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반 픽션글입니다.
황량한 몽블랑(스위스 아님) 정상.
나는 한겨울의 서늘한 공기를 폐속 가득히 머금으며 데크를 들고 파노라마 슬로프를 향해 약진한다.
사실 스케이팅을 해서 간지나는 이동을 하고싶지만 쉽지 않다는것을 알고있는.. 그래 나는 초보 스노우보더다.
보드를 탄것은 이번이 네번째... 아직 업다운이 뭔지 모른다. 내가 제대로 된 S자를 그리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난 오늘 그라운드 트릭을 해야겠다. 그리고 이것은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런생각을 하게 된것은 그저께 '천화비향' 이라는 사람의 영상을 보고 난 이후이다. 그의 여유 넘치면서도 화려한 무브먼트에 매료되었고 난 다짐했다.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어 리프트위의 갤러리들에게 찬사를 받는 한명의 발레리노가 되리라..
(왁싱안한) ISO 7200등급의 신터드 베이스가 내뿜는 무시무시한 가속도로 슬로프의 데스페라도가 되고싶다.
날렵한 사이드컷에서 나오는 엄청난 회전력으로 설원위의 한줄기 토네이도가 되고싶다.
포플러 우드코어에서 나오는 용수철 같은 탄성으로 알리 한방에 이삭토스트 앞까지 날아가고 싶다.
그래.. 나는 그라운드 트리커가 되겠다.
파노라마 슬로프에 주저앉아(서서 바인딩 못채움ㅠ) 바인딩을 체결 하면서 나는 웬지 모를 자신감이 용솟음 친다.
그것은 아마도 어제 '박성준의 그라운드 트릭 강좌' 를 오십번도 더 시청한 덕분이리라..
크게 한숨 들이쉬고는 일어서서 라이딩을 시작한다.. 샤악샤악 오늘따라 설질이 더 좋게 느껴진다.
다시한번 샤악샤악 드드드드드득 쿵! 어? X발 이게 아닌데..
하.. 나같은 고독한 트리커가 하찮은 라이딩따위를 할때가 아니지.. 이제 슬슬 본게임에 들어가볼까?
먼저 알리.. 테일의 탄성을 이용한 기초적인 점프 기술이지 이정도 쯤이야 넘어가도 상관없겠지만 몸풀기삼아 한번 해볼까..?
예쁘게 엉덩이모양으로 쳐묻은 눈을 툭툭 털고 일어나 폴라인에 몸을 맡긴다. 엄청난 가속도에 욕이 절로 튀어나온다 "어 X발 왜이리 빨라!!"
아마 옆에서 봤을땐 8km/h 쯤의 속도였을것이다.
'하지만 이정도 속도에 쫄아선 트리커가 될수없지' 속으로 되뇌이며 준비자세를 취한다.
손오공이 마인부우를 처치하느라 원기옥을 모았을때에도 이정도로 기를 모으진 않았을것이다.
대퇴근에 엄청난 수축이 느껴진다. 그리곤 이내 그것을 이완시킨다.
"파앗!" "착"
어찌저찌 랜딩에 성공했지만 아마 자라보고 점프를 뛰어보라 시켰어도 그거보단 높게 뛰었으리라..
하지만 나의 안에선 마치 갭 10m 짜리 키커를 뛴듯한 스릴이 느껴졌다.
"훗 알리정도야"
자신감을 찾은 나는 다음 트릭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옆 시즌방에 이쁜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시즌방 비었으니까 라면 먹고가 !!
급하게 찾아간 그 시즌방은 징짜 비어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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