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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 말 한파와 함께 눈 무지하게 내리던 화요일..
월요일 눈이 그쳐서 정설 몇번 해주니 무주 전체 슬롭이 환상적인 상태였지요..
근 10여년간 보드는 넘어지지 않고 빨리 내려오면 장땡이라는 생각으로 그 흔한 카빙 강습이나 캠교정도 안해보고
근근히 겨울을 즐겨온 저였습니다.
머 슬롭에서 안넘어지고 대충 잘 내려오고 트릭이나 깔짝대고 하다보니 별로 보딩이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얼마전에 본 턴과 카빙동영상... 유튜브라는걸 안지 몇년인데 이제야 그런 동영상이 있단걸 찾아내다니..
턴은 너비스턴과 숏턴, 카빙턴이라는것 밖에 몰랐던 저에게 그 동영상은 먼가 보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슬라이딩턴, 스윙&글라이드, 어드밴스드, 다이나믹카빙.. 등등 먼 턴의 종류가 글케 많은지
종류가 많아서 외우기도 힘들었지만 턴의 종류와 특징들을 네이버메모에 하나씩 차곡차곡 적어놨습니다.
네이버메모 이렇게 간단하게 메모할땐 참 좋아요.. 라고 메모홍보로 끝날줄 알았지만
메모를 마친 후 무주로 슝....
여기저기 깔짝대다 야마가에서 카빙턴 시도..
핸드폰 뒤적이고 동영상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해보니 우왕.. 머 그냥 다 됩니다. 쭉쭉...
아.. 이것이 바로 그 다이나아믹... 휙... 이거슨 스위~잉.... 동전뿐 아니라 돋보기 대며 바늘도 주울 기세.. 갤러리들의 환호성(환청)
평소 웬만큼 소프트한 데크는 구부리지도 못하는 저질체력이라 사이즈도 한 사이즈 작은 산체스로 눈밭을 헤메는 편이라...
턴이 터지면 이건 보드 탓.. 털리면 이것도 장비 탓..
뭐 대충 이렇게 편하게 생각하며 안넘어지는 걸 기쁨으로 생각하고 잘 살아왔는데...
이렇게 이미지 트레이닝과 동영상이 도움이 되다니..
정말 신세경을 경험하고 역시.. 명필은 붓을 가리는게 아니구나.. 라는 그런 명언이 생각났습니다만..
이번주 초..
저번주 그 카빙들의 느낌을 생각하며 자신만만하게 야마가에 오르니..
힐턴은 다 터지고.. 토도 불안불안... 몇번을 내려오는데 데크는 눈위에서 덜덜덜 춤을 추고,
털려서 허벅지 힘은 다 빠지고.. 그 속도, 로테이션, 깔끔했던 라인의 기억은 모조리 사라짐..
머지? 이거.... 갑자기 밀려드는 자괴감..
붓은 안가리는데 종이는 가렸던 모냥입니다.
저번주 그 야마가의 설질은 명품전주화선지였는지.. 돼지털로 획을 그어도 겸재 정선급 난이 쳐졌었는데..
이번주초는 파피루스도 아닌 죽편에 먹물 튀기는 수준.. 저번주의 그... 그 사람이 이번주엔 잘 구워진 오징어로....
아.. 저번주가 무주에서는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그런 설질이었구나... 라는걸 온 몸으로 깨닫고
그냥 그 카빙의 기억은 추억속에만 있던 걸로..
그냥 안넘어지고 자알 내려오는 생계형 라이딩의 현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명품전주화선지, 겸재 정선 vs 파피루스, 죽편
아주 재미있고 적절하신 표현에 웃으며 읽었네요.
저도 난 좀 가끔 쳐보고 싶습니다.
즐거운 보딩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