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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넘어까지 야근을 하다가 사무실에서 나와서야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자전차로 출퇴근하는지라 이렇게 늦은시간 비를 마주하게 되면
평소같음 한숨을 푹 내쉬며 1시간을 어찌 걸어가나 투덜거리고
우산을 펴서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비오는 거리를 걷는게 즐겁겠다 싶더군요.
지난 경벙때도 모임을 마치고(모두 보딩 실력만큼 대주가들... ㅠ.ㅜ)
깊은 새벽시간 택시를 마다한채 집까지 1시간 넘게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요즘 미쳤나봅니다. ㅋㅋ
겨울에 최적화 시킨 사람이라서 봄~가을은 기력 잃은 꼴뚜기 모양으로
흐느적거리며 영혼없이 살곤 하는데 오늘 비가 펑펑 쏟아지는 길거리는
무언가 훅~ 치고 들어오는 맛이 있었네요.
여러 색깔 철쭉꽃에 앉은 빗방울이 불빛에 비쳐 보석색으로 빛나고
작은 웅덩이에 고인 물 위를 빗방울이 끊임없이 원을 그리며
투명한 싸구려 편의점 우산 위를 쉼 없이 때리는 빗소리도 음악같고
바지가 흠뻑 젖어 축축하고 무거움에도 이상하게 싫지 않고
만약 눈으로 왔다면 최소 30cm는 쌓여 파우더 보딩할텐데(라는 미친 생각 까지..ㅋ)
집으로 걸어 가는 1시간이 볼거리와 들을거리로 술을 안마셨음에도 취한 것 같은...
확실한건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이 글을 닫고 창문을 열어 이 빗소리를 안주삼아 미즈근한 맥주 한캔 따야겠습니다. Kia~ 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