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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놓기

조회 수 1049 추천 수 10 2015.12.19 22:06:37

비로긴 죄송

마음이 우울한데 하소연할곳이 없어 컴퓨터를 켰네요..


저는 넉넉치못한 형편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지못하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가끔 나오는 잔인한 부부싸움을

실제 목격하며 자랐고 

어렸을때 꿈꿨던건 이 집안을 떠나는것과

꼭 이혼하게해서 엄마를 구해내야겠단 생각을 많이 하며 자랐던것 같네요.


바램대로

대학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났고

졸업과동시에 취직하면서 스무살후부턴 독립해서 살게되었죠.

/대학교 입학할때도 기지배가 대학에가서는 뭐하냐며 난리난리치는거

엄마는 본인이 배우지 못한 한과 가난의 대를 끊겠다는 생각으로

가르침에 있어서는 최우선이셨습니다. 제가 그 지원과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지만요..


그러나 부모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싸움의 정도가 약해졌고

어렸을땐 피튀기며 싸우고 피투성이가 된 바닥을 대걸레로 닦고

유리조각에 발바닥이 찔려 소리없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우는거보면 엄마가 슬퍼할까봐요.. 

식칼로 찔러죽일까 싸움이 시작되거나

아버지가 술마시러 나가고 귀가가 늦어지면 칼을 숨겨뒀던 기억도 나고요.

토치에 불을 붙여 위협하며 불을 지르겠다고하고

이렇게 격렬했던 싸움이

요즘엔 물건 집어던지고 욕하는정도로 많이 완화되었죠..


어렸을때 아버지와 단한번도 아침에 같이 밥을 먹은적이 없었고

저와 동생이 학교가고나서 열시는 되야 일어나

엄마가 외삼촌의 도움으로 작게 차린 분식집에 나가 일을 돕는정도였고

매일 술 술 술 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모든 말 끝마다 엄마탓을 합니다.

너네 엄마때문이다.

저는 이소리가 너무 듣기싫어서

왜 맨날 엄마탓만하냐고 하니

너가 몰라서 그런거다. 너네 엄마가 얼마나 그런줄아냐며 / 뭐가 그렇다는건지..

그래서 도저히 대화가 되지가 않아서

난 아빠가 참 싫다 했습니다.


오늘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네요.

너 혹시 아빠한테 싫다고 했냐고 그렇다니까

없는 얘기 한건아니었구나 하시며

엄마가 딸한테 자기를 나쁘게 얘기해서 자기를 싫어한다며

생난리를 치더랍니다.

/엄마가 이런 얘기를 한것도 처음입니다. 

저 속상할까봐 얘기안한다고.. 


꽉꽉 막혀서 대화도 안되고

신혼초 공장에 다닐땐 월급받은날이면

다 술먹고 들어와서 엄마는 진작부터 부업을 시작했었고

가장으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이 아버지를

정말 놓아버리고싶습니다.


여러 선배님 말씀처럼

안계실때 효도하지 못한걸 훗날 후회하더라도

그 후회를 감당하며 사는게 낫다란 생각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두서없이 하소연했네요.

즐거운 주말에 이런 무거운 글 죄송합니다..



엮인글 :

이별재회

2015.12.19 22:16:07
*.36.21.162

힘내세요.. 그래도 이렇게 글이라도 쓰시면 한 편으론 심적인 부분이 풀릴꺼 같네요.

간띵배박

2015.12.19 22:22:58
*.36.146.49

힘내세요 이말뿐이 못해려서 죄송합니다.

비로거

2015.12.19 22:24:07
*.226.200.81

없느니 보다 못한 아버지라..
부모자식간은 천륜이라 잖아요
그냔 조금 더 인내 하시라고 말하고 싶네요

레브가스

2015.12.19 22:37:31
*.62.3.7

힘내세요

꾸르

2015.12.19 22:39:53
*.32.140.188

정말 누가 제 이야기 써놓은 줄 알았습니다. 저는 20살 되자 마자 부모님 이혼시키기위해 법정싸움 까지 갔습니다. 현재 아버지쪽으로는 상속 포기 까지 한 상태구요. (빚이 상속 될까봐 포기한 겁니다.) 그리고 지금 까지 12년동안 연 끊고 살고 있습니다. 12년 동안 한번도 후회 없이 너무나 잘 살고 있습니다. 부모 자식 관계라고 해서 반드시 다 참고 짊어지고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Lunatrix

2015.12.19 22:44:31
*.237.143.246

가족끼리 행해지는 수많은 유무형의 폭력들이 단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쉽게 정당화 되거나 면죄부를 받는게 현실이죠.

가족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그저 '그래도 네 가족이자나?'라고 밖에 답하지 못하지요. 이쯤되면 가족이 아니라 종교이고, 부모가 아니라 신을 모시고 사는 거라고 봐야 하겠죠.

가족의 가치는 절대로 그런게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님께서 정말로 원한다면 그냥 내려놓으세요. 그게 모두를 위한 길입니다.

바뷁큐파티

2015.12.19 22:47:35
*.223.19.142

가족은 가족같아야 가족입니다

버릴껀 빨리 버리는게 좋습니다

아옳옳

2015.12.19 22:49:55
*.166.14.77

힘들면 말로 하지말고 글로 쓰란 말이 있죠ㅠ_ㅠ.. 이렇게 조금이라도 풀어지셨으면 다행이네용..

저도 부모님이랑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인데-_ㅜ... 가족은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도 마지막엔 가족뿐이라네요ㅠ_ㅠ힘내세요!

ㅋㅋㅋ

2015.12.19 22:53:59
*.62.67.220

가족을 잃고도~쓔방 ~!ㅋㅋㅋㅋㅋ

구웃

2015.12.19 22:57:39
*.62.222.86

저는 어느날 아버지가
일요일 새벽에 바닷가를 같이가고 싶다고
한번 말하셨었는데 10분거리였는데...
그걸 못들어 드려서
평생 후회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젠 들어드릴수가 없거든요.. 힘내세요!!

저도비로거

2015.12.20 00:33:14
*.47.84.240

추천
1
비추천
0
저도 애미가 자식새끼들한테 개소리를 해놔서 자식새끼들이 애비 알기를 개같이 안다는 말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듣고 있었죠. 지금은 다 내려놨지만요.. 인력으로 안되는 일도 있는거라 생각하고 그냥 제 갈길만 가고 있습니다. 뭐라 말씀드려도 위로가 안되실걸 알지만 그냥 본인 삶에 몰두하는게 최선이라는것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 동안 고생하신 어머니 생각하셔서 좀 더 힘내시고, 어머니랑 앞으로 좋은 일들을 많이 만들어가시길 바래요. 화이팅입니다.

그런데..몽

2015.12.20 00:51:57
*.33.181.238

그저. .힘내세요. .라는 한마디 밖에는. .

정말 힘내세요. .

아몰랑스키장갈꺼야

2015.12.20 01:03:08
*.62.202.72

그런 아버지지만 살아라도 계신다면 어떻게든 다시 한 번 삶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던 과거가 후회스럽네요

생을 떠나시면 사뭇 그립고

자식으로써 그냥 내 일이 아닌 것 마냥

애써 외면하고 방관만 하던 그 날이

가슴 한 켠에 뼈저리게 사무칠 날이 있을겁니다

왜 아버지가 그러셨을까..

가족 누구 하나 아버지가 술에 의존 하는 이유에 대해 헤아리려 하지 못했을까..

비단 모든게 아버지의 폭력성과 술만이 가정불화의 이유였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닳는 한 가지는

이 가정불화의 모든걸 제자리로 바꿀 수 있었던,

평온한 가정으로 만들 수 있었고,

바꿔나갈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은

경찰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닌

바로 나..

자식들이였다는 걸..

내가 슬기롭고 현명했었다면..

행복했을 수도,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지도 않았을텐데말니죠.


모쪼록 가정에 평온이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엄지왕

2015.12.20 02:19:47
*.187.145.164

어머니의 삶도..너무 애달프실거 같네요...얼마나 힘들게 참고 살아오셨을지 참... 이렇다 저렇다 조언해드리긴 어렵지만 앞으로를 생각해서라도 어머니와 자신의 인생에 행복을 위해서 좀 더 생각하는게 어떨까요. 어머니의 앞으로의 인생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네요..

먼지야

2015.12.20 02:22:29
*.203.42.88

나만 불행한줄 알았는데 가정사 속속들이 알고보면거의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다만 표현을 안할뿐이지 이세상에서 제일 힘들게사는게 평범하건 사는거같아요 .. 힘내세요!

....

2015.12.20 02:27:13
*.62.234.75

흠...행복한가정에서 자랏고...그저 평범하게 살던 나에게 비극은 하루 아침에 찾아 오더이다... 님도 그냥 힘내세요.... 이젠 뭐 시덥지도 않네요...이런 우울한건

멜#

2015.12.20 08:40:33
*.33.93.160

떨어져 살아보면.
그게답인지. 이게답인지 나올겁니다.

같이있으면 갈등이고조만될뿐.

끄앙

2015.12.20 11:55:11
*.94.102.81

이 글을 쓰시면서 조금은 마음이 풀리셧기를 바랍니다...

푼다보드

2015.12.21 02:19:53
*.249.82.190

힘내세요..하소연 하고 싶으실땐

이렇게 하시고 푸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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