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세종 28년 9월 29일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

예조 판서 정인지(鄭麟趾)의 서문.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자연의 글이 있게 되니, 옛날 사람이 소리로 인하여 글자를 만들어 만물의 정을 통하여서, 삼재(三才)의 도리를 기재하여 뒷세상에서 변경할 수 없게 한 까닭이다. 그러나, 사방의 풍토가 구별되매 성기(聲氣)도 또한 따라 다르게 된다. 대개 외국의 말은 그 소리는 있어도 그 글자는 없으므로, 중국의 글자를 빌려서 그 일용(日用)에 통하게 하니, 이것이 둥근 장부가 네모진 구멍에 들어가 서로 어긋남과 같은데, 어찌 능히 통하여 막힘이 없겠는가. 요컨대 모두 각기 처지에 따라 편안하게 해야만 되고, 억지로 같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동방의 예악 문물이 중국에 견주되었으나 다만 방언(方言)과 이어(俚語)만이 같지 않으므로, 글을 배우는 사람은 그 지취(旨趣)의 이해하기 어려움을 근심하고, 옥사(獄事)를 다스리는 사람은 그 곡절(曲折)의 통하기 어려움을 괴로워하였다. 옛날에 신라의 설총이 처음으로 이두(吏讀)를 만들어 관부와 민간에서 지금까지 이를 행하고 있지마는, 그러나 모두 글자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혹은 간삽(艱澁)하고 혹은 질색(窒塞)하여, 다만 비루하여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도 그 만분의 일도 통할 수가 없었다.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正音) 28자(字)를 처음으로 만들어 예의(例義)를 간략하게 들어 보이고 명칭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하였다. 물건의 형상을 본떠서 글자는 고전(古篆)을 모방하고, 소리에 인하여 음(音)은 칠조(七調)에 합하여 삼극(三極)의 뜻과 이기(二氣)의 정묘함이 구비 포괄(包括)되지 않은 것이 없어서, 28자로써 전환(轉換)하여 다함이 없이 간략하면서도 요령이 있고 자세하면서도 통달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글을 해석하면 그 뜻을 알 수가 있으며, 이로써 송사(訟事)를 청단(聽斷)하면 그 실정을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

자운(字韻)은 청탁(淸濁)을 능히 분별할 수가 있고, 악가(樂歌)는 율려(律呂)가 능히 화합할 수가 있으므로 사용하여 구비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울음소리나 개짖는 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게 되었다. 마침내 해석을 상세히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하라고 명하시니, 이에 신(臣)이 집현전 응교(集賢殿應敎) 최항(崔恒), 부교리(副校理) 박팽년(朴彭年)과 신숙주(申叔舟), 수찬(修撰) 성삼문(成三問), 돈녕부 주부(敦寧府注簿) 강희안(姜希顔), 행 집현전 부수찬(行集賢殿副修撰) 이개(李塏)·이선로(李善老) 등과 더불어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凡例)를 지어 그 경개(梗槪)를 서술하여, 이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연원(淵源)의 정밀한 뜻의 오묘(奧妙)한 것은 신(臣) 등이 능히 발휘할 수 없는 바이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우리 전하께서는 하늘에서 낳으신 성인(聖人)으로서, 제도와 시설(施設)이 백대(百代)의 제왕보다 뛰어나시며, 정음(正音)의 제작은 전대의 것을 본받은 바도 없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지극한 이치가 있지 않은 곳이 없으므로 인간 행위의 사심(私心)으로 된 것이 아니다.

대체로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가 오래 되지 않은 것이 아니나, 사람이 아직 알지 못하는 도리를 깨달아 이것을 실지로 시행하여 성공시키는 큰 지혜는 대개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저는 며칠만에 익혔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엮인글 :

슈피

2016.08.31 21:15:20
*.172.30.21

이거 3일요

DarkPupil

2016.08.31 22:23:01
*.62.3.100

전 4살때 레알

별_양변

2016.08.31 22:38:30
*.62.8.136

압박 ㅡㅡ

베어그릴스

2016.09.01 00:20:54
*.78.116.144

전 36년째 아직....

심지어 세종대왕릉과 가까운곳에 살고있는데...

편보딩

2016.09.01 08:19:46
*.45.10.23

아직 이해가 많이 떨어집니다.. 더 배워야해요.. 너무 어렵.

달다구리

2016.09.01 09:47:27
*.150.142.148

어디서 봤는데 한글이 하루만 보면 깨치는 쉬운 언어라고 인식이 된 것이 한문을 좀 더 존중하던 시대에 한글을 까려고(?) 퍼뜨린 루머라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62] Rider 2017-03-14 43 313178
143653 지름인증! file [21] 구댁2 2016-09-04 21 1555
143652 새벽에 무슨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file [59] 꽃서비 2016-09-04 24 2743
143651 연애관련궁굼증 [23] 내가더많이... 2016-09-04   1730
143650 데크도착... file [18] binil 2016-09-04 15 2312
143649 아싸..ㅋㅋ 저도..이제... [6] poorie™♨ 2016-09-04 1 987
143648 16.9.4 출석부 [17] 웰시코르기 2016-09-04 4 398
143647 [나눔결과발표] 신데렐라를 찾아라 1탄(여성플랫슈즈) file [16] 돈까스와김... 2016-09-03 9 1153
143646 굿우드 2017 목록 떴네요 [9] 고댱 2016-09-03 4 2602
143645 장비 맞추기 어렵네요ㅜㅜ [18] 어탐 2016-09-03   1132
143644 영화관 에티켓좀 지켯으면 좋겟네요. [13] 꽃보다스노보드 2016-09-03 1 1651
143643 인증엔 지름이라 들었습니다 file [25] NegaTive 2016-09-03 21 1902
143642 시즌 전 첫 지름 입니다^^ file [32] 두부남 2016-09-03 15 1765
143641 [출석부]160903 토요일! [35] 하이엔드진영 2016-09-03 5 487
143640 첫눈 소식 올립니다 - 휘슬러 file [25] O2-1 2016-09-03 6 2330
143639 아저씨의 늦은 저녁식사.jpg file [7] pepepo 2016-09-02 5 1470
143638 하이원 지박령... [8] 달려라후니 2016-09-02   1816
143637 부츠 사봤습니다.. file [64] 라쇼몽 2016-09-02 5 2421
143636 드디어 귀경... file [8] 양팔벌리고... 2016-09-02 2 1173
143635 같은 고민... 다른결과... 곤? 용? [25] jekyll 2016-09-02   1009
143634 "얼러려"님의 바인딩 나눔인증..은 못하고,작게나마 데이터나눔합... [19] 꼬마늑대 2016-09-02 10 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