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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펌-이재홍

외국 언론의 기사에서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할때는 반드시 어느 위치에 있는 누가 그 말을 했는지 분명하게 밝힌다. 인터뷰이가 익명을 요구했을 때는 왜 익명으로 인터뷰를 했어야만 하는지 명확히 서술한다. WSJ 나 NYT의 아무 기사나 들어가서 인용을 찾아보면 30초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원칙은 기자가 자기 기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든다. 이 발언의 당사자가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이 있는지, 해당 그룹의 의견을 대표할만 사람인지를 모든 독자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언론은 이와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출처가 분명한 발언을 찾기 힘들다.

- 업계의 한 관계자는...
-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 법조계 한 인사는...

그야말로 기자가 지 망상을 소설로 써내는지, 법조계 인사라는 인물이 부장판사인지 법대 1학년생인지, 업계 관계자가 그 회사 사장인지 공장의 경비원인지,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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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타까운 것은, 그게 한국에서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다. 취재원 보호는 가치있는 정보를 전달할때나 할 수 있는 주장이지, 기자의 망상을 포장하는데 쓰이는 도구도, 기자가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책임은 지지 않게 해주는 방패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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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진흙탕 싸움이다. 누가 더 선정적인 기사를 쓰는지가 사실상 유일한 경쟁우위가 되니까. 쓰고싶은 말을 마음껏 떠든 뒤, "출처 : 내 머리속" 을 "출처 : 한 관계자" 로 바꾸고는 그럴듯한 인터뷰라도 따온 양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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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역사상 아마도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한, 또는 거짓말에 가장 많이 연루된 사람이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추앙받는다는 사실이 한국 언론의, 그리고 한국의 수준을 말해준다. 그냥 아무 말이나 민중이 가장 좋아할 것 같은 말을 지껄이면 된다. "관계자" 의 입을 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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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사주가 직원들에게 언론 윤리를 버리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보도하라고 주문하는 곳을 "언론" 이라고 여겨주는 작태 자체가 한심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여기서 나오는 기사가 확인이 된건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믿는다는 말인가.


어쩌면, 진실은 애초부터 필요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니까요.


이런건가.


p.s
https://www.youtube.com/watch?v=fAdU8GOv5o8
JTBC의 회장 홍석현 아들 홍정도의 컨퍼런스 발표 중. 

- JTBC의 추구가치 (사장 손석희 사회)

엮인글 :

화이트믹스

2017.01.31 10:31:35
*.122.144.72

그래서 기자와 쓰레기의 줄임말이 있는거 아닙니가,,,기레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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