이유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품질에 상응하는 가격을 증명하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을 주십시오. 충실하게 취재해 소비자에게 알리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