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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김 첨지는 차문을 왈칵 열었다.
구역을 나게 하는 물기 떨어진 주차장에서 올라온 먼지내,
빨지 않은 바라클라바에서 나는 땀내와 찌든내가 섞인 물기가 무딘 김 첨지의 코를 찔렀다.
주차장에 들어서며 차키를 한 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런 오라질 년,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주인이 와도 반기지를 못해?"
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하릴없이 빈 주차장 바닥을 몹시 찼다.
그러나 발길에 채이는 건 고글이나 장갑이나 헬멧이 아닌, 해진 헝겁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주인은 바라클라바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 바라클라바의 머리를 들어 흔들며,
"이년아, 말을 해, 말을! 입이 붙었어, 이 오라질 년!"
"……."
"으응, 이것 봐, 아무 말이 없네."
"……."
"이년아, 도둑맞았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으응, 또 대답이 없네. 정말 누가 가져갔나버이."
이러다가, 있던 자리에 덩그러이 그저 홀로만 남은 바라클라바를 알아보자마자,
"그 눈깔, 그 대갈! 왜 다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너만 나를 보느냐, 응?"
하는 말끝엔 목이 메었다.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 똥 같은 눈물이 바라클라바를 어롱어롱 적신다.
문득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바라클라바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슬로프에서 초코도 주워먹고…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라니……."
남일같지 않네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