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온 사회가 여성모드이며 이에 반하는 일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 느낌이다.”한국인 남성과의 좌충우돌 결혼생활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소개하던 일본인 여성 사야카씨가 한국은 여성 위주의 나라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의 의견에 어긋나는 일은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10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스시녀 김치남’ 웹툰 캡처
사야카씨는 전날 오후 네이버 카페 ‘사야랑 일본어’에 ‘책의 출판과정에 일어난 일을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여성 위주의 한국사회 분위기 탓에 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일본인으로 사는 것은 자유롭지 않은 일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재미있는 한국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출간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남녀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했는데요.

사야카씨가 카페에 쓴 글.
사야카씨는 “한국생활 블로그를 시작한 2007년부터 만화를 그리는 현재까지 일상을 공유해 왔다”면서 “하지만 조직적인 악플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느꼈다. 이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히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앞서 사야카씨는 올 초 일부 한국인들로부터 악플에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16년 된 그녀는 지난 1월부터 ‘네이버 도전 만화’ 코너에서 ‘스시녀 김치남’이라는 제목의 웹툰을 그렸는데요.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일본 여성을 순종적으로 묘사하면서 한국 여성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그녀에게 악플이 담긴 쪽지를 보냈습니다.
그녀가 공개한 악플을 보면 “남자한테 빌붙어서 창녀같이 살면 좋냐. 고분고분 순종적인 척 하지 마라. 역겹다”라거나 “그 따위로 한국여자 욕 먹이지마” 등이 있습니다.
지난 2월25일 등록된 웹툰 ‘주부’편을 보실까요?
그녀는 마트에 갈 때 남편에게 ‘쉬는 날인데 미안해요’라고 말하고 무거운 장바구니도 남편에게 들게 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든다고 해도 ‘괜찮아요! 내 일이에요’라고 했다는군요. 이밖에도 사야키씨는 더치페이가 당연하다는 웹툰도 그렸습니다. 이런 웹툰을 놓고 일부에서 한국여성을 비하했다며 공격한 것입니다.
사야카씨는 조직적인 악플을 당하면서 한국의 남녀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한국인들이 이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이를 출판을 준비하면서 더욱 잘 알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출판사들은 기획서나 내용을 보고 난색을 표시했다고 하네요. 또 한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을 제안했지만 이 마저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남녀갈등의 상황을 짚어보고 일본과 비교해 해결방법을 모색하려는 취지인데도 말이죠.
사야카씨는 “정말 놀랐다. 온 사회가 여성모드인데 그것에 반하는 것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게 됐다”면서 “아마도 여성들의 무시못할 소비력과 단합력 때문이겠죠”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녀는 결국 카페 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는데요.
카페 회원들은 모금에 동참하게다며 호응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시각이라면 한국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았는데요. 일부 카페 회원은 좋은 의도의 책인데 왜 출판이 어려운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고요.
반발이 없지는 않습니다. 한국의 남녀갈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사야카씨의 비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