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13에 홋까이도 루스츠 리조트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모아 놓은 마일리지가 있어서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준비를 해서 다녀왔죠. 여행사 상품 중 항공권만 빼고 다녀오려고도 했는데 4박 5일 리프트권 포함해서 70만원이 넘더군요. 너무 비싸서 개별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헝그리보더에도 동행 구하는 글을 올렸었는데, 대부분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지라 동행을 찾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저처럼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하거나, 펜션 여행을 선호하시는 분이 계실지 몰라 글을 올려 봅니다.
일본의 수많은 스키장 중에서 루스츠 리조트를 선택한 건, 일단 홋까이도의 설질이 일본 내에서도 최상이고, 홋까이도 내에서도 니세코와 루스츠가 가장 크고 유명한데(슬로프 37개, 거의 모든 슬로프 1km 이상) 루스츠가 정설하는 슬로프가 많다 해서 루스츠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가 보니 정설하는 슬로프 몇 없더군요. 눈이 너무나도 많이 와서 정설할래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파우더 보딩 별로 안 좋아하는데 파우더 보딩 실컷 하고 왔습니다.
스키장은 정했으니 숙소를 정해야 하는데, 리조트에서 묵기는 너무 비싸서 펜션이나 민박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작업은... 일본인 친구가 펜션 두 개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http://clydesdale.jp 저는 여기를 이용했고, 따라서 이 글도 이 펜션에 대한 글입니다.
http://www8.ocn.ne.jp/~romurusu/index.html
첨부한 펜션 사진은
1. 펜션 전경. 왼쪽에 차로 원하는 시간에 스키장까지 태워줍니다.
2. 침실. 방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이용한 방은 침대 두 개와 TV가 있었습니다. 넓진 않습니다. 그냥 잠자고 쉬기에 좋은 방입니다. 방 온도는 조절 가능합니다.
3.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속도가 느려 메일 확인 정도만...
4. 아침식사. 주인아저씨의 어머님이 만드시는데 아주 맛있습니다. 여기에 과일 디저트가 추가됩니다.
5. 펜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형 욕조. 성인 두명이 들어갈 크기입니다. 앉으면 목까지 잠길 정도. 단, 펜션 투숙객들이 공용으로 쓰는 것이니 반드시 샤워 후 이용. 대중목욕탕 생각하시면 될 듯.
6. 목욕탕엔 샤워기도 두 개라 두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좋아하실듯. 이런 목욕탕이 하나 더 있습니다.
7. 화장실. 공동화장실이지만 이런 게 총 6개가 있습니다. 줄 서서 기다릴 일은 없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목욕탕 외에 세면대도 총 4개 있습니다.
8. 스키 건조실. 스키/보드는 물론 보드웨어도 건조하는 곳입니다. 온도는 40도쯤 되는 듯. 몇 분만 있으면 땀 납니다. 매일 뽀송뽀송한 부츠를 신을 수 있죠.
펜션은 루스츠 리조트에서 1km쯤 떨어져 있습니다. 삿뽀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루스츠 리조트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습니다. 대한항공 이용하시는 분은 도난버스를 이용하시면 되고, 만약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셔서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빅런즈 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사이트 주소는
도난버스 http://www.donanbus.co.jp/ 빅런즈 http://www.goodsports.co.jp/eng/index.html
반드시 예약을 미리 하셔야 합니다. 도난버스는 일본어 싸이트지만 네이버 일본어 번역기를 이용하시면 내용 파악에 무리가 없으실 겁니다. 빅런즈는 영어싸이트입니다. 공항에서 루스츠 리조트까지는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도로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요금은 편도로 약 2천엔입니다.
미리 펜션에 무슨 버스를 몇 시에 탈 거니 언제쯤 도착하겠다 연락해 놓으시면 주인 아저씨가 마중나오십니다.
전날 미리 주인 아저씨께서 내일 아침은 몇 시에 먹을 건지, 스키장엔 몇 시에 갈건지 물어보십니다. 시간을 말씀해 두시면 담날 식당에 아침을 준비해 놓고, 주인 아저씨 차로 스키장까지 바래다 주십니다. 몇시에 펜션에 돌아올건지도 말씀해 두시면, 그 시간에 와 주시는데, 저 같은 경우는 펜션에서 스키장까지 2분밖에 안 걸려서 보딩 끝난 후 전화를 걸어 픽업해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모리이 상)는 영어는 아주 조금만 하십니다. 그러나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하죠. 그리고 아주 친절하십니다. 일본인들의 친절 아시죠?
가장 중요한 가격은, 1~3인일 경우 아침 포함 6천엔입니다. 토요일과 공휴일 전일은 천엔 더 비쌉니다. 금요일은 평일 요금입니다. 4~6인일 경우는 5500엔입니다. 저녁을 드실 경우 2500엔 추가입니다. 단 방값은 방당 요금이 아니라 인당 요금입니다. 두 명이 쓴다 해서 방값이 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똑같은 요금이 추가됩니다. 따라서 여러 명이 가도 경비가 줄진 않습니다. 이 점은 약간 억울... 자세한 요금은 펜션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리프트권을 싸게 구입하실 수도 있는데 1일권 3900엔으로 정가보다 1100엔 더 쌉니다. 리조트에서 판매하는 연일권은 약간 더 비싸지만 야간도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야간에 운용하는 슬로프는 몇 개뿐인데다 주간에 사람이 없어 실컷 탈 수 있으니 굳이 야간 탈 이유가 없습니다. 또 체력도 안 되구요. 응급상황이 일어날 경우 미리 사놓은 연일권이 쓸모 없어질 수도 있으니 펜션에서 싸게 1일권 사는 걸 권장합니다. 루스츠 리조트(http://www.rusutsu.co.jp/) 요금은 홈피에서 확인하세요.
저 같은 경우는 4박을 했고, 매일 아침식사, 저녁은 한번, 리프트권 한장을 샀는데(한국서 미리 사 간게 있어서 한장만 구입) 총 3만 4백엔 들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24만원 정도.... 상당히 싸죠? 게다가 카드도 받습니다.
있고 없는 걸 말씀드리면....
있는 거 - 헤어 드라이기, 비누, 샴푸
없는 거 - 수건, 치약, 칫솔, 기초화장품
펜션은 아주 깨끗합니다. 지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 전 아토피가 있었는데 여기 있는 동안 싹 사라졌을 정도. 세면대 물 그냥 마셔도 됩니다. 약수나 마찬가지. 주인 아저씨를 비롯, 주인 아줌마와 어린 딸, 주인아저씨 어머니가 운영하시는데 모두들 친절하십니다. 음식도 아주 정갈하고 맛있어서 원래 저녁은 가져간 빵이나 스키장에서 먹으려다 저녁도 맛있을 것 같아서 일본에서 굳이 정식 코스요리를 먹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저녁 코스요리 강추입니다. 스키 건조실도 아주 마음에 들고, 특히나 욕조는 최고였습니다. 우리나라 펜션엔 대개 욕조가 없는데 여기엔 둘이 들어갈 크기의 욕조가 있습니다. 보딩 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기분은 다들 아시죠? 와이프랑 같이 못 온 게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단점도 물론 있습니다. 첫째 밤문화가 없습니다. 스키장 빼면 오지인 곳이라... 스키장으로 술을 마시러 갈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술을 안 마시고 또 주인아저씨한테 하루에 몇 번씩 데려다 달라기도 미안해서 노트북으로 영화와 만화책만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방음이 잘 안되어 있더군요. 복도에서 사람 지나는 소리, 얘기 소리도 들립니다. 그러니 방 안에서 떠들면 안되겠죠.
펜션 연락처는 81-136-47-2001, 주인 아저씨 메일 주소는 mmorii@seagreen.ocn.ne.jp 입니다. 메일 쓰실 때는 일본어면 좋겠지만, 영어 쓰실거면 영어를 잘 못하시는 분이므로 아주 쉽게 쓰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전화하시길.
사진을 많이 첨부하고 싶은데, 여기에 첨부가 화일 두개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짜깁기한 사진 두 개만 올립니다. 더 보실 분은 제 홈피 방문하시길... www.cyworld.com/filoy
2007 홋까이도 폴더에 루스츠 리조트 사진도 있습니다. 게시판에 여행기도 있구요.
궁금하신 거 있으신 분들은 메일 주세요. filoy@naver.com
일본에 계신 보더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