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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얼마전에 파산신청이 인용되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셨어요
고등학교 때 보증인지 뭔지 선배 도와주셨다가 뭐가 잘못되서 신용불량자가 되셨죠
고등학교 공납금 뿐만 아니라 점심 값도 제 때 내본 적이 없구요. 교복은 동하복 둘다 중고.
버스도 그 땐 좌석이랑 일반이랑 가격이 달랐는데 30분 더 걸리더라도(7시까지 등교) 일반버스 타고 다녔어요.
대학교도 국립대 갔는데 들어갈 땐 장학금받아서 40만원만 내고 들어갔지만 장학금을 적게 받아서 90만원을 내야 할 때는
그 돈이 없어서 휴학했어요.
그래도 여자친구는 생기더라구요.
한 날은 여자친구가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는데 돈이 2500원 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도 당시에는 햄버거 세트하나 살 수 있어서 그거라도 사줄려고 했는데
여친 만나서 롯데리아 가니까...이게 맛있는거냐고 뭐라고 하더라구요...원래 착한 아이였는데 기대를 많이 했나봐요
순간 눈물이 핑 ㅠ
수수료 500원 아낄려고 ATM기 찾아서 30분이나 걸어다니고, 커피전문점은 들어가본 적도 없고 항상 레쓰비...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미안하네요.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군대 갔다와서도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복학하자 마자 닥치는 대로 알바, 과외를 했어요.
그 돈으로 공부했구요. 나중에 가난한 여친을 만나도 전혀 게의치 않고 내가 먹여살릴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죽도록 공부했어요.
그렇게 고시에 합격했고, 동생도 취직해서 저희들한테 들어가는 돈은 없고, 아버지는 신불자에서 풀리시고
부모님도 두 분이 사시기에는 넉넉하게 버시니까 이제 좀 여유롭네요.
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이제 곧 일을 못하실 거 같은데 아직 집이 없다는 게 좀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니까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로또 2등 맞은 거랑 비슷하게 상황이 바뀐 거 같아요.
뭔가 궁상 떨다가 자랑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는데..
그냥 펀글에 있는 글 보다가 롯데리아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어요.
당시에는 못 해줘도 성공해서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글은 또 어떻게 마무리 하나
점심 맛있게 드세요
전 주말에 일했으니 불만을 표시하는 의미로 비싼 거 사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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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 단어는 친목이 아닌 존경의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